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이번엔 ELD에 '화들짝'…상품·약관 손질

코스피 급등에 '녹아웃' 된 ELD, 최저 금리로ELD 판매 은행들, 녹아웃 기준 높이거나 없애ELS 타격 KB국민은행 ELD 가입 단계도 손 봐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불완전판매 사태를 겪은 은행권이 이번에는 지수연동예금(ELD)의 '녹아웃(knock-out)' 조건을 손보고 있다.국내 증시가 빠르게 뛰면서 고수익을 기대하고 가입한 ELD가 오히려 최저금리만 적용받는 구조가 되자 은행권은 녹아웃 조건을 없애거나 발동 기준을 높이는 식으로 상품을 바꾸고 있다. 특약도 손질했다.ELD는 만기까지 유지하면 예금자보호를 받을 수 있는 원금보장형 상품이지만 코스피200 등 기초지수 움직임에 따라 만기 이율이 달라진다. 특히 상승녹아웃형은 지수가 정해진 수준을 한 번이라도 넘으면 고수익 조건이 사라지고 최저금리만 적용된다. 문제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증시 급등이다. 고수익을 기대하고 가입한 녹아웃형 ELD가 지수 급등으로 오히려 최저금리만 적용받는 사례가 늘 수 있어서다. 코스피200이 지난해 90% 넘게 오른 데다, 올해 들어서도 140% 이상 상승하면서 이 지수에 주로 연동되는 녹아웃형 ELD 가입자에게는 되레 악재가 됐다.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지난해와 올해 초 판매한 녹아웃형 상품은 대부분 녹아웃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귀띔했다.은행권은 증시 급등 속 녹아웃 기준을 높이거나 없애는 방식으로 ELD 상품 조건을 조정하고 있다.KB국민은행은 녹아웃 기준을 높여 왔다. 올해 초 판매한 'KB Star 지수연동예금 26-1호' 고수익형은 코스피200이 20% 넘게 오르면 최저금리가 적용됐지만 5월 판매한 26-4호는 기준을 25% 초과로 높였다. 대신 최고금리는 연 11.2%에서 10.75%로 낮췄다.다음 달 13일부터는 상품 조건과 운용 방식에 따라 가입 대상을 제한할 수 있도록 특약도 고친다. 개별 상품(회차) 수익구조나 운용 조건 등 기타 합리적 사유에 따라 가입 대상을 제한할 필요가 있을 경우 상품설명서 등을 통해 달리 정할 수 있다는 조항을 새로 넣었다.당장 특정 고객 가입을 막겠다는 건 아니지만 상품 조건이 복잡한 회차의 경우 고객이 내용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지 따져보고 판매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신한은행은 지난달 판매한 ELD 26-8호에 코스피200이 25%를 넘으면 녹아웃되는 조건을 뒀지만, 이달 판매를 마친 세이프지수연동예금 26-9호에서는 해당 조건을 없앴다. NH농협은행은 최근 판매한 ELD 26-4호에서 수익Ⅰ형과 수익Ⅱ형의 만기 수익 구간 상단을 각각 35%, 45%로 설정했다. 안정Ⅰ형에는 녹아웃 조건을 적용하지 않았다.금융권 일각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이 홍콩 H지수 ELS 불완전판매 사태의 학습효과와 무관치 않다고 본다. ELS와 ELD는 원금 손실 가능성 등 상품 성격이 다르지만 핵심 조건에 대한 설명이 충분했는지를 두고 사후 민원이 제기될 수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홍콩 H지수 ELS 최대 판매사였던 국민은행이 상품 조건 조정에 더해 가입 대상 제한 근거까지 마련한 점도 이런 해석에 힘을 보탠다.▷관련기사 : ELS 과징금 1.4조→6000억…'금소법 적용 첫 사례' 감안 감경(2026.06.04)금융감독원도 지난 4월 주요 은행에 ELD의 녹아웃 조건으로 기대수익과 실제 수익 간 차이가 커질 수 있는 만큼 수익 조건과 중도해지 때의 불이익을 충분히 설명해 불완전판매를 막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ELD 판매 열기는 올해 다소 식은 모습이다. 주요 4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NH농협) 합산 ELD 판매액은 지난해 12조3338억원에 달했지만 올해는 지난 19일 기준 4조703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판매액의 약 3분 1 수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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