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스타벅스 왕좌…'차지·차백도'에 '루이싱'도 온다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에 점유율 흔들최근 진출한 중국 티 브랜드 차지 인기몰이중국 1위 커피 브랜드 '루이싱 커피'도 준비그래픽=비즈워치20년 넘게 국내 커피 전문점 시장을 이끌어 왔던 스타벅스가 흔들리면서 중국 브랜드들이 빈틈을 노리고 있다. '차백도(茶百道)'와 '차지(패왕차희·霸王茶姬·CHAGEE)', '헤이티(喜茶·Heytea) 등 현지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은 티 브랜드들이 잇따라 상륙한 데 이어, 중국 1위 커피전문점 '루이싱 커피(luckin coffee)'도 한국 진출을 준비 중이다.중국이 온다최근 국내 음료 시장의 트렌드를 주도하는 건 커피가 아닌, 중국 차 브랜드들이다. 지난 4월 국내에 상륙한 '차지'는 강남과 용산, 신촌, 건대, 시청, 역삼 등 서울 핵심 지역에 잇따라 문을 열며 관심을 모았다. 매장 문을 열 때마다 긴 줄이 늘어설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차지뿐만이 아니다. 앞서 국내 시장의 문을 두드린 차백도, 헤이티, 미쉐, 아운티제니도 1020 젊은 층이 커피 대신 밀크티를 마시도록 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차(茶)'로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던 전문가들의 분석을 머쓱하게 하는 성공 사례다. 차지 강남 플래그십 스토어 전경/사진=차지물론 커피 전문점 시장에서도 중국의 공습이 시작될 전망이다. '끝판왕' 루이싱 커피가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커피 업계에 따르면 루이싱 커피는 최근 '루이싱·瑞幸·luckin coffee Express' 등 주요 상표권과 로고를 국내에 등록했다. 사실상 국내 진출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풀이된다. 루이싱 커피는 중국 내에만 3만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중국 1위 커피 브랜드다. 연매출이 10조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지난 3월엔 네슬레로부터 블루보틀을 인수하며 프리미엄 커피 전문점 시장에도 발을 들였다. 국내에서도 메가커피와 컴포즈커피, 빽다방 등 저가 커피가 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저가 커피 끝판왕'의 등장은 생태계를 흔들 수 있다.흔들리는 '킹'우연찮게도 그간 국내 커피 전문점 시장을 이끌어 왔던 스타벅스는 한국 진출 이후 가장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지난 5월 진행한 '탱크데이' 이벤트가 국민적 공분을 샀기 때문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지난 22일엔 사상 처음으로 전 매장이 문을 닫고 역사 교육을 받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등을 돌린 소비자들은 좀처럼 돌아오지 않고있다. 실제로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탱크데이 논란 직전인 5월 11~17일에 321억6000만원이었던 스타벅스의 카드 결제 금액은 이달 15~21일 227억8000만원으로 29.2% 감소했다. 일반적으로 여름이 다가오면서 매출이 늘어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체감 역신장 폭은 이보다 크다. 같은 기간 스타벅스 앱 설치 건수도 4만8441건에서 2만2783건으로 반토막났다. 2일 오후 서울시 강서구 한 스타벅스 매장 전경. 평소에 비해 빈 자리가 많이 눈에 띄었다./사진=김아름 기자=armijjang@그간 국내 커피·음료 전문점 시장은 스타벅스가 이끌어 왔다. 이제는 모든 브랜드들이 진행하고 있는 시즌 음료, 주요 분기에 진행하는 굿즈 행사 등 대부분의 이벤트가 스타벅스에서 시작됐거나 스타벅스에서 인기를 끈 후 다른 브랜드로 퍼져나갔다. 경쟁 브랜드들 역시 스타벅스와 맞대결하기보다는 스타벅스의 틈새를 노리는 전략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스타벅스가 더이상 이전과 같은 영향력을 보이지 못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수 차례 논란에 휩싸이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많이 훼손됐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만 방문하던 충성 고객들이 대체 브랜드를 찾게 되면 전까지의 '1강' 체제 대신 음료 전문점 시장의 춘추전국시대가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지키느냐 뺏느냐업계에선 스타벅스가 차지하고 있던 자리를 중국 브랜드들이 가져갈 수도 있다고 본다. 차지나 차백도, 미쉐, 헤이티 등 국내에 상륙한 '신차음' 브랜드들은 이미 중국 현지와 해외 시장에서 높은 수준의 경쟁을 이겨낸 브랜드다. 미쉐는 글로벌 기준 5만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한 대형 브랜드다. 차백도와 차지도 7000~80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맛은 물론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춘 신제품 개발력도 입증돼 있다. 중국 현지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만큼 국내 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도 충분하다. 글로벌 경영 악화로 연이은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스타벅스와는 다르다는 이야기다. 한국 진출 초반 공격적인 출점·마케팅을 펼칠 수 있는 배경이다.그간 국내 소비자들이 갖고 있던 중국 브랜드에 대한 편견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사라지고 있다는 점도 이들에겐 호재다. 이미 마라탕과 훠궈는 1020의 '최애' 외식으로 자리잡았다. 중국 드라마 역시 최근 '옥을 찾아서'가 넷플릭스 인기 순위 2위에 오를 정도로 대중적인 콘텐츠가 됐다. 중국 차·커피 브랜드라는 점이 더 이상 단점으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대표 저가커피 브랜드인 메가커피·컴포즈커피·빽다방/사진=비즈워치다만 중국과 다른 국내 시장 상황은 변수다. '무한 확장'이 가능한 중국과 달리, 국내 커피·차 전문점 시장은 포화 상태다. '메컴빽'으로 대표되는 저가 커피 전문점도 전국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5만여 개의 편의점에서도 커피를 판다. 중국에서처럼 수천 개의 매장을 내는 전략은 불가능하다. 스타벅스의 부진이 단기 영향으로 마무리될 수도 있다. 스타벅스는 이전에도 레디백 발암물질 논란 등의 이슈를 겪었지만 오래가지 않아 회복했다. 이번에도 정 회장이 빠르게 대국민 사과에 나서는 등 대처 자체는 '합격점'이었다는 평가다. '자숙'이 끝나고 본격적인 마케팅을 재개하면 원래 자리로 빠르게 복귀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가 예상보다 타격을 크게 입으면서 시장 흐름이 바뀔 수 있다는 분위기가 흐르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중국계 브랜드의 한국 진출은 이제 시작 단계인 만큼 지켜보면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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