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쓰다가 인생 다 망쳐요”…집도 사람도 무너진 파괴적인 ...

LEVERAGE(레버리지)힘은 미약했으나, 결과는 창대했다.인간은 미약한 근력으로, 마천루를 쌓아 올렸다. 지렛대의 힘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레버(Lever 지렛대)의 발견으로 인간은 새로운 건축의 전기를 맞이했다. 지렛대의 전능함이 경이로워서 인간은 이를 돈의 세계에도 끌어당겼다. ‘레버리지’의 등장이었다. 인간은 비천한 자금으로 거대한 부를 일궜다.지렛대의 힘은 유용한 만큼이나 파괴적이었다. 건축에도, 금융에도 마찬가지였다. 오늘날처럼 지렛대를 다시 생각하기 좋은 날은 없을 것이다. 주식 불장에 레버리지를 안고 뛰어드는 불개미투성이니까. 루카스 반 발켄 보르흐의 ‘바벨탑’. 1594년 작품.지렛대의 원리를 발견한 인류레버, 지렛대가 처음 인류에게 등장한 건 지금으로부터 7000년 전이었다. 기원전 5000년 고대 이집트는 저울의 원리를 깨달았다. 받침대 위에 긴 나무를 얹어, 짧은 쪽에는 무거운 돌을 올려놓고, 긴 쪽에는 옮겨야 하는 물건을 매달았다. 작은 힘으로도 무거운 물체를 옮길 수 있다는 물리의 법칙을 체감한 것이었다.고대 이집트인은 지렛대의 원리를 소소한 물건 옮기기에 사용하다가, 나중에는 건물을 짓는 데까지 나아갔다. 100톤에 달하는 오벨리스크를 지었다. 무거운 건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들에겐 지렛대가 있었으니까. 두 사람만 있으면 6톤 무게의 돌까지 들어 올렸다. 고대 이집트에 웅장한 피라미드가 즐비한 배경이었다. 지렛대를 사용하는 고대 이집트인.건축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이들은 고대 그리스인들일 텐데, 이들 역시 지렛대의 열렬한 추종자들이었다. 기원전 3세기 수학자 아르키메데스는 지렛대의 원리에 전율하던 학자였다. 그는 말했다. “내게 지렛대와 받침대만 다오. 지구라도 들어 올릴 테니.” 그는 허풍선이였지만, 일말의 진심을 담고 있었다.지구만큼이나 웅장하고 아름다운 파르테논 신전을 산꼭대기에 짓는 ‘기적’을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인간은 보잘것없는 근력으로 세상을 더욱 웅장하고 아름답게 꾸몄다. “인간은 도구를 쓸 줄 알아야지.” 루돌프 폰 엠스의 ‘세계 연대기’.지렛대는 고대 로마인들이 사용하던 라틴어에서 ‘Lavare’가 처음 생겨났다. 가볍다는 뜻이었다. 지렛대라는 물건에 적확한 표현이었다. 14세기 중세 영어에서 ‘Lever’라는 단어가 나왔다. 오늘날 우리가 아는 ‘레버’의 등장이었다. 1724년에는 ‘지렛대의 작용’을 의미하는 레버리지라는 명사까지 태동했다.레버리지 금융의 세계를 만들다인간은 레버리지를 극단으로 발전시켰다. ‘캔틸레버(cantilever)’였다. 벽을 지렛대로 활용하면 기둥 없이도 건물을 지을 수 있다는 원리의 발견이었다. 기둥이 없는 만큼 공간은 넓어지고, 넓어진 공간 속에서 인간은 더 많은 자유와 풍요를 누렸다.레버리지는 경이로운 힘이었으므로, 건축에만 애용되기엔 아까운 것이었다. 인간은 기어이 돈의 세계에 레버리지를 끌어들였다. 작은 힘으로 큰 무게를 움직이는 지렛대의 원리는, 작은 돈으로 큰돈을 움직이는 금융의 원리로 안착했다. 19세기 미국에서 첫 레버리지가 등장했다. 빌린 자본을 지렛대 삼아 본인의 수익률을 극단적으로 끌어올리는 전략이었다. 돈맛은 짜릿한 것이어서 인간은 레버리지의 단맛에 중독되고 있었다. 기업은 돈을 빌려서 사업했고, 시민은 돈을 빌려 집을 샀다. “투자를 아직도 제 돈으로 한단 말이오? 하이닉스 레버리지 몰라요?” 에드가 드가의 ‘증권거래소에서’.건축의 레버리지가 웅장한 건물을 만들었다면,금융의 레버리지는 도시와 현대 문명을 건설했다. 19세기 미국의 대륙횡단 철도, 운하 건설, 대규모 항만은 여러 자본의 융합 속에서만 만들어질 수 있어서였다. 은행이나 채권시장, 증권시장에서 조달되는 막대한 자본이 없었더라면, 오늘날 도시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자본주의는 욕망을 먹고 자라고, 레버리지는 욕망에 불을 지폈다.기사 전문은 매일경제신문의 프리미엄 재테크 콘텐츠 플랫폼 매경플러스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에서 ‘매경플러스’를 검색하거나 아래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연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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