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파업권 확보…30일 파업 수위 논의

중노위, 25일 조정 중지 결정쟁의행위 찬반투표도 92% 찬성 가결30일 쟁대위 출범 후 파업 방식·수위 논의상여금·정년·AI 고용보장 놓고 노사 평행선현대차·기아 양재사옥 전경 [현대차그룹 제공][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협상과 관련해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했다.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높은 찬성률로 가결된 데 이어 중앙노동위원회도 노사 간 입장 차가 크다고 판단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서다. 노조는 파업권을 지렛대로 사측과 협상을 이어갈 계획이지만, 쟁점별 간극이 커 실제 파업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중앙노동위원회는 25일 금속노조 현대차지부가 제기한 노동쟁의 조정 신청에 대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올해 임금협상에서 노사 양측의 입장 차가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이에 따라 현대차 노조는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하게 됐다. 앞서 노조는 지난 12일 교섭 결렬을 선언한 뒤 15일 중노위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23일에는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쟁의 발생을 결의했다.전날 진행한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도 높은 찬성률로 가결됐다. 전체 조합원 3만9668명 중 3만7348명이 투표에 참여해 투표율 94.15%를 기록했다. 개표 결과 찬성은 3만4371표, 반대는 2977표로 집계됐다. 투표자 기준 찬성률은 92.03%, 재적 대비 찬성률은 86.65%다. 투표자 기준 찬성률은 지난해 90.92%보다 1.11%포인트 높아졌다.노조는 이르면 오는 30일 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향후 투쟁 방식과 일정, 수위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쟁대위가 출범하면 부분파업, 특근 거부, 잔업 거부 등 구체적인 쟁의 방식이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다만 파업권 확보가 곧바로 파업 돌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현대차 노조는 파업권을 확보한 뒤에도 이를 교섭 압박 카드로 활용해 잠정합의에 이르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실제 2023년과 2024년에는 파업권을 확보했지만 실제 파업에는 나서지 않았다.현대차 노사는 통상 여름 휴가나 추석 연휴 전후로 임금협상을 마무리해왔다. 2019년에는 8월 27일, 2020년에는 9월 25일, 2021년에는 7월 27일, 2022년에는 7월 19일, 2023년에는 9월 18일, 2024년에는 7월 13일, 지난해에는 9월 16일 각각 교섭을 타결했다.올해 협상의 핵심 쟁점은 임금 인상과 고용 안정, 산업 전환 대응이다.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성과급 30% 지급, 상여금 800%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정년 연장, 신규 채용 확대, 해고자 원직복직 등도 요구안에 포함됐다.반면 사측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판매 변동 가능성, 고정비 증가 부담 등을 고려할 때 노조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전동화와 인공지능(AI)·자동화 전환 과정에서 인력 운용 효율화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파업이 실제 생산라인 중단으로 이어질 경우 현대차의 실적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현대차 노사는 2018년 이후 7년 만에 3차례 부분파업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약 4000억원 규모의 생산 차질이 발생한 바 있다.대규모 파업으로 꼽히는 2017년 임단협 당시에는 피해 규모가 더 컸다. 당시 현대차 노조는 24차례 부분파업을 벌였고, 생산 차질 규모는 7만6900여대, 금액으로는 1조62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됐다. 협상도 장기화되면서 2017년 임단협은 9개월간의 진통 끝에 이듬해 1월 16일에야 최종 타결됐다.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안전공업 화재에 따른 부품 수급 차질과 팰리세이드 리콜, 중동 지역 불안에 따른 물류 부담 등이 겹치며 생산과 판매 모두 압박을 받았다. 하반기에는 신형 아반떼와 신형 투싼, GV80 페이스리프트 하이브리드, 제네시스 플래그십 전기 SUV GV90 등 주요 신차 출시 일정이 이어지는 만큼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경우 가동률 회복과 실적 반등 계획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현대차 노조의 행보가 그룹 내 다른 노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현대차 노조는 대표성이 큰 조직으로, 교섭 흐름이 기아와 현대모비스 등 계열사 노조의 협상에도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았다. 기아와 현대모비스 등 계열사 노조도 올해 임금협상 교섭을 진행 중이다.하청노조도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현대제철 비정규직·내화조업정비 지회 등 하청노조 역시 집회와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어 현대차 노사의 교섭 흐름이 그룹 전반의 노사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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