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면 2배, 안 할거야?”…개미 빨아들인 삼닉 레버리지, 손실 눈덩...

개인 ETF 매수 60% 훌쩍 … 단일종목레버리지 ‘경고등’외국인 순매도발 낙폭 커지면레버리지 리밸런싱 물량 늘어장 막판 변동성 극대화 악순환출시 이후 사이드카만 13차례자산 적을수록 레버리지 몰빵급등락장서 누적손실 쌓이는음의 복리효과에 벼랑끝 몰려 삼전닉스 [로이터 = 연합뉴스]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된 지 단 한 달 만에 한국 증시의 새로운 ‘게임 체인저’로 부상했다. 현재 상장된 14종의 상품 중 대표 격인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시가총액이 벌써 5조1000억원을 돌파했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이보다 덩치가 큰 종목이 105개, 코스닥에서는 11개에 불과할 정도로 압도적인 규모다.국내에 출시된 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의 시총 합계는 약 9조원에 달하는데,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엔비디아 레버리지로 유명한 미국 ‘NVDL’의 시총(약 6조원)을 훌쩍 넘어서는 수치다. 엔비디아의 시총이 SK하이닉스보다 4배 이상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 증시의 레버리지 투자 열기가 유독 뜨겁다는 것을 보여준다.증시 변동성이 큰 날은 레버리지 ETF에 거래대금이 더 몰리는 상황이다.코스피가 6.53% 오른 지난 3일 거래대금 3~5위는 모두 단일종목 ETF가 휩쓸었다. 개인투자자들의 레버리지 ETF 매수 규모가 워낙 크다보니 다른 종목으로 매수세가 확산되지 못하고 오히려 매도를 촉진하는 현상이 나오고 있다. 지난 5월만 해도 코스닥에서 개인투자자는 3조원을 순매수했는데 단일종목 레버리지 출시 후 2조8000억원 순매도로 돌아섰다.기초자산 시총 대비 레버리지 증가 속도가 더욱 가파르게 나타나며 레버리지의 영향력이 더 확대되고 있다. 특히 오후 들어 일일 리밸런싱 수요가 본주의 주가를 흔드는 현상까지 나오고 있다.삼성증권 리서치센터의 분석 결과 SK하이닉스의 경우 장 종료 시점 거래량이 레버리지 출시 이전에는 일평균 39만주였지만 출시 이후에는 65만주로 65% 증가했다.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식의 시간별 거래량 분포를 보면 장 후반, 특히 장 종료 시점에 출시 이전보다 거래량이 크게 증가했다”며 “레버리지 상품의 리밸런싱 물량이 더해진 것과 주가의 급등락으로 인한 매매 단기화가 결합된 결과”라고 분석했다.지난달 이란전으로 인한 지정학적 긴장감이 완화됐지만 글로벌 증시가 안정된 상황에서 한국은 오히려 이란전 때보다 변동성이 커졌다. 지난 5월 27일 이후 코스피에서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매 효력 일시정지)만 13차례 발동됐다. 올해 들어 발동된 31차례 사이드카 중 절반가량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 이후에 나온 것이다. 시총에서 반도체 투톱의 영향력이 커지고 여기에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가세하면서 반도체 주가 변동성이 증폭됐다.조창민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과거엔 변동성이 커지는 위기 시점에 반도체·비반도체 변동성이 같은 움직임을 보였는데 지금은 레버리지의 영향으로 변동성이 소수 주도주에 집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최근 들어 외국인 현물 순매도가 이끄는 급락장에서 이 효과는 더 커지고 있다. 여기에 과도한 낙폭에 외국인들이 장 막판에 선물을 대거 매수하면서 헤지하는 현상도 자주 관찰된다. 순매도로 하락을 이끌면 레버리지 ETF가 이를 증폭시키는데 이때 선물을 매수하면서 다음날 정상화되는 시장에서 차익을 노리는 방식이다.국내 증시를 좌지우지할 정도로 덩치는 커졌지만 막상 단일종목 레버리지를 매매한 투자자들은 손해를 보고 있다. 일간 수익률을 기준으로 배율을 맞추는 상품에서, 등락이 반복될수록 누적 수익률이 불리하게 깎이는 ‘음의 복리효과’ 때문이다.상장 이후 이달 3일까지 삼성전자는 0.81% 올랐는데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는 10.75% 하락했다. 상품 구조상으론 본주가 0.81% 오르면 레버리지 ETF는 1.62% 올라야 하지만 음의 복리효과가 강하기 때문에 10.75%나 빠진 것이다. 마찬가지로 SK하이닉스는 8.11%나 올랐는데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1.35% 하락했다.보유 기간이 길수록 커지는 음의 복리효과 때문에 자산운용사들은 출시 당시 일주일 이상 보유하지 말고 단기로만 가지고 있으라는 안내까지 했다. 하지만 상당수 투자자들은 레버리지 ETF를 매수했다가 주가가 하락하자 손절하지 못하고 울며 겨자 먹기로 장기 보유하게 되면서 손실을 키우고 있다.한국투자증권이 자사 고객들의 계좌를 분석한 결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평균 보유 기간은 15~17일가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출시된 지 37일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타보다는 반도체 업황에 베팅하며 계속 들고 가는 투자자들이 많다고 해석할 수 있다.더구나 자금 부족을 만회하기 위해서 자산 규모가 작은 투자자들이 레버리지를 많이 매수하는 것으로 나타나서 레버리지 투자 피해 역시 자산 규모에 따라 비대칭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증시 활황에 따라 증권사들의 신용공여 한도가 다 차서 신규 신용거래가 어려워지자 레버리지 ETF 수요가 커진 것이다.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투자자를 자산 규모별로 보면 3000만원 미만인 투자자들은 자산의 21%를 해당 종목에 투자했지만 자산 규모 10억원 이상인 투자자들은 9%를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한 증권사 PB센터 직원은 “자산가들은 레버리지 ETF가 음의 복리효과 때문에 손실을 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알고, 동원할 수 있는 대출 수단도 많다”며 “그러다보니 다른 대출을 받아 본주나 반도체 ETF에 투자하지, 레버리지 ETF를 매수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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