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542원,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 ‘또 경신’…하락 재료가 없다

0.9원 오른 1542.7원 마감…장중엔 1549원까지강달러에 외국인 5거래일간 17조원 순매도까지전문가 “단기 1560원 가능…연말로 갈수록 하락”경상흑자 효과·물가 둔화가 환율 되돌림 변수[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우려와 외국인 주식 순매도가 맞물리면서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또 갈아치웠다. 중동 종전 기대와 국제유가 하락에도 달러 강세와 외국인 자금 유출이 이어지면서 시장에서는 당분간 환율을 끌어내릴 재료를 찾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25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환율은 전 거래일(1541.8원) 보다 0.9원 오른 1542.7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1541.8원으로 2009년 3월 9일(1549.0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종가를 기록한 데 이어 하루 만에 기록을 다시 경신한 것이다. 장중에는 1549.0원까지 치솟으며 1550원선을 위협했다. 환율 상승의 배경은 크게 두 가지다. 미국 연준의 긴축 기조와 외국인 주식 매도다. 케빈 워시 체제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시장은 오는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60% 이상 반영하고 있다. 금리 인상 기대가 이어지면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1을 넘어서며 13개월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국내 증시에서는 이날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됐지만 환율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오히려 외국인 투자자들은 차익실현과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이어가며 원화 약세를 부추겼다. 최근 5거래일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17조원을 넘어섰다.외환시장에서는 이 같은 외국인 수급이 환율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반기 말을 앞두고 외국인의 포트폴리오 조정이 이어지는 데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관찰대상국 편입이 불발된 점도 원화 투자심리를 약화시키고 있다.단기적으로는 환율 상방을 열어둬야 한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 인상 우려가 진정되고 유가 하락이 물가 둔화로 이어지는 모습이 확인돼야 달러 강세도 꺾일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전고점인 1560원 수준까지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다만 현재 환율이 과도하게 높은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하락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연말로 갈수록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가 달러 공급을 늘리며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고, 달러 강세도 완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이상원 국제금융센터 외환분석부장은 “해외 투자은행들의 평균 환율 전망은 여전히 1400원대에 형성돼 있다”며 “연준의 금리 인상 압력과 외국인 리밸런싱 자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지만, 연말로 갈수록 경상수지 흑자가 이를 상쇄하면서 내년 상반기에는 환율이 1480원 수준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미국 경제가 인상 사이클을 정당화할 만큼 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유가는 하향 안정됐고 성장률 컨센서스와 소비심리 등 데이터도 약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상보다 약한 지표가 몇 차례 확인되면 인상 기대가 되돌려질 수 있고 달러 강세 역시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도 “하반기 물가 둔화 전망이 유효한 만큼 최근 달러 강세를 추세적 강세 전환으로 해석하기는 이르다”며 “환율은 당분간 1500원대에서 등락하겠으나, 물가 안정 신호가 확인되고 연준의 긴축 우려가 완화될 경우 점진적인 하락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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