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이익률 85%, 빅테크 다 제쳐 … "슈퍼甲 메모리 질주"

전략자산 된 메모리반도체 공급부족에 시장 역전선주문 받고 생산자 가격결정삼전닉스, 장기계약 물량 늘어메모리 호황 멈춰도 수익 확보목표가 55만전자·420만닉스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오랜 공식이 깨지고 있다. '공급 과잉→가격 급락→감산'으로 이어지던 경기 순환 대신 인공지능(AI) 수요가 시장을 떠받치면서 메모리가 범용 부품에서 전략 자산으로 재평가받고 있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24일(현지시간) 발표한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은 이 같은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치킨게임 끝났나…바뀐 수익구조이번 분기 마이크론의 매출 총이익률은 84.9%로 메타(81.9%)와 엔비디아(75%)를 제치고 미국 주요 기술기업 가운데 가장 높았다. 브로드컴(69.5%), 마이크로소프트(67.6%), 알파벳(62.4%)과 비교해도 격차가 크다. 엔비디아의 마진이 2024년 초 79% 선에서 정점을 찍었던 점을 감안하면 범용 부품 생산업체로 여겨져온 기업의 가격 결정력이 뒤집힌 셈이다. 변화의 핵심은 판매 방식이다. 마이크론은 이번 분기에만 16건의 전략적 고객협약(SCA)을 체결해 총 220억달러 규모 공급계약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 계약에는 최소 구매 의무, 선수금 지급, 가격 하한선 등이 포함됐다. 앞으로 매출로 인식할 계약잔여매출(RPO)은 1000억달러에 달한다. 메모리를 생산한 뒤 시황에 따라 판매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고객이 물량과 가격을 미리 확정하는 '선주문'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는 의미다. 금융투자 기업 서스쿼해나의 메흐디 호세이니 애널리스트는 "'메모리 월(Memory Wall)'이 현실화되면서 고객들은 프리미엄을 지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이런 변화의 배경에는 풀리지 않는 공급 부족이 자리한다. 산자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AI 수요와 공급 제약으로 타이트한 수급이 내년 이후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공급이 언제 수요를 따라잡을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퀄컴까지…AI 랠리 GPU 너머로차세대 경쟁의 무게중심도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와 7세대(HBM4E)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마이크론은 HBM4가 주요 고객사 플랫폼에 공급되고 있으며, HBM4E는 내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퓨처럼그룹의 대니얼 뉴먼 CEO는 "AI 구축 규모는 매번 과소평가돼 왔고, 메모리는 공급 제약 속에 계속 프리미엄 가격을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같은 날 퀄컴도 2029회계연도 데이터센터 매출 목표로 150억달러를 제시하면서 스마트폰 의존에서 벗어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메타가 채택하기로 한 데이터센터용 중앙처리장치(CPU) '드래건플라이 C1000'을 공개했고, 엔비디아 '쿠다(CUDA)'에 맞설 소프트웨어 기업 모듈러도 인수했다. 퀄컴은 자동차용 설계 수주 잔액도 650억달러로 늘렸다고 밝혔다. AI 투자 수혜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넘어 메모리와 CPU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삼전닉스 기대감에 목표가 상향장기 계약이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큰 변동성을 완화하는 효과가 마이크론을 통해 확인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동일한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선 내년 기준 전체 D램 물량의 20~30%, 낸드 물량의 20%가 장기 계약으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조사별 D램 장기 계약 비중 추정치는 삼성전자 30%, 마이크론 20%, SK하이닉스 18% 수준이다. 장기 계약은 향후 메모리 업황이 꺾인다고 해도 안정적인 물량을 유지해주기 때문에 대규모 투자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는 효과까지 있다. 당장 메모리 상위 3사가 2028년부터 생산능력이 크게 증가함에도 후속 설비 투자를 이어가는 상황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대감에 KB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53만원에서 55만원으로 올렸고, 미래에셋증권도 55만원을 제시했다. SK하이닉스에 대해서도 주가 상승 기대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25일 미래에셋증권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기존 380만원에서 420만원으로 대폭 상향했다.이날 국내 증시에서 개인투자자들은 SK하이닉스를 2조원어치, 삼성전자를 6000억원어치 순매도했지만 기관이 두 종목을 합쳐 3조6000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주가를 견인했다. 마이크론 실적 발표를 계기로 두 종목이 반등하자 개인은 누적된 상승분을 현금화한 반면 기관은 메모리 업황 개선과 HBM 수요 확대를 근거로 비중을 확대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로 투자심리가 고조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며 "반도체 업종으로 수급이 집중되면서 업종별 차별화가 뚜렷해지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실리콘밸리 원호섭 특파원 / 서울 이덕주 기자 / 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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