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EU·英 이어 日까지 … 높아지는 철강 보호무역

韓 일본에 협력 손 내밀었지만日, 한국산 반덤핑 조사나서업계 "전기료 등 지원 절실해"글로벌 철강 시장이 각국의 보호무역 강화로 빠르게 각자도생 국면으로 재편되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는 일본의 반덤핑 조사, 유럽연합(EU)의 쿼터제 축소, 미국의 현지 생산 압박 등 악재가 동시에 겹치며 수출과 수익성 모두 압박받고 있는 형국이다.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일본이 한국산 철강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개시하면서 국내 철강사 반발이 커지고 있다. 업계는 한국 정부가 일본산 반덤핑 판정에도 관용적 조치를 취했는데, 일본은 되레 무리한 역공에 나서고 있다는 입장이다.일본 경제산업성과 재무성은 지난해 8월 도금강판에 이어 지난달 1일 한국산 열연강판과 냉연강판에 대해서도 반덤핑 조사를 개시했다. 조사 대상에는 한국 외 중국과 대만도 포함됐으며, 일본제철·JFE스틸·고베제강 등 현지 제강사들이 제소를 주도했다. 조사 결과 반덤핑 판정을 받으면 포스코·현대제철 등 업체들의 수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철강업계가 이 같은 움직임에 반발하는 것은 한국 정부가 올해 초 일본산 열연에 대해 '가격약속제(MIP)'를 수용하며 '관용'을 베풀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가격약속제는 반덤핑 관세 부과 대신 일정 가격 이상으로 수입가를 산정하도록 약속 받고 수입을 허용하는 제도다.국내 업계는 그간 일본산 저가 열연의 유입량이 빠르게 늘면서 국내 유통시장을 교란했다고 지적해왔다. 실제로 2024년 기준 일본산 열연 수입량은 연간 약 190만t 수준으로 중국산보다도 많다. 반면 한국산 철강은 자동차사 등 현지 업체 직수요 공급 물량 중심으로 유통시장 영향이 작고 대일 수출량 자체도 지난해부터 줄고 있다는 게 업계 반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산 열연의 저가 수입 영향으로 당시 국내 고로업체들의 수익성이 사실상 손익분기점 수준까지 밀려났던 상황"이라며 "한국 측 반덤핑 조치에 대한 단순 대응 차원이라고 보기엔 양국 시장 상황이 다르다"고 지적했다.유럽·북미에서도 규제 압박이 커지고 있다. EU는 이달 1일부터 한국산 철강의 무관세 쿼터 물량을 19.7% 줄여 연 207만3000t으로 낮췄다. 여기에 미국은 50% 고율 관세로 자국 생산을 압박하고 있다.다만 사면초가에 몰린 업계에 대한 정부 지원은 아직 미흡하다는 평가다. K스틸법이 지난달 17일 시행됐지만, 업계가 요구한 핵심안인 산업용 전기요금 지원은 최종안에서 빠졌다.[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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