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불장이더니 결국 아파트 사네” 외신이 본 韓자산 시장…“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한국 증시의 랠리를 단순한 ‘주식 훈풍’으로만 보지 않았다. 외신의 눈에 비친 한국은 주식으로 번 돈이 다시 부동산으로 흘러 들어가는 나라, “불장이 와도 결국 종착지는 부동산”인 시장에 가까웠다.FT는 23일(현지시간) 한국 개인투자자들의 최근 자금 흐름을 조명하며 코스피 상승이 오히려 부동산 시장을 다시 자극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 속에 한국 증시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그 과실이 금융시장 안에 머무르지 않고 부동산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 용인에 거주하는 한 IT 업계 종사자는 FT에 “주식으로 큰 수익을 낸 사람들이 결국 그 돈을 부동산에 넣는다”고 말했다.실제 숫자도 이런 흐름을 뒷받침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4월 15억원 이상 고가 주택 거래 가운데 증권 매각 대금을 활용한 비중은 13.2%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넘어선 수치다. 최근 5년 월평균과 비교하면 약 3배 수준이다. 주식시장에서 실현한 차익이 고가 주택 매입 자금으로 유입되는 흐름이 이전보다 뚜렷해졌다는 의미로 읽힌다.외신은 이런 현상을 한국 정부의 정책 방향과 엇갈리는 장면으로 해석했다. 현 정부는 부동산에 과도하게 쏠린 가계 자산 구조를 바꾸고 생산적 투자로 자금을 돌리겠다는 기조를 여러 차례 밝혀왔다. 이재명 대통령도 취임 전후로 부동산 투기 수요를 강하게 비판하며, 다주택 보유를 통해 시세 차익을 노리는 구조를 손봐야 한다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내놨다. 주거 목적이 아닌 투자·투기 목적의 주택 취득에 금융 혜택까지 얹어주는 구조는 바뀌어야 한다는 취지였다.그런데 FT가 본 한국의 현실은 여전히 “부동산이 최종 안전자산인 나라”에 가깝다. 올해 코스피는 AI와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를 타고 강한 상승세를 보였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시장 상승을 주도했다. 그럼에도 한국 가계의 자산 포트폴리오는 여전히 부동산에 더 치우쳐 있다는 것이다.모건스탠리 분석에 따르면 한국 가계 자산 가운데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75%에 이른다. 반면 주식 비중은 9% 수준에 그친다. 가계부채도 순가처분소득 대비 약 17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가운데 높은 편이다. FT는 이런 구조를 두고 “한국에서 주식은 수익을 내는 수단일 수는 있어도, 자산을 보관하는 최종 그릇은 여전히 부동산”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과거 수익률 흐름도 이런 인식을 강화한 배경으로 거론된다. KB국민은행 자료를 보면 2015년부터 2025년까지 코스피 상승률은 약 25% 수준이지만, 같은 기간 서울 평균 집값은 50% 넘게 올랐다. 장기적으로 보면 “주식으로 돈을 벌어도 결국 집이 더 많이 오른다”는 학습 효과가 누적돼 있다는 얘기다. 주식시장이 활황일 때조차 차익 실현 자금이 부동산으로 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분석이다.FT는 한국 정부가 대출 규제 강화, 다주택자 세제 손질, 일부 지역 거래 규제 등 여러 부동산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시장의 뿌리 깊은 선호를 바꾸기엔 역부족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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