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폰 비중 45% 돌파에도…삼성·애플, 원가·차별화 숙제

[MOVIEW] 메모리 공급난에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은 13.9% 감소 전망프리미엄 AI폰 주도권 경쟁 속 ‘킬러 서비스’ 확보 관건애플은 9일 WWDC2026에서 차세대 애플 인텔리전스로 구동되는 완전히 새로워진 버전의 '시리 AI'를 공개했다. [사진=WWDC 라이브 갈무리][디지털데일리 옥송이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 스마트폰이 올해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을 중심으로 AI 기능이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기본 사양으로 자리 잡고 있어서다. 다만 시장 전체로 보면 분위기가 마냥 밝지만은 않다. AI 구동에 필요한 고용량 메모리 가격이 오르면서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원가 부담도 커지고 있다.25일 IT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생성형 AI 지원 스마트폰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의 45%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36%에서 1년 만에 9%포인트 확대되는 셈이다. 내년에는 이 비중이 52%까지 오르며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의 과반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4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생성형 AI가 이미 기본 기능으로 자리 잡는 흐름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AI를 앞세워 실시간 통역, 문서 요약, 이미지 편집 등 기능을 확대해 왔다. 애플 역시 애플 인텔리전스를 통해 아이폰 생태계 안에서 AI 기능을 본격화하고 있다.다만 전체 시장은 상황이 다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13.9% 감소한 10억8000만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생성형 AI 스마트폰 비중은 빠르게 늘지만, 스마트폰 시장 전체는 오히려 위축될 수 있다는 의미다.큰 변수는 메모리다. 생성형 AI 기능을 단말에서 원활히 구동하려면 기존 스마트폰보다 더 많은 D램과 저장장치가 필요하다. 그러나 반도체 업체들이 AI 데이터센터용 고부가 메모리에 생산 역량을 집중하면서 스마트폰용 메모리 수급은 빠듯해졌다. D램과 낸드 가격 상승은 곧바로 스마트폰 제조사의 부품원가 부담으로 이어진다.이 영향은 보급형 시장에서 더 크게 나타난다. 프리미엄 제품은 가격 인상이나 고사양 구성으로 원가 상승분을 일부 흡수할 수 있으나 중저가 제품은 가격 민감도가 높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AI 기능을 넣기 위해 메모리를 늘리면 제품 가격이 오르고, 가격을 유지하려면 사양을 조정해야 한다. 결국 생성형 AI 기능이 400달러 이하 제품군으로 빠르게 확산되기 어려운 구조다.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20주차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9주 연속 역성장이다. 애플과 화웨이는 시장 평균을 웃도는 성과를 냈고, 삼성전자는 전년 수준을 유지했지만 중국 주요 업체들은 부품 공급 불안과 원가 상승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신제품 경쟁력만큼 공급망 안정성이 중요한 변수가 된 셈이다.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숙제는 남아 있다. AI폰이라는 이름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소비자가 체감하는 기능은 아직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번역, 요약, 검색, 사진 편집 등 주요 기능은 브랜드별로 큰 차이를 만들기 어렵다. 삼성전자가 구글 제미나이 등을 갤럭시 AI 경험에 접목하고, 애플 역시 챗GPT 등 외부 생성형 AI 서비스를 애플 인텔리전스와 결합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면서 기능이 비슷해지는 구조적 한계도 있다.카운터포인트리서치 생성형 AI 스마트폰 전망 [사진=카운터포인트리서치]카운터포인트리서치 타룬 파탁 리서치 디렉터는 400달러 이상 고급 스마트폰에서 생성형 AI 기능이 표준으로 자리 잡았지만, 소비자 교체 수요를 자극할 만큼 충분한 매력을 제공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AI 기능을 지원하는 스마트폰과 실제로 이를 적극 활용하는 사용자 사이에도 간극이 있다는 지적이다.결국 관건은 제미나이나 챗GPT 등 범용 AI 모델을 기반으로, 각 제조사가 어떤 단말 경험을 구현하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전략도 이 지점에서 갈린다.삼성전자는 AI를 스마트폰 내부 기능에만 가두지 않는 방향이다. 스마트싱스를 기반으로 TV, 가전, 웨어러블, 태블릿, PC 등과 연결되는 생태계 경험을 강조한다. 스마트폰이 단순한 개인 기기를 넘어 집 안의 기기와 사용자의 일상을 연결하는 AI 허브가 되는 구조다. 사용자의 일정과 상황을 파악해 필요한 정보를 먼저 제안하고, 기기 간 연동으로 행동을 줄이는 에이전틱 AI 경험도 삼성전자가 내세우는 차별화 포인트다.애플은 자사 하드웨어와 운영체제를 장악한 생태계 결합력을 전면에 내세운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아이폰·아이패드·맥·애플 비전 프로 등 주요 기기에 적용되고, 애플워치와의 연동까지 더해 AI 경험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애플은 온디바이스 처리와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팅을 결합해 개인정보 보호를 강조하는 전략을 강조한다.AI폰 시장은 올해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대중화 문턱에 들어서는 모습이다. 다만 AI폰 비중 확대가 곧바로 스마트폰 수요 회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메모리 가격 상승은 제조사의 수익성과 제품 가격을 동시에 압박하고, 번역·요약·사진 편집 등 비슷한 AI 기능만으로는 소비자의 교체 수요를 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삼성전자와 애플 모두 AI폰 주도권을 잡기 위해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기능을 고도화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의 경쟁은 AI 기능을 얼마나 많이 넣느냐보다, 사용자가 일상에서 얼마나 자주 쓰게 만드느냐에 달릴 전망이다. 고비용 구조와 기능 유사성이라는 이중 과제를 넘지 못한다면 AI폰 확산만으로 스마트폰 시장의 수요 회복을 이끌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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