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 한신평 이어 나신평도 신용등급 강등…커지는 재무 부담

풀무원과 핵심 자회사인 풀무원식품의 신용등급이 잇따라 하향 조정됐다. 지난달 한국신용평가에 이어 나이스신용평가도 등급을 내리면서 재무 부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외 사업의 지속적인 수익성 부진과 대규모 설비투자(CAPEX)로 재무안정성이 약화된 가운데, 신종자본증권을 활용한 자금 조달 비중이 확대되면서 향후 시장성 자금 조달 여건도 한층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25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풀무원식품의 장기신용등급을 기존 A-/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신종자본증권 신용등급 역시 풀무원식품과 풀무원 모두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낮췄다. 앞서 한국신용평가도 지난달 풀무원의 신종자본증권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두 신평사가 공통적으로 지적한 배경은 높은 차입 부담과 이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다.520% 치솟은 조정부채비율…높아지는 차환 부담풀무원의 재무 부담은 주요 재무지표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조정순차입금은 약 1조3400억원, 조정부채비율은 520% 수준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1분기 기준 만기가 1년 내 도래하는 단기차입금은 6058억원에 달하지만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1400억원에 불과하다. 현금 여력이 부족한데도 차입금 상환과 이자 납부까지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따른 부담은 지속적으로 커질 전망이다.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는 특성상 부채비율 상승을 일정 부분 완화할 수 있다. 다만 이자가 5% 이상으로 일반 전환사채보다 높고, 투자자에게 정기적으로 배당성격의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만큼 실제 현금 유출 부담은 지속된다.풀무원과 풀무원식품은 최근 수년간 신종자본증권을 통해 채무상환 자금을 조달해왔다. 풀무원식품은 풀무원 연결 기준 자산의 약 60%, 매출의 76%를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로 그룹 전반의 신용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 풀무원식품의 신종자본증권 발행 잔액은 2021년 685억원에서 지난해 말 2285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풀무원 연결 기준 신종자본증권 잔액도 3985억원까지 확대됐으며 올해 1월에도 채무상환 목적으로 300억원 규모를 추가 발행했다.시장에서는 최근 발행 구조 변화에도 주목하고 있다. 최근 발행된 풀무원식품의 신종자본증권의 스텝업(Step-up) 시점이 기존 5년에서 2년으로 짧아졌기 때문이다. 스텝업은 일정 시점까지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금리가 상승하는 조항이다. 스텝업 기간이 2년으로 단축됐다는 것은 발행사가 상대적으로 이른 시점에 차환 또는 상환 여부를 결정해야 함을 의미한다. 만기가 장기임에도 사실상 2년 단위로 차환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CAPEX·이자부담 가중…"재무 개선에 시간 필요"재무 구조를 자력으로 개선할 수 있는 본업의 이익 창출력마저 신통치 않다. 풀무원의 전체 매출액은 지난 3년간 3조 원대 수준에서 정체된 상태다. 인지도가 높아 안정적으로 현금을 창출하는 국내 식품제조유통 부문(급식용 식자재, 두부, 면 등)이 그나마 수익 기둥 역할을 하고 있지만 벌어들인 현금의 상당수가 차입금 이자로 빠져나가는 데다 투자 부담마저 겹쳤다.실제로 풀무원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자비용으로 유출된 자금은 2023년 562억 원, 2024년 660억 원, 지난해 628억 원으로 매년 600억 원 안팎이 순수 금융비용으로 증발하고 있다.지속되는 대규모 설비투자(CAPEX)도 잉여현금흐름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국내 식품제조유통 부문 및 해외 자회사 시설 투자, 식품서비스유통 부문의 급식·컨세션 사업 관련 투자 등으로 인해 풀무원의 CAPEX는 2023년 1227억 원, 2024년 932억 원, 지난해 1495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역시 1300억 원 수준의 투자가 예정돼 있다. 뿐만 아니라 건강케어제조유통 사업과 해외 사업의 만성적인 수익성 부진까지 이어지며 전사 실적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정진원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선임연구원은 "향후 풀무원 계열 전반의 투자 규모가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의 50% 수준으로 축소되는 방향으로 조정될 전망"이라면서도 "미국 에이어(Ayer) 공장 두부 생산라인 증설 등 국내외 투자가 여전히 예정돼 있어 의미 있는 현금 창출력 회복과 재무 안정성 개선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이에 대해 풀무원 측은 철저한 수익성 개선과 투자 효율화를 통해 재무건전성을 회복하겠다는 입장이다. 풀무원 관계자는 "식품서비스유통 사업의 외형 성장과 해외 식품제조유통 사업의 수익성 개선을 통해 턴어라운드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CAPEX를 집중적으로 관리해 현금흐름을 개선하고 재무구조 안정화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부담이 되고 있는 신종자본증권 규모 역시 단계적으로 축소해 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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