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종목 레버리지의 유혹…계좌는 소리없이 녹아내린다 [지갑을 불려...

'불장'에 화끈한 ETF 관심 커3일 연속 각각 20%급등·급락결과는 11% 넘는 손실로 끝음의 복리효과로 치명적 한계쏠림투자, 장기 자산형성 '독'자산배분펀드로 양의 복리를"상무님, 동기들 단톡방에서는 온통 단일 종목 레버리지 이야기뿐입니다. 저도 포트폴리오 다 정리하고 야수처럼 한 종목에 베팅해야 할까요?"최근 자산운용사 데스크에서 한 주니어 매니저가 던진 씁쓸한 질문이다. 매일 수많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체계적인 자산 배분 시스템을 통해 이성적인 투자를 집행하는 사내 매니저들조차 최근 시장을 뒤흔드는 단기 트레이딩 열풍과 주변의 자극 앞에서는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다.최근 주식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는 단연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다. 이른바 '야수의 심장'을 가진 투자자들이 단기간에 화끈한 고수익을 노리며 특정 우량주 하나의 하루 움직임을 2배씩 쫓아가는 상품에 무섭게 돈을 밀어넣고 있다. 내가 찍은 종목이 매일 오르기만 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안타깝게도 금융시장에 영원한 상승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자산이 오를 때는 환호하지만, 조금만 흔들려도 "지금이라도 팔아야 하나" "물타기를 해야 하나"라는 조급함과 불안감이 교차한다. 변동성이 극대화된 시장에서 야수의 심장만 믿고 단일 테마나 특정 개별 종목에 모든 자산을 쏠림 투자하는 것은 투자 지속성을 해치고 장기 자산 형성에 치명적인 독이 될 수 있다.많은 투자자가 "어차피 우량주인데 떨어졌을 때 2배짜리로 버티면 나중에 오를 때 더 빨리 회복하겠지"라고 오해한다. 하지만 급등락이 반복되는 시장에서 레버리지 상품의 장기 보유는 자산을 파괴하는 지름길이다.이해를 돕기 위해 3일 연속 10%가 폭락한 뒤, 다시 3일 연속 10%가 폭등한 극단적인 변동성 장세를 가정해보자. 원금 1만원으로 시작했을 때 기초 주식은 3일 연속 10% 하락하면 7290원(-27.1%)이 되고 이후 3일 연속 10% 상승하면 최종 9703원이 된다. 원금 대비 -2.97% 손실로 하락폭을 거의 다 만회한 셈이다. 반면 2배 레버리지 ETF는 매일 ±20%씩 움직인다. 3일 연속 20% 하락 시 계좌는 5120원(-48.8%)으로 반 토막이 난다.이후 똑같이 3일 연속 20%가 폭등해도 최종 자산은 8847원에 그친다. 원래 주식은 원금 근처까지 회복됐는데, 레버리지 상품은 원금의 11.5%가 넘는 손실이 고스란히 남는 것이다. 이유는 레버리지의 치명적 한계인 '변동성 잠식'(음의 복리 효과) 때문이다. 자산이 이미 반 토막 난 상태에서는 원금 회복을 위해 자산이 100% 이상 폭등해야 하는 '비대칭적 손실'의 덫에 갇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변동성이 자산을 갉아먹는 위험을 제어하기 위해 운용사 전문가들은 개별 종목 매매 대신 체계적인 자산 배분 전략을 선택한다. 이름만 ETF일 뿐 분산 투자 효과가 전무한 단일 종목 레버리지는 개별 기업의 돌발 악재에 자산 전체가 무방비로 노출돼 결국 회복 불가능한 자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최근의 투자 흐름을 보면 '무엇을 담고 있고, 어떤 구조인가'보다 '얼마나 단기에 많이 올랐는가'에 초점이 맞춰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단기간의 수익률 중심 추격 매수가 반복될수록 투자심리는 시장 변동에 더욱 민감해질 뿐이다.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의 유행을 좇는 것이 아니라, 내가 편안하게 버틸 수 있는 손실의 한도와 위험 성향을 정확히 아는 것이다.매일 밤낮으로 주가 창을 들여다보며 실시간 변동성에 완벽히 대응할 수 있고 손실을 의연하게 감내할 수 있는 '극단적 공격형'의 영역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본업이 따로 있으며 미래의 노후 자금이나 안정적인 자산 증식을 목표로 하는 대다수의 투자자라면 시장과 함께 호흡하는 '이성적인 심장'을 가져야 한다.단일 종목의 위험한 쏠림 투자를 방어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돈이 불어나는 복리 효과를 온전하게 누리기 위한 대안이 바로 '글로벌 자산 배분형 포트폴리오'(멀티에셋펀드)다.첫째, 주식과 채권, 대체자산 등은 통상 반대로 움직이는 성향이 있어 확실한 완충재 역할을 한다. 주식시장이 흔들려 가격 조정을 받을 때 포트폴리오 내의 안전한 채권 자산이 단단한 방어막이 돼 자산의 전체 낙폭을 크게 완화한다. 둘째, 가격 변동에 따른 자산 훼손이 적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자산이 차곡차곡 쌓이는 '양의 복리 효과'를 가장 온전하게 흡수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펀드 자체적으로 비싸진 자산은 일부 매도해 이익을 실현하고, 싸진 자산을 매수하는 자동 리밸런싱이 이뤄지므로 투자자가 매번 매매 타이밍을 고민해야 하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다."영원한 상승도 영원한 하락도 없다"는 시장의 격언은 동서고금을 막론한 진리다. 화끈한 한탕을 기대하며 단일 종목 레버리지에 자산을 몰아넣는 것은 투자가 아니라 변동성에 내 자산을 던지는 행위에 가깝다. 불확실성이 가득한 시장 환경에서 진정으로 승리하는 사람은 단기 최고 수익률을 찍은 사람이 아니라, 시장에서 끝까지 살아남아 지속가능한 복리의 기쁨을 누리는 사람이다.[한창훈 우리자산운용 CSO 겸 우리 인사이트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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