현대차, 파업위기에 ‘생산 이전·울산공장 재건축’도 빨간불

임협 중단 속 내년 생산 재편도 차질 우려美 생산 이전·울산 재건축 모두 내년 목표울산 재건축 기간 인력운영안 놓고 충돌현대자동차 노사 갈등이 임금협상을 넘어 생산 재편 문제로 확산하고 있다. 노조의 파업 결의로 올해 임금협상과는 별개로 이어져 온 내년도 생산 재편 논의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지난 18일 고용안정위원회 4차 회의를 열고 북미 수출 물량의 미국 생산 이전과 울산공장 재건축 문제를 놓고 논의를 벌였다. 지난 12일 노조의 교섭 결렬 선언으로 올해 임금협상은 중단됐지만, 내년 시행을 앞둔 생산 재편 현안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그러나 전날 노조가 92%(투표자 기준)의 찬성률로 파업안을 통과시키면서 고용안정위 논의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졌다. 노조는 향후 파업 국면에서 임금 인상뿐 아니라 미국 생산 이전과 울산공장 재건축 등 고용안정 현안까지 함께 압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글로벌 경쟁에 앞서 ‘노사 합의’라는 내부 과제부터 풀어야 하는 상황이다. 최고경영진의 판단만으로 생산라인을 빠르게 바꿀 수 있는 테슬라 등 해외 경쟁사와 달리, 현대차는 노조 동의 없이는 고용에 영향을 미치는 생산 재편을 추진하기 어렵다. 현대차 단체협약 제41조는 “고용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은 노사가 고용안정위를 거쳐 심의·의결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우선 현대차는 국내에서 생산해 북미로 수출하던 투싼 하이브리드(HEV)와 팰리세이드 물량 약 20만대를 미국 공장으로 넘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미 미국 공장 직원들을 국내에 불러 교육을 진행하는 등 기술 전수 작업도 이뤄지고 있다.특히, 관세 부담과 유가 급등에 따른 물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미국 현지 생산량 확대가 절실하다. 키움증권은 “HMGMA 가동률이 50% 미만으로 지속될 경우 연간 3000억원 안팎의 영업손실이 반영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이에 현대차 미국 공장 생산량은 내년께 66만대 규모로 확대될 예정이다. 지난해 42만대에서 올해 46만대로 늘었난 상황이다.노조는 이 물량이 미국으로 넘어갈 경우 울산공장 생산량 감소와 조합원 고용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국내 공장의 연간 생산 물량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174만대 체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크다. 그동안 현대차 노사는 국내 공장 간 공동생산과 물량 조정을 통해 고용을 유지해 왔지만, 북미 수출 물량이 해외로 이전될 경우 국내 생산 기반 자체가 약화될 수 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울산공장 재건축도 과제로 남아 있다. 현대차는 내년 9월부터 울산 1공장과 4공장 재건축에 들어갈 예정이다. 공사 기간은 약 40개월, 3년 4개월에 달한다. 노사 모두 노후 공장 재건축 필요성에는 공감한다. 2022년 단체교섭에서도 단계적 재건축 추진에 합의했다.문제는 공사 기간 동안 기존 공장 인력을 어떻게 운영할지다. 노조는 재건축 기간에도 조합원의 기존 일자리와 임금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40개월 동안 유급 휴업을 보장하고, 일방적인 전환배치나 해고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요구를 내세우고 있다.반면 회사 측은 40개월에 달하는 장기 유급휴업을 전면 수용할 경우 인건비 부담과 생산 차질이 동시에 발생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논리다. 휴업 기간을 줄이거나 전환배치 등 다른 방식의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견해다.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생산 재편은 전동화와 북미 현지화 대응 차원에서 필요한 과제지만, 국내 공장 물량과 고용 문제를 건드릴 수밖에 없어 노사 간 충돌이 불가피한 구조”라며 “파업 국면이 길어지면 임금협상뿐 아니라 내년 생산계획과 공장 재건축 일정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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