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바람 타고 돌아온 LNG 발전

초대형 팹·데이터센터에 전력 공급세계 가스발전 개발 용량 31% 급증 지난달 30일 광주에서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반도체 팹(공장)을 포함해 400조원 넘는 투자 계획안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그는 “원전 확대 및 LNG, 열병합 발전이 반드시 추진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했다. 정부는 “서남권에 재생에너지가 풍부하다”며 반도체 팹을 짓는 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기업은 반도체 공장은 찰나의 정전에도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는 만큼, 날씨와 시간대에 따라 발전량이 출렁이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해야 한다고 짚은 것이다.정부가 호남에 초대형 반도체 팹(Fab·공장) 4기를 짓고, 전국에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7곳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한 직후, 국내에서 LNG(액화천연가스) 발전의 역할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는 말이 나온다. 원전을 짓는 데 긴 시간이 걸리는 만큼 현재로선 즉각 전력 공급원 역할을 맡을 게 사실상 LNG 발전뿐이라는 것이다.주요국들은 이미 이 같은 현실을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미국 연구기관 글로벌에너지모니터(GEM)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신규 가스 발전 개발 용량은 1047GW(기가와트)로 전년보다 31% 급증했다. GEM은 “미국은 가스 발전 개발 용량이 세계 1위(252GW)인데, 이 중 3분의 1 이상이 AI 데이터센터용”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정부는 2~3년 전 친환경 추세에 맞춰 도입했던 신규 가스 발전소 건설 관련 규제도 폐지하거나 유예하고 있다.탈가스·탈석탄 정책에 속도를 내던 독일도 최근 재생에너지 출력이 부족할 때 전력을 보탤 발전소를 경쟁 입찰로 선정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현지에선 신규 가스 발전소를 확보하기 위한 조치란 분석이 나온다. 일본도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정책적으로 LNG 조달을 늘리고 있다. 베트남은 2030년까지 전력 계획의 핵심 축으로 LNG를 명시했다.조성봉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도 LNG를 단순한 발전 설비가 아니라 ‘전력망을 안정시키는 최소한의 장치’로 보고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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