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랠리에 곳간 채운 삼성생명… 금융 계열사 ‘낙수효과’

삼성생명, 삼성전자 지분 매각·배당으로 실탄 확보KDB생명 인수전 참전… “M&A 적극 검토”삼성증권 증자 가능성도 거론 삼성전자 주가가 급등하면서 그동안 보수적인 경영 기조를 유지해온 삼성 금융계열사의 행보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가장 먼저 수혜를 입은 곳은 삼성전자 지분가치 폭등으로 막대한 자본 실탄을 쥔 삼성생명으로, 불어난 맷집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시동을 걸고 나섰다.계열사인 삼성증권도 대규모 자본확충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되며 시장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코스피 지수가 8000선을 회복한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표시돼있다./연합뉴스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힘입어 삼성전자 주가는 최근 1년 폭등했다. 1년 전 5만원 수준이던 주가는 지난해 말 10만원을 넘은 데 이어 최근엔 30만원을 돌파했다. 1년 상승률이 400%에 육박한다.덕분에 최대주주인 삼성생명은 막대한 현금을 확보하게 됐다. 자금을 마련한 경로는 두 가지다.우선 삼성생명은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에 맞춰 보유 지분을 일부 처분했다.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소각하면 삼성생명의 지분율이 자연스럽게 높아지는데, 이에 따라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이 규정한 비금융사 지분 보유 한도(10%)를 초과할 위험이 커졌다.그러자 삼성생명은 지난 3월 블록딜을 통해 삼성전자 지분 0.11%(약 624만주)를 매각했다. 매각 대금은 1조2000억원을 넘는다.여기에 삼성전자의 대규모 배당도 예정돼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연간 9조8000억원의 정규 배당과 1조3000억원의 추가 배당을 포함한 올해 배당 계획을 확정했다.키움증권은 “최근 삼성전자의 2024~2026년 잉여현금흐름(FCF) 컨센서스가 265조원까지 늘었다”며 “이 경우 삼성생명이 기대할 수 있는 2027년 순이익 증가분은 6조원에 달한다”라고 했다.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본사. 2025.2.14 ⓒ 뉴스1 김성진 기자 풍부한 실탄을 확보한 삼성생명은 곧바로 M&A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당초 한국투자금융지주와 흥국생명 간 경쟁이 예상됐던 KDB생명 예비 입찰에 뛰어들어, 인수 전담 조직까지 꾸리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금을 확보한 삼성생명이 M&A 시장의 ‘큰 손’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삼성생명도 최근 IR 행사에서 적극적인 투자 의지를 내비쳤다. 회사는 “삼성전자 배당금은 이익잉여금에 반영되는 만큼 경상이익 성장률 이상으로 주당배당금을 확대할 것”이라며 “이 외 축적되는 초과자본은 보험과 자산운용 부문에 대한 해외 M&A와 자산운용 다변화, 시니어 리빙 사업 등 신사업 투자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삼성 금융그룹의 맡형인 삼성생명이 공격적인 행보에 나서면서 다른 금융계열사에도 온기가 퍼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삼성생명은 삼성자산운용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고 삼성증권(29.6%·특별관계자 포함), 삼성카드(71.8%), 삼성화재(19.6%)의 대주주다.특히 시장의 관심은 삼성증권의 자본 확충 가능성으로 향한다. 대형 증권사 경쟁의 본질이 자기자본 규모에 따른 사업 확장성에 달려 있어서다.삼성증권의 자기자본은 3월 말 기준 8조원을 넘어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 사업 추진 요건을 갖췄다. 그러나 업계 전반의 자본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삼성증권 역시 추가 증자를 통한 체급 키우기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두둑한 실탄이 삼성증권의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뒷받침할 것이라는 분석이다.앞서 NH투자증권은 지난해 6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 데 이어 지난 6월 최대주주인 농협금융지주로부터 4000억원을 추가 출자받았다. KB금융지주도 KB증권에 1조원을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증자가 완료되면 KB증권의 자기자본은 9조원 수준으로 늘어나 IMA 사업 요건을 갖추게 된다.이에 대해 삼성생명은 “현재 시점에서 (금융 계열사에 대한) 추가 지분 인수 계획은 없다”면서도 “주주가치 제고와 회사 성장이라는 원칙에 따라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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