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현장 사진 올리면, AI가 위험 요소 알려줘

글로벌 건설업계 AI 도입 경쟁 미국 최대 종합 건설사인 터너(Turner)가 지난 5월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 현장 안전 관리 솔루션 ‘세이프티 코치’를 업계에 공유하며 화제가 됐다. 많은 인력과 비용을 투입해 만든 플랫폼을 대가 없이 무료로 개방한 것이기 때문이다. 터너는 ‘건설 현장 근로자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업계 일각에선 “안전 플랫폼 표준을 선점하려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건설업계도 AI 활용 능력이 경쟁력을 가르는 시대가 됐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라고 평가한다.미국의 한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안전 AI에 전송하기 위해 현장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터너건설업도 글로벌 AI 전쟁 건설업은 AI 도입이 가장 절실한 분야 중 하나다. 공정과 제품이 표준화된 제조업과 달리, 건설은 현장마다 지형·공법·환경이 제각각이어서 업무를 매뉴얼화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처럼 정형화된 데이터가 없는 건설 현장의 한계를 AI의 학습·연산 기술로 극복하려는 시도가 최근 잇따르고 있다.터너의 세이프티 코치는 현장 작업자의 경험이나 감(感)에 의존하던 판단을 데이터 기반 시스템으로 전환한 게 가장 큰 특징이다. 터너가 공개한 사례를 보면, 한 현장 감독관이 작업 대상인 수직 통로가 ‘추가 허가가 필요한 밀폐 공간’에 해당하는지 안전 AI에 묻자, AI는 관련 규정을 검토해 답변을 내놓는다. 현장 사진을 찍어 올리면 AI가 이미지를 분석해 잠재적 위험 요소를 식별하고 대응책을 내놓기도 한다. 터너는 자체 EHS(환경·보건·안전) 매뉴얼과 미국 산업안전보건청(OSHA) 표준을 토대로, 본사·협력사 실무자들의 현장 테스트를 거쳐 챗GPT 기반 시스템을 구축했다.그래픽=백형선 이보다 앞서 스웨덴계 건설사 스칸스카(Skanska)도 지난해 AI 기반 안전 관리 시스템 ‘세이프티 사이드킥’을 내놨다. 챗GPT 기반에 안전 지식을 결합했다는 점에서 작동 구조는 세이프티 코치와 거의 같지만, 터너와 달리 외부에 개방하지 않고 사내 전용으로만 쓴다.일본은 위험 작업이나 단순 반복 업무를 AI와 로봇으로 대체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가시마건설은 굴착기, 불도저 등의 건설기계에 자율 운전 시스템을 도입했고, 시미즈건설은 철근이 도면대로 배치됐는지 살피는 검사에 AI를 활용해 검사 시간을 약 75% 줄였다.국내 기업들도 AI 도입 박차 국내 건설업계도 AI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GS건설은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자 유형과 원인을 AI가 분석하고, 현장에서 참고할 수 있도록 돕는 하자예방 시스템을 자체 개발했다. 이후 국토교통부 평가에서 두 번 연속 하자 판정 제로(0)를 달성했다. DL이앤씨는 설계·시공·유지관리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플라이휠(Flywheel)’ 생태계를 구축했다. 현장 데이터를 AI가 분석해 개선점을 도출함으로써 시간이 지날수록 효율성이 높아지는 방식이다.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건설 관련 AI 산업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5년 48억6000만달러에서 2034년 355억3000만달러로 급증할 전망이다. AI는 건설 현장의 오류와 중복 작업을 줄이고, 안전사고까지 막을 수 있어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 다만 국내 건설산업의 AI 전환 속도가 비교적 느리고, 대형사 중심이라는 점은 한계로 지목된다. 삼일PwC경영연구원은 지난 4월 보고서에서 “글로벌 AI 대전환 시대에서도 국내 건설업은 아날로그적 업무 방식이 많이 남아 있다”며 “국가 차원의 제도 정비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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