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아직 뜨겁다”…마이크론 호실적에 삼전·닉스도 질주

AI 고점론 흔든 마이크론 실적·가이던스SK하이닉스 13%·삼성전자 5%대 급반등HBM 넘어 서버 D램·낸드 수요 개선 기대ADR·자사주 매입 재료에 목표가도 줄상향[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급반등하며 최근 반도체주를 둘러싸고 불거진 이른바 ‘인공지능(AI) 고점론’을 흔들었다. 연초 이후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며 고점 부담이 커졌지만,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과 전망을 내놓자 AI 서버 투자와 메모리 수요 둔화 우려가 빠르게 잦아드는 분위기다. 25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SK하이닉스(000660)는 전 거래일 대비 33만 7000원(13.06%) 오른 291만 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005930) 역시 1만 8000원(5.29%) 상승한 35만 8500원에 마감했다. 최근 두 종목은 단기 급등 이후 차익실현 부담과 AI 투자 사이클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이 맞물리며 조정을 받았지만, 마이크론 실적 발표를 계기로 투자심리가 다시 살아났다. 앞서 마이크론은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과 강한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AI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고부가 D램 수요가 실적을 끌어올렸고, 다음 분기 매출 전망도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다. 실적 발표 이후 마이크론 주가가 시간외거래에서 두 자릿수대 급등하면서 최근 제기됐던 메모리 업황 피크아웃 우려도 한풀 꺾였다.시장은 마이크론이 확인한 수요 흐름에 주목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이어지면서 HBM뿐 아니라 범용 서버 D램과 낸드 수요까지 동반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메모리 공급이 단기간에 빠르게 늘기 어려운 상황에서 고객사의 장기공급계약(LTA)과 타이트한 수급이 이어질 경우 가격 상승과 이익 개선세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준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메모리 가격 상승률은 시장 우려처럼 급격히 둔화되기보다 상당 폭의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낮은 재고와 긴 증설 리드타임, HBM의 생산능력 선점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어 공급자 우위의 가격 환경이 쉽게 훼손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추정치 상향 기대와도 맞물렸다. 삼성전자는 범용 D램과 낸드 가격 상승 효과를 누릴 수 있고, SK하이닉스는 HBM 시장 선점 효과를 다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마이크론 실적을 통해 수요가 생산능력을 웃도는 상황이 재차 확인된 만큼, HBM을 중심으로 한 ‘공급자 우위’ 국면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계속되는 가격 상승 구간 가운데 메모리 업계 전반에 걸쳐 50% 이상의 물량이 빅테크 고객사와 LTA로 묶일 전망”이라며 “LTA 비중이 확대되는 와중에 삼성전자는 D램과 낸드 모두에서 최대 캐파 가동이 가능한 위치에 있어 팍팍해진 수급 환경에서 상대적 공급 여력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종목별 수급 재료도 반도체 투톱의 반등에 힘을 보태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 추진으로 글로벌 투자자금 유입 기대를 키우고 있다. 회사는 지난 24일 이사회 결의를 거쳐 ADR 상장 관련 절차에 들어갔다고 발표했으며, 다음 달 나스닥 상장과 거래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ADR 상장이 현실화하면 SK하이닉스는 미국 시장에서 직접 거래되는 AI 메모리 대표 종목으로 부각될 수 있다. 그동안 글로벌 AI 반도체 투자 수요가 엔비디아와 마이크론 등 미국 상장 종목에 집중됐던 만큼, 나스닥 상장을 계기로 해외 기관투자가와 반도체 ETF, AI 테마 자금의 접근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삼성전자엔 보상용 자사주 매입 가능성이 새 수급 재료로 부각됐다. 회사가 반도체(DS) 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을 자사주로 지급하기로 한 만큼, 실적 개선 시 추가 매입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현재 확보 중인 보상용 자사주는 약 8000만주 수준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에선 DS 특별경영성과급과 성과조건부 주식(PSU) 약정분을 더하면 향후 필요한 자사주 물량이 약 89조원 규모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는 실적 전망과 주가 등에 따라 달라지는 추정치지만, 시장에선 잠재적 자사주 수요가 주가 수급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임직원 성과급 지급 목적의 자사주 매입 재개와 특별배당,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 강화가 기대된다”며 “M&A 차감 전 기준 연내 창출될 잉여현금흐름(FCF)이 300조원 이상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충분한 주주환원 외에도 DX 사업부문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공격적인 인수·합병(M&A)도 추진 가능한 환경”이라고 말했다. 이에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향한 눈높이도 다시 높아지는 분위기다. KB증권은 이날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53만원에서 55만원으로 상향했고, 미래에셋증권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기존 380만원에서 420만원으로 올렸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삼성전자는 메모리 실적 개선과 주주환원 기대, 미국 ADR 상장 가능성이 맞물리며 본격적인 재평가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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