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책임지도]③ 하나은행, 여신 심사에 10초…최종 결정은 직원 몫
![[AI 책임지도]③ 하나은행, 여신 심사에 10초…최종 결정은 직원 몫](https://imgnews.pstatic.net/image/293/2026/06/25/0000086785_001_20260625143310288.jpg?type=w800)
금융권의 새로운 AI 가이드라인 실시에 따른 주요 은행별 대응 전략을 살펴봅니다.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전경 /사진 제공=하나금융그룹하나은행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기업 여신 업무에 투입하며 심사 병목을 해소하는데 나섰다. 기업 재무제표와 산업 동향을 분석해 신용평가 심사의견의 초안을 작성하는 방식이다. AI가 대출을 승인하거나 거절하는 구조는 아니다. 하나은행은 AI 개발 및 활용 전, 수명주기에 적용되는 내부 규정과 AI 심의위원회를 활용해 AI에 의해 만들어진 초안을 사람이 검증하고 책임지는 구조를 정비하고 있다.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의 개정 금융분야 AI 가이드라인은 22일부터 시행됐다. 현 단계의 AI는 업무 보조수단으로 활용하고, 최종 의사결정과 책임은 금융회사와 임직원이 진다는 것이 골자다.하나은행이 전 영업점에 도입한 생성형 AI 기반 기업 신용평가 심사의견 생성 시스템은 외부감사 대상 기업과 비외감 기업의 재무정보, 업체 정보, 산업 동향 등을 분석해 심사의견 초안을 만든다. 기존에는 직원이 직접 자료를 살피고 문장을 구성해야 했지만, AI가 기초 초안을 빠르게 제시하면서 반복 부담을 줄이는 구조다.인하우스 모델…연 2만7000시간 세이브하나은행의 여신 AI는 '자동 심사'가 아니라 '초안 작성'에 가깝다. 평균 30분 이상 걸리던 심사의견 작성 시간을 약 10초로 줄이는 것이 목표로, 연간 약 7만 건·2만7000시간의 업무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AI는 재무제표와 산업 정보를 바탕으로 서술형 초안을 작성하고, 최종 검토와 판단은 직원과 승인권자의 몫이다. 금융 AI 가이드라인이 강조한 보조수단성 원칙은 이 지점에서 작동한다. AI가 만든 문장이 여신 판단의 출발점이 되더라도 이를 채택할지 수정할지 폐기할지는 사람이 결정해야 한다.하나은행은 외부 솔루션 대신 하나금융융합기술원 등 내부 연구조직과 협업한 인하우스 모델이라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외부 대형언어모델(LLM)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구조보다 데이터와 업무 맥락을 은행 내부에서 통제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그룹 차원의 AI 원칙도 배경에 있다. 하나금융은 AI 윤리강령을 선포하고 포용과 공정성, 안전과 책임, 투명성, 데이터 관리, 프라이버시 보호 등 5대 원칙을 제시했다. 관계사 AI 담당 임원들이 참여하는 '하나 AI 리더스 포럼'도 운영하고 있다. 하나은행, 하나증권, 하나카드, 하나금융티아이, 하나금융융합기술원 등 각 관계사별 담당 임원들이 참석하는 협의체로, 분기별 연 4회 개최 예정이며, 그룹의 금융 AI 개발과 적용 관리의 효율화를 담당할 예정이다.하나은행 AI 책임체계 /챗GPT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AI 심의위 신설…수명주기별 위험 통제하나은행은 AI 시스템의 기획·설계부터 도입·운영·모니터링까지 전 수명주기에 걸쳐 위험을 식별·평가·통제하는 'AI 개발·활용 규정'을 운영하고 있다. 고영향 AI, 생성형 AI, 고객 권익 또는 중요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AI 서비스는 'AI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치도록 했다. 직원 보조용 AI라도 고객 권익이나 중요 의사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 심의 대상에 포함된다.AI 심의위원회는 AI디지털혁신그룹장을 위원장으로 하며, AI 관련 부서뿐 아니라 금융소비자보호부장과 준법지원부장도 위원으로 참여한다. 소비자보호와 준법 기능이 심의에 함께 참여하는 점이 특징이다. 위원회는 AI 활용 기본정책과 중장기 전략, 소비자 권익 침해 방지 대책, 관련 법령 준수 여부 등을 심의·의결하고 필요 시 개선을 권고한다.하나은행은 조직개편 과정에서 소비자보호그룹장 직급을 부행장급으로 높이고 관련 조직도 확대했다. AI 심의위원회에 금융소비자보호부장이 참여하면서 AI가 상품추천·상담·여신심사 지원 등 소비자 접점으로 들어갈 때 사전 견제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운영 단계의 통제 장치도 규정에 반영됐다. AI 시스템 운영 과정에서 이상징후나 위험이 확인되면 필요한 조치를 수행하도록 하고, 고객 대상 AI 서비스의 경우 권리구제 절차를 마련해 안내하도록 했다. 설명요구권도 심의 대상이다. 고객 대상 AI 서비스에서 AI 활용 여부와 주요 기준·원리에 대한 설명요구권이 적절히 고지됐는지를 AI 심의위원회가 점검하고, 미흡하면 현업부서에 개선을 권고할 수 있다.기업 신용평가 심사의견 생성 시스템에서는 직원의 오버라이드(수정) 절차가 핵심이다. AI가 작성한 초안을 직원이 수정하거나 폐기할 수 있어야 보조수단 원칙이 작동한다. 직원이 기업의 정성적 리스크와 현장 맥락을 반영해 최종 판단을 내리는 구조가 갖춰져야 한다는 의미다.긴급정지 기능도 확인이 필요한 영역이다. 생성형 AI 초안에 환각이 반복되거나 이상거래탐지(FDS)가 정상 거래를 대규모로 오탐하는 경우, 누가 AI 개입을 멈추고 수동 처리로 전환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외부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나 클라우드 기반 AI를 활용하는 경우에는 사업자 장애나 정보유출 발생 시 은행과 사업자 간 책임 구조도 명확해야 한다.하나은행 관계자는 "AI 개발·활용과 관련한 규정으로 기획·설계부터 운영·모니터링까지 전 수명주기에 걸쳐 위험을 식별·평가·통제하고 있다"며 "고영향 AI와 생성형 AI, 고객 권익 또는 중요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AI 서비스는 AI 심의위를 거치며, 소비자 권익 침해 방지와 설명요구권 고지 여부도 함께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