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력난에 3700억 투입…국민성장펀드, 풍력·해저케이블 키운다

영양에 72MW 육상풍력 건설…네이버 데이터센터 전력 절반 공급LS전선 동해 해저케이블 공장 증설에 800억원 장기 저리대출심텍 청주 반도체 기판 생산시설에 200억원 지원재생에너지 발전부터 송전망·반도체 부품까지 공급망 전방위 투자국민참여성장펀드 포함 총 19건…누적 승인·결성 규모 13조6000억원 ◆…금융위원회는 25일 개최된 국민성장펀드 기금운용심의회에서 경북 영양군 육상풍력 발전사업과 LS전선의 초고압 해저케이블 생산시설, 심텍의 차세대 메모리 기판 공장 증설 등 3건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확보가 국가 산업경쟁력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자 국민성장펀드가 재생에너지 발전과 송전망,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을 본격화한다. 단순한 기업 설비투자 지원을 넘어 발전소에서 전력망, 첨단산업 생산시설로 이어지는 'AI 전력 생태계' 구축에 정책금융을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금융위원회는 25일 개최된 국민성장펀드 기금운용심의회에서 경북 영양군 육상풍력 발전사업과 LS전선의 초고압 해저케이블 생산시설, 심텍의 차세대 메모리 기판 공장 증설 등 3건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금융위가 밝힌 이번 승인 사업 규모는 총 3700억원이다. ◆…자료=금융위원회 제공먼저 GS E&R과 네이버가 경북 영양군에 추진하는 72MW 규모 육상풍력 발전사업을 지원한다. 총사업비는 2700억원으로 국민성장펀드 산하 첨단전략산업기금이 이 가운데 600억원을 만기 19년의 장기대출 방식으로 돕는다. 영양에서 생산된 전력은 장기 전력공급계약을 통해 네이버의 데이터센터 '각 세종'과 '각 춘천' 등에 공급된다. 금융위는 이번 사업을 통해 해당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의 약 절반을 육상풍력으로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규모 전력을 소비하는 데이터센터의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해 네이버의 RE100 이행도 뒷받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AI 산업 성장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전력 확보 여부가 기업 투자와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는 판단이 반영됐다. 정부는 2025년 12월 발표한 육상풍력 발전 활성화 전략에 따라 2030년까지 풍력발전 설비 6GW를 보급한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풍력발전소 건설 과정에서 지역 건설업체와 인력이 참여하는 만큼 경북 내륙지역의 고용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기대된다. 사업자는 발전설비 매출과 연계한 지방자치단체 지원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자료=금융위원회 제공국민성장펀드는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설비뿐 아니라 전기를 산업 현장까지 운송할 송전망에도 자금을 투입한다. LS전선은 강원 동해시의 초고압 해저케이블 생산시설과 테스트베드 증설에 총 1600억원을 투자한다. 국민성장펀드는 이 가운데 800억원을 만기 10년의 장기 저리대출로 지원한다. AI 데이터센터 확대와 지역 간 전력 수급 불균형, 해상풍력 발전 증가로 초고압직류송전망(HVDC)과 해저케이블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데 대응하기 위한 투자다. HVDC는 교류 전력을 직류로 변환해 장거리 송전 과정의 전력 손실을 줄이고 대용량 전력을 효율적으로 운송하는 기술이다. 해저케이블은 높은 수압과 조류를 견디면서 완벽한 절연 성능을 유지해야 해 기술 진입장벽이 높은 산업으로 꼽힌다. LS전선은 국내 1위이자 글로벌 3위권의 경쟁력을 갖춘 종합 전선업체로 평가받는다. 금융위는 이번 증설을 통해 LS전선이 케이블 생산·공급에서 해저케이블 포설과 시공, 전력변환장치 공급까지 아우르는 턴키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서해안과 남해안의 발전 전력을 수도권 산업지역으로 연결하는 이른바 '에너지고속도로' 구축 과정에서도 핵심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번 지원은 국민성장펀드가 강원도 소재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첫 사례이기도 하다. LS전선 동해사업장은 500명 이상을 직접 고용하고 있으며, 납품단가 연동제와 협력사 금융지원 제도 등을 운영하고 있다. ◆…자료=금융위원회 제공반도체 공급망에는 충북 청주 소재 심텍이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 심텍은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용 패키지 기판 생산시설 증설에 총 400억원을 투자하며, 이 가운데 200억원을 첨단전략산업기금의 저리대출로 조달한다. 반도체 패키지 기판은 반도체 칩과 메인보드를 물리적·전기적으로 연결하고 온도와 습도, 외부 충격으로부터 칩을 보호하는 핵심 부품이다. AI용 고성능 메모리 시장이 확대되면서 패키지 기판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심텍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금융위는 이번 공장 증설이 국내 메모리 반도체 부품 공급 능력을 확대하고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밸류체인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평가했다. 국민성장펀드의 지원 범위도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발전시설과 송전망, 반도체 부품 생산시설을 하나의 첨단산업 인프라로 묶어 지원하면서 정책금융의 초점이 개별 기업에서 산업 생태계 전체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성장펀드는 이번에 승인된 3건과 7200억원 규모 국민참여성장펀드 등을 포함해 총 19건, 누적 13조6000억원의 사업 승인 및 펀드 결성을 마쳤다. 금융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 확대에 필요한 전력 인프라와 핵심 공급망 구축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재생에너지 발전과 송전망, 반도체 소재·부품 산업을 연결하는 투자를 지속해서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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