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기업 자금줄 회사채 시장, ‘허리’부터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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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B급 무보증 회사채 잔액 축소"P-CBO 편입 우량 중견기업, 공모채 시장 유도""안전하다고 생각해 돈을 넣었는데, 다신 회사채 투자를 쳐다보지도 않을 것 같다"최근 제이알글로벌리츠 채권 투자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 투자자가 올린 글이다. 중앙그룹 계열 채권 투자자 커뮤니티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이어졌다. 실제 손실 규모와 회수율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불안은 이미 번지고 있다.채권 시장에선 제이알글로벌리츠와 중앙그룹 사태가 다른 하위등급 채권 투자심리까지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업종과 사업 구조는 다르지만, 이들 채권 모두 개인 및 일반법인의 보유 비중이 높고 양쪽 채권을 동시에 보유한 투자자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특정 기업의 신용 이벤트가 다른 하위등급 채권으로 번질 수 있는 구조란 뜻이다.현재 국내 공모 회사채 시장은 우량등급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BBB급을 비롯한 중·저신용 기업은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 직접 자금을 조달하기 쉽지 않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BBB급 무보증 일반 회사채 잔액은 2020년 1분기 말 5조9000억원 수준에서 올해 5월 말 3조1000억원 수준까지 줄었다.회사채 시장은 은행 대출, 주식 발행과 함께 기업의 중요한 자금조달 통로다. 기업은 은행 차입에만 기대지 않고 장기 자금을 확보할 수 있고 주식 발행처럼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을 감수하지 않아도 된다. 중간 등급 발행 기반이 약해진다는 것은 성장 단계에 있는 중견기업과 투자자를 잇는 통로가 좁아진다는 뜻이다.그렇다고 신용이 낮은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방법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관련 업계에선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을 하위등급 회사채 시장을 보완할 출발점으로 거론한다. P-CBO는 자체 신용만으로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중소·중견기업의 채권을 한데 묶고, 신용보증기금 같은 보증기관이 신용을 보강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돕는 제도다.P-CBO가 실질적인 보완책으로 작동하려면 보증부 조달에 머무르는 기업을 공모 회사채 시장으로 옮겨 보내는 경로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 지난해 발행된 P-CBO 편입 기업 중 투자적격등급 기업은 64개였고, 이 가운데 BBB급은 53개였다. 국내 전체 회사채 발행등급 기업 수가 266개라는 점을 고려하면 작지 않은 숫자다. 하지만 이들 상당수는 P-CBO를 통해서만 간접적으로 채권을 발행하고 있다.개별 신용 이벤트의 충격은 시간이 지나며 완화될 수 있다. 그러나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 중견기업의 발행 기반이 약해지는 문제는 저절로 개선되기 어렵다. 위기 때마다 보증으로 자금줄을 막는 방식만으로는 시장의 허리를 두텁게 만들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P-CBO 안에서 가능성이 확인된 기업을 공모채 시장으로 유도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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