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몰 열었을 뿐인데 5일 만에 첫 주문…글로벌 직판의 새 공식 뜬다

카페24 기반 글로벌 D2C 확산…‘시장 검증 후 투자’ 트렌드 지속[사진=수이마르 일본몰 갈무리][디지털데일리 왕진화기자] 일본 온라인몰을 연 지 닷새째 되던 날, 여성 컨템퍼러리 브랜드 수아마르의 심수연 대표는 예상치 못한 알림을 받았다. 공식 론칭 소식도 알리지 않았고 광고도 집행하지 않았지만 일본 소비자가 먼저 제품을 구매한 것이다.젠더리스 뷰티 브랜드 콰티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일본몰 구축 이후 운영 점검을 진행하던 중 첫 주문이 들어왔다. 배송 환경조차 완전히 정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오픈 일주일 만에 발생한 주문이었다.공통점은 두 브랜드 모두 대규모 자본이나 해외 전담 조직을 갖춘 기업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해외 소비자는 예상보다 빠르게 반응했다. 해외 진출의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신호다.◆“준비부터” 아닌 “검증부터”…해외 진출 공식 바뀐다=그동안 해외 진출은 현지 법인 설립과 인력 확보, 마케팅 예산 확보 등 상당한 준비를 마친 뒤 시작하는 프로젝트로 여겨졌다. 시장 진입 이전에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최근 글로벌 D2C(Direct to Consumer) 시장에서는 다른 접근법이 확산되고 있다. 대규모 투자를 선행하기보다 먼저 시장 반응을 확인하고, 실제 수요가 검증된 뒤 투자 규모를 확대하는 방식이다.수아마르는 국내 온라인몰 데이터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가능성을 발견했다. 별도의 마케팅 활동 없이도 일본 방문자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었고, 브랜드가 추구하는 소재와 실루엣 중심의 디자인이 일본 소비자 취향과 맞닿아 있다는 판단이 나왔다.[사진=콰티 일본몰 갈무리]콰티 역시 해외 수요를 먼저 경험했다. 러시아 바이어로부터 3만개 규모 주문을 수주하며 글로벌 시장 가능성을 확인했고, 이후 오프라인 행사에서 만난 일본 소비자들의 반응을 바탕으로 첫 진출 국가를 일본으로 정했다.문제는 실행 단계였다. 언어 번역부터 검색엔진최적화(SEO), 현지 결제 시스템 구축까지 직접 준비하기에는 시간과 비용 부담이 적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카페24의 프리미엄 서비스 ‘카페24 프로(PRO)’가 활용됐다. 국내 쇼핑몰을 기반으로 해외몰 구축과 현지화 번역, SEO, 결제 환경 구성 등을 지원하면서 해외 진출 과정의 진입장벽을 낮췄다.그 결과 수아마르는 일본몰 오픈 5일 만에, 콰티는 오픈 1주일 만에 첫 주문을 확보했다. 성공을 확신한 뒤 시장에 진입한 것이 아니라 시장 반응을 통해 가능성을 확인한 사례다.◆숫자가 보여주는 변화…해외 직판 시장 성장세 지속=이 같은 흐름은 개별 브랜드 사례에만 머물지 않는다. 해외 소비자가 한국 브랜드를 직접 구매하는 시장 자체가 확대되고 있다.온라인 해외 직접판매 시장은 최근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해외 소비자가 플랫폼이나 유통사를 거치지 않고 한국 브랜드 공식몰에서 직접 구매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글로벌 직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카페24 내부 데이터 역시 이러한 변화를 보여준다. 카페24 글로벌몰 거래액은 2025년 2분기 이후 5개 분기 연속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성장했다.주목할 부분은 성장률 자체보다 시장 방향성이다. 외부 시장 통계와 플랫폼 데이터가 모두 같은 흐름을 가리키고 있다는 점에서 해외 직판은 일부 성공 브랜드의 특별한 사례가 아니라 하나의 시장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에는 해외 판매가 일부 브랜드의 도전 영역에 가까웠다면, 이제는 다양한 규모의 브랜드가 시도할 수 있는 사업 모델로 변화하고 있는 셈이다.[사진=카페24]◆K-뷰티 넘어 생활용품까지…판매 품목·국가 모두 넓어진다=해외 소비자들의 관심 분야도 변화하고 있다. 카페24 글로벌몰 데이터를 보면 생활·건강 카테고리가 전체 거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식품과 스포츠·레저, 반려동물용품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자동차 부품과 문구·사무용품은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새로운 수요처로 떠오르고 있다.이는 해외 소비자의 관심이 K-뷰티와 K-패션에만 머물지 않고 생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특정 산업을 넘어 다양한 소비재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다.국가별 지형도도 달라지고 있다. 미국은 여전히 가장 큰 시장으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일본 역시 주요 소비 시장으로 자리하고 있다. 동시에 신흥 시장의 성장도 눈에 띈다. 대만은 전년 대비 75% 이상 성장했고 중국은 120%, 호주는 204% 성장률을 기록했다. 글로벌 판매 기회가 미국과 일본에만 집중되지 않고 다수 국가로 분산되고 있다는 신호다.수아마르는 일본 시장에서 확인한 수요를 바탕으로 대만 등 아시아 시장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콰티 역시 일본을 시작으로 미국과 대만 등으로 판매 지역을 넓혀갈 계획이다.두 브랜드 모두 거대한 조직을 먼저 구축하지 않았다. 데이터를 통해 가능성을 발견했고, 시장의 실제 반응을 확인한 뒤 다음 단계를 결정했다. 해외 진출의 문법이 바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과거에는 준비가 끝난 뒤 시장에 들어갔다면, 지금은 시장 반응을 먼저 검증하고 성과가 확인된 곳에 자원을 집중하는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관련 업계 관계자는 “해외 소비자는 이미 한국 브랜드를 찾고 있는데,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시장의 존재 여부가 아니라 그 수요를 얼마나 빠르게 확인하고 연결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글로벌 직판은 더 이상 일부 기업의 실험이 아닌, 이미 움직이고 있는 시장의 현재진행형 흐름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