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갤러리아, 순화빌딩에 또 2100억…미래 투자냐 유동성 부담이냐

갤러리아 명품관 재건축 조감도 /사진 제공=한화갤러리아 한화갤러리아가 대규모 부동산 매입을 이어가며 신사업 확장 거점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 중구 순화빌딩 매입을 추진하면서 인적분할 이후 부동산에 쏟아부은 금액만 4000억원을 넘어섰다. 본업인 백화점 업황이 정체된 가운데 미래 먹거리를 위한 선제적 투자라는 평가와 함께, 차입금 급증에 따른 유동성 압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교차하고 있다.인적분할 후 부동산 쇼핑에만 4000억…총차입금 6000억 돌파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는 최근 서울 중구 순화빌딩 매입을 위한 우선협상권을 확보했다. 매입 예정가는 2135억원으로, 지난해 말 기준 한화갤러리아 연결 자산총액의 10.6%에 달한다.한화갤러리아는 2023년 3월 한화솔루션으로부터 인적분할된 이후 공격적으로 부동산 자산을 사들여 왔다. 2023년 4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 부지 및 건물을 895억원에 매입한 데 이어 같은 해 12월 청담동 부지를 225억원에 확보했다. 2025년 4월에는 마포구 서교동 부지 및 건물을 875억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순화빌딩까지 더하면 인적분할 이후 부동산 매입에만 총 4130억원을 투입하는 셈이다.거액을 들여 사들인 부지들은 주로 신사업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명품관 인근 신사동 부지는 당초 명품관과의 시너지를 목표로 했으나, 현재는 식음료(F&B) 자회사인 에프지코리아(파이브가이즈)와 베러스쿱크리머리(벤슨)의 사무실 및 신규 출점 매장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청담동 부지는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며, 신사업을 포함한 다양한 활용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홍대 상권에 위치한 서교동 부지, 이른바 홍대 H 스퀘어는 향후 체험형 콘텐츠와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시험하는 테스트베드로 활용할 계획이다.공격적인 부동산 투자는 재무 부담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한화갤러리아의 연결 기준 총차입금은 2023년 말 4033억원에서 2024년 말 4778억원, 2025년 말 5780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올해 1분기 말에는 6091억원을 기록하며 6000억원 선도 넘어섰다.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돈에서 투자비를 뺀 잉여현금흐름(FCF)도 2023년 -254억원, 2024년 -131억원, 2025년 -174억원에 이어 올해 1분기 -71억원을 기록하며 마이너스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한화갤러리아 부동산 투자·차입금 추이/챗GPT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사옥·재건축까지 돈 쓸 곳 산적…실탄 확보가 관건이번에 매입을 추진하는 순화빌딩은 업무 공간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매입 시점과 입지 등을 고려하면 신설 지주사 또는 한화갤러리아의 사옥으로 쓰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화갤러리아 측은 "순화빌딩은 서울 중심부에 위치해 미래 가치와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현재 사무공간 확보를 포함해 다양한 활용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관건은 자금 조달이다. 대규모 부동산 투자가 이어지면서 한화갤러리아의 올해 1분기 말 연결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811억원 수준에 그쳤다. 순화빌딩 매입 예정가 2135억원의 40%에도 못 미친다. 보유 현금만으로는 매입 대금을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 외부 차입 등 추가 자금 조달이 불가피한 상황이다.여기에 대형 투자 프로젝트도 대기 중이다. 한화갤러리아는 2027년부터 2033년까지 압구정 명품관 재건축을 진행할 예정이다. 웨스트(WEST)관과 이스트(EAST)관을 순차적으로 공사하는 이 사업에는 9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자금 부담을 일부 완충할 변수는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를 운영하는 자회사 에프지코리아 관련 사업을 올해 안에 매각할 예정이다. 성장세가 높은 알짜 사업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고 재무 부담을 낮추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다만 매각 대금은 600억~700억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순화빌딩 매입 예정가 2135억원은 물론, 향후 약 9000억원이 투입될 명품관 재건축 부담까지 감안하면 재무 부담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순화빌딩 매입은 현재 MOU 체결 후 실사 단계가 진행 중이며 자금 조달 방식은 본계약 협의 과정에서 구체화할 것"이라며 "재무 상황을 고려해 합리적인 방식으로 하반기 중 계약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명품관 재건축 등 대규모 투자는 중장기 사업 경쟁력 강화와 재무 안정성을 함께 고려해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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