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550원 코앞인데…‘웃픈’ 대미금융자산 첫 1조 돌파

대미 금융자산 1조1492억달러 역대 최대외국인 팔고 서학개미 사며 달러 수요 자극환율은 1542.7원…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연합뉴스]원·달러 환율이 1550원 선을 넘보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대(對)미 금융자산 잔액이 처음으로 1조달러를 넘어섰다. 미국 주식 투자 열풍에 미국 증시 상승까지 맞물리면서 국내 투자자의 미국 자산 보유 규모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불어난 것이다. 해외 금융자산 확대는 대외건전성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고환율 국면에서는 달러 수요를 키워 원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25년 지역별·통화별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준비자산을 제외한 우리나라의 대외금융자산 잔액은 2조4396억달러로 전년 말보다 3448억달러 증가했다. 이 가운데 미국 금융자산은 1조1492억달러로 전년보다 2042억달러 늘었다. 증가 폭은 역대 1위다. 전체 대외금융자산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47.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대미 금융자산 증가는 미국 주식 투자가 주도했다. 지난해 말 대미 증권투자 잔액은 8028억달러로 1년 전보다 1786억달러 증가했다. 미국 주식 순매수 흐름이 이어진 데다 지난해 나스닥지수가 20.4% 오르면서 평가액도 함께 커진 영향이다. 문상윤 한은 경제통계1국 국외투자통계팀장은 “미국에 대한 투자 잔액이 크게 증가한 것은 거주자의 대미 주식투자 확대와 미국 주가 상승에 따른 평가이익에 주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미국 자산 매입은 외환시장에서 달러 수요로 연결된다. 국내 투자자가 미국 주식과 채권을 사기 위해 원화를 달러로 바꾸면 환율에는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팔아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빠져나가는 흐름까지 맞물리면 달러 수급 부담은 더 커진다.이유정 하나은행 연구위원은 “최근 외국인의 국내 증시 순매도와 서학개미의 해외 주식 매수세가 맞물리면서 달러 수요를 자극해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다만 아직 지난해처럼 대규모 자금 유출이 일어나는 수준은 아니어서 전고점인 1560원 선을 상단으로 열어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문제는 대미 투자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국내 증시 활황으로 증가 속도는 일시적으로 둔화될 수 있지만 미국 자산 비중이 3년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만큼 단기간에 흐름이 꺾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실제로 최근 들어 올해 잠잠했던 서학개미 매수세도 다시 살아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서학개미는 이달 들어 지난 22일까지 미국 주식을 8억4000만달러가량 순매수했다. 지난 4~5월 순매도 흐름을 보이다가 3개월 만에 매수 우위로 돌아선 것이다.이에 환율은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 오후 3시30분 기준은 전 거래일보다 0.7원 오른 1542.7원으로 28거래일째 1500원대를 이어갔다. 장중에는 1548.9원까지 올라 1550원 선에 바짝 다가섰고 종가 기준으로도 전날 1541.8원을 넘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549.0원 이후 최고치를 다시 썼다.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은 미 달러 강세를 반영해 상승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 움직임이 지속되면서 환율 하락을 이끌 수급적 요인도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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