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화요일’ 지나자 빚투 재점화…신용대출 하루 만에 3조 폭증

6월 24일 서울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 [사진=연합뉴스]5대 은행 가계대출도 4.8조원 ↑신용대출·주담대 가파른 증가세[디지털데일리 이호연기자] 국내 증시가 ‘검은 화요일’ 급락 이후 하루 만에 반등하자 투자자들이 다시 대출 창구로 몰렸다. 5대 은행 신용대출은 하루 만에 3조원 가까이 불어나며 증가세를 주도했으며, 주택담보대출도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가계부채 관리에 한층 고삐를 죄는 모습이다.2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24일 기준 775조715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770조8229억원)보다 4조8928억원 증가한 규모다. 이달 영업일이 남아 있는 만큼 월간 증가폭이 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가계대출 증가는 신용대출이 주도했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24일 기준 111조6047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5조893억원 증가했다. 특히 신용대출 잔액은 23일 108조6771억원에서 하루 만에 2조9276억원 급증했다.이는 23일 ‘검은 화요일’로 불릴 정도로 국내 증시가 급락한 뒤 24일 반등장이 펼쳐지면서 저가 매수에 나선 투자자들의 자금 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마이너스통장(한도대출) 잔액도 20일 만에 약 1조4500억원 증가하며 단기 유동성 수요 확대를 뒷받침했다.실제 코스피는 이달 사상 처음으로 9000선을 돌파하며 1년 새 약 세 배 상승했다. 지난 23일에는 장중 10% 안팎 급락했지만, 24일에는 개장과 함께 8900선을 회복하며 반등세를 보였다.주택담보대출도 증가폭을 키웠다.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 24일 기준 615조3116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1조9236억원 늘었다.가계부채 증가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자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대출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이에 맞춰 주요 은행들은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잇달아 축소했으며, 주담대 한도에도 제한을 걸었다.KB국민은행은 모기지보험(MCI·MCG) 가입을 제한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낮춘다. 신용대출 최대 한도는 1억원, 마통 한도도 5000만원으로 축소했다. 우리은행도 오는 26일부터 개인 신용대출 한도를 1억원으로 제한하고 마통 한도도 5000만원으로 줄인다.신한은행은 비대면 신용대출 일일 접수를 제한했으며,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도 신용대출 최대 한도를 1억원으로 조정했다.인터넷은행도 규제 강화에 동참했다. 카카오뱅크는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최대 2억4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줄였고, 토스뱅크는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각각 1억원과 5000만원으로 축소했다. 케이뱅크는 마이너스통장 신규 판매를 한시적으로 중단한 상태다.인터넷은행 3사에서는 이미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에 따른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올해 1분기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약 2조원 감소하는 동안 이들 은행은 5000억원 넘게 늘었다. 이달 10일까지 인터넷은행 3사 가계대출 규모는 6200억원 늘었다.일부 인터넷은행은 올해 5월까지 설정한 가계대출 관리 목표를 초과하면서 금융당국의 관리 대상에 올랐다. 당국은 지난주 목표치를 지키지 못한 인터넷은행들을 소집해 가계대출 관리 계획을 점검했다. 인터넷은행이 비대면 중심의 높은 접근성을 갖춘 만큼, 시중은행 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수요가 더욱 유입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금융권에서는 은행권의 대출 관리 강화가 본격화될 경우 대출 한도가 축소되기 전에 막판 자금 수요가 몰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증시 상승과 주택 매수 관련 대출 수요도 이어지고 있다”며 “규제가 신규 취급을 중심으로 적용되는 만큼 단기간에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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