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NANCE] 금융당국 수장도 “후회한다”… 삼전닉스 레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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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무덤’ 전락한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삼전닉스 ETF 수익률 -25% 쇼크‘음(-)의 복리’ 늪에 빠진 투심… 기계적 리밸런싱이 부른 ‘웩더독’ 증시 교란금감원장 “드러누워 막았어야” 뒤늦은 자성… 정치권 “투기판 만든 졸속 행정”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국내 자본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해야 할 금융당국 수장이 공개 석상에서 특정 금융상품의 도입을 두고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다”며 이례적인 후회의 메시지를 던졌다.논란의 중심에 선 주인공은 최근 증권가의 거래 대금을 흡수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의 주가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다.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등 해외 증시로 이탈하는 것을 막겠다는 명분으로 출발했으나 도입 이후 개인 투자자들의 단기 매매가 집중되는 고위험 투자 상품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온다.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7개 상품)의 평균 등락률은 마이너스(-) 24.6%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7개 상품)의 평균 등락률도 -25.6%에 달했다.초단타 거래가 집중되면서 일부 상품의 회전율은 20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들이 하루에도 여러 차례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는 단기 매매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이처럼 주가가 등락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원금이 감소하는 원인은 레버리지 상품 고유의 구조적 특성인 음(-)의 복리 효과(Volatility Drag) 때문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누적 수익률이 아니라 오직 당일 일간 수익률의 2배만을 추종하도록 설계돼 주가가 박스권에서 횡보할 경우 변동성 잠식 현상이 발생한다.예를 들어 1만원짜리 기초자산 주식이 첫날 10% 하락하면 주가는 9000원이 되고 2배 레버리지 상품은 20% 폭락한 8000원으로 주저앉는다. 문제는 그다음 날이다. 가격이 내려간 주식이 원래 가격인 1만원으로 돌아오려면 하락 폭보다 훨씬 더 높은 비율로 상승해야 한다. 9000원이 된 일반 주식은 11.1%가 올라야 원금이 되지만 8000원으로 부서진 2배 레버리지 상품은 원래 자리로 가기 위해 무려 25%의 상승률이 필요해진다.이튿날 일반 주식이 10% 반등해 9900원(원금 대비 1% 손실)까지 회복하더라도 2배 레버리지 상품은 구조상 정확히 그 2배인 20%만 올라간다. 결국 원래 가격을 찾기 위해 필요했던 상승률(25%)에 한참 못 미치는 20%만 반영되면서 최종 가격은 9600원에 머물고 4%의 원금 손실을 고스란히 안게 된다.대폭락 이후 올라갈 때는 2배수만큼의 상승률만으로 이전 원금을 회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등락이 반복될수록 기초자산과의 누적 수익률 격차는 기하급수적으로 벌어지게 된다.특히 기존 레버리지 ETF와 달리 삼전닉스 단일종목 상품은 분산 투자 효과가 전무해 개별 기업의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된다. 가격 제한폭 역시 일반형 ETF(±30%)의 2배인 플러스·마이너스 60%에 달해 대규모 손실 발생 시 수익률 회복이 구조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당일 배율을 맞추기 위해 장 마감 시점마다 주가가 오르면 기계적 자산 재조정(리밸런싱) 과정까지 거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매수·매도 물량은 기초자산인 실제 주식 시장에 강력한 하방 압력을 가한다.글로벌 금융시장에서도 이 상품의 리밸런싱 물량이 시장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지수를 교란하는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기술적 위험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 통신 등 주요 외신은 삼전닉스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 관련 기계적 매매가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주범이라고 꼬집었다. 노무라증권 역시 한국 반도체 레버리지 ETF를 둘러싼 구조적 역학이 지구 반대편에서 허리케인을 일으키는 나비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경고했다.금융당국의 기류도 규제 강화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간담회에서 소비자경보 발령에도 과열 양상이 진정되지 않고 있다며 시장 모니터링 강화를 시사했다. 이 원장은 제도 도입 당시 실효성 검증이 미흡했음을 인정했다. 고위험 상품의 진입을 엄격히 통제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도 표명했다.정치권에서도 이번 사태를 전형적인 졸속 행정이 낳은 정책 실패라 규정하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삼전닉스 ETF가 결국 개미 무덤을 만들었다. 정부의 무능이 낳은 금융 재앙”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학개미를 국내로 돌려 증시를 부양하겠다며 호기롭게 도입한 상품이 결국 자본시장을 거대한 투기판으로 전락시켰다”며 “불과 한 달 만에 시가총액 15조원을 돌파하고 전체 ETF 거래량의 25%를 집어삼키는 동안 대한민국 자본시장은 기초체력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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