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그랜드' 꺼내든 롯데호텔…신라·조선 '노후화 딜레마' 커졌다

롯데호텔은 브랜드 헤리티지를 담은 신규 럭셔리 브랜드 '더그랜드롯데(THE GRAND LOTTE)'를 오는 8월 14일 론칭한다고 밝혔다. /챗GPT의 도움을 받아 제작한 이미지입니다.롯데호텔이 18년 만의 대규모 리뉴얼과 함께 신규 하이엔드 브랜드 '더그랜드롯데 서울'을 선보이며 초고급 호텔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신라호텔과 웨스틴 조선 서울 등 경쟁 호텔들은 시설 개선 필요성이 커지고 있음에도, 막대한 투자비와 영업 차질 부담으로 전면 리뉴얼에 쉽게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방한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VIP 수요 확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노후 자산의 경쟁력을 어떻게 유지할지가 업계의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25일 롯데호텔앤리조트에 따르면 오는 8월 14일 서울 소공동 본관 객실 리뉴얼을 마치고 신규 하이엔드 브랜드 '더그랜드롯데 서울'을 처음 선보인다. 2017년 '시그니엘(SIGNIEL)'을 론칭한 이후 약 9년 만에 내놓는 신규 하이엔드 레이블이다. 롯데호텔 서울 메인타워의 객실 리뉴얼은 2007~2009년 이후 18년 만이다. 지난해부터 저층부 객실을 중심으로 재단장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번 리뉴얼은 '시그니엘'과 '더그랜드'를 양대 축으로 초고급 호텔 시장 공략을 위한 브랜드 체계를 갖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시그니엘이 초고층 타워를 기반으로 한 현대적 럭셔리 콘셉트를 강조한다면, 더그랜드롯데는 전통 매듭 기법을 재해석한 모노그램 로고와 한국적 미감을 반영한 유니폼 등을 통해 47년간 축적한 브랜드 헤리티지를 강조한다. 롯데호텔은 이를 바탕으로 메리어트의 리츠칼튼, 아코르의 라플스처럼 글로벌 주요 도시에 진출해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닫으면 매출 타격" 리뉴얼 딜레마롯데호텔의 이번 대규모 리뉴얼은 호텔신라와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안고 있는 시설 투자 과제를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프리미엄 고객을 겨냥한 특급호텔의 전면 리모델링 주기가 통상 10~15년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양사 모두 핵심 자산의 시설 개선 시점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1979년 개관한 서울신라호텔은 2013년 전면 리노베이션 이후 13년째 대규모 객실 리뉴얼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웨스틴 조선 서울 역시 2014년 리뉴얼 공사를 마친 이후 12년째 전면적인 시설 개선 없이 운영되고 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서울신라호텔(왼쪽)과 웨스틴 조선 서울 전경. /사진=각사 제공문제는 시설 개선 필요성이 커지고 있음에도 대규모 투자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호텔은 객실 수와 식음(F&B) 업장 좌석 수가 제한돼 있어 수익 확대에 구조적 한계가 있다. 리뉴얼을 위해 객실이나 업장 운영을 중단할 경우 곧바로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투자 부담이 커진다. 롯데호텔이 전면 휴관 대신 저층부를 중심으로 공사를 진행한 것도 영업 차질과 매출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대규모 시설 투자가 이뤄지더라도 투자금 회수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 역시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서울신라호텔은 면세점 사업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수익성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조선호텔앤리조트 역시 최근 수년간 신규 브랜드 론칭과 사업장 확장을 이어온 만큼 투자 우선순위와 효율성에 대한 검토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특급호텔들은 고객 편의와 안전을 위해 객실 정비나 수도 설비, 침대 프레임 교체 등 개보수 작업을 상시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영업을 전면 중단하는 대규모 리노베이션은 재무적 부담이 큰 만큼 통상 25~30년 이상의 장기 주기로 검토하는 것이 업계 관행"이라고 말했다.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 위치한 더 플라자 호텔 전경 /사진=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제공지자체 개발사업과 맞물린 입지는 호텔 단독으로 리뉴얼 방향을 결정하기 어렵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더 플라자는 1976년 개관 이후 2010년 전면 리모델링을 진행했으나, 16년이 지난 현재 시설 개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러나 서울시의 소공지구 통합 개발계획 등 주변 정비사업의 영향권에 있어 독자적인 행보가 어렵다. 인근 한화그룹 계열 사옥들의 리모델링 및 북창동 일대 개발 일정과 연동해야 해 착공 시기와 규모 확정이 지연되는 모양새다.하이엔드 수요 넘쳐…'노후화 이미지' 탈피가 관건그럼에도 업계에서는 당장 경쟁력 저하를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광화문의 포시즌스, 여의도의 페어몬트, 강남의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와 파크하얏트 서울 등 초고급 숙박시설 공급이 확대되고 있지만, 늘어나는 글로벌 VIP 수요를 충분히 흡수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설명이다.방한 외국인 관광객 증가세 역시 시장 확대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흑백요리사' 등 콘텐츠 흥행을 계기로 호텔 파인다이닝과 뷔페 이용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면서 F&B 부문의 고객 저변도 넓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서울은 유입되는 VIP 수요에 비해 하이엔드급 호텔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다만 국내 고객들 사이에서는 일부 호텔에 대한 노후화 이미지가 남아 있는 만큼 리뉴얼을 통한 시설 경쟁력 강화와 브랜드 고급화 노력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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