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발사체 더 쏴야”...우주청, 자체발사능력에 ‘올인’

[오태석 우주항공청장 간담회]아리랑 6호, 5번째 발사 연기자체 대형발사체 없는 한계탓“발사체 역량 확대를 최우선”누리호, 오는 9월 5차 발사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이 지난 25일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우주 산업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우주항공청]올해 하반기로 예정됐던 다목적실용위성(아리랑) 6호 발사가 또 다시 연기됐다. 유럽 아리안스페이스의 발사체로 발사하기로 했으나, 해외 위성 제작이 지연되면서 발사 자체가 연기된 탓이다. 우주항공청은 향후 자체 발사체 역량을 대폭 키우겠다는 목표를 공개했다.우주항공청은 지난 24일 사천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아리랑 6호의 발사 일정을 조정한다고 밝혔다.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은 “아리안스페이스의 베가C 발사체에 함께 탑재돌 예정인 해외 위성의 개발 일정이 지연되면서 아리랑 6호의 금년 내 발사가 어렵게 됐다”며 “내년 2분기 발사를 목표로 일정을 조정할 것”이라고 했다. 아리랑 6호는 한반도의 전천후 기상·해양 관측 임무를 맡은 위성이다.아리랑 6호의 발사 연기는 벌써 5번째다. 당초 2020년 러시아 발사체로 발사할 계획이었으나, 아리랑 6호의 제작이 늦어지면서 처음 연기됐다.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이 벌어지면서 대체 발사체로 아리안스페이스의 베가C를 선택했으나, 안전성 문제와 해외 위성 제작이 늦어져 수 차례 연기됐다. 당초 계획보다 7년이나 늦어진 것이다.발사가 연기된 아리랑 6호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장기간 보관된다. 한국의 우주 개발 계획이 지연되고 부담 비용도 늘어나지만 현재로선 기다리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오 청장은 “지금 아리안스페이스와 계약을 해지해도 바로 발사 일정을 잡을 수 없다”며 “자칫하면 2029년까지 기다려야 하는 게 발사체 시장의 현 상황”이라고 했다.한국은 지난해부터 매년 누리호를 발사할 계획이지만 아리랑 6호는 누리호에 탑재할 수 없다. 아리랑 6호는 지름 2.7미터, 높이 4.8미터 크기인데, 누리호의 탑재 공간보다 크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이 대형 발사체를 갖지 못한 탓에 스스로 발사 일정을 정하지 못하고 휘둘리는 형국이다.우주데이터센터 직접 건설하기보다핵심기술 실증해 속도전으로 가야우주항공청은 향후 자체 발사체 역량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오 청장은 “첫 번째로 할 일이 발사체 역량을 확대하는 것”이라며 “저궤도 위성 통신, 우주 데이터센터 등 향후 우주 과제들이 많은데 발사체가 든든하게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누리호 반복 발사, 연 2회 이상 발사 등을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추진 중이다. 누리호 5차 발사는 오는 9월에 이뤄질 전망이다.현재 스페이스X가 발사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지만, 우주항공청은 한국이 시장에 진입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세계적으로 위성 발사 수요가 급증하면서 스페이스X만으로는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스페이스X 발사 일정을 잡으려면 3년 이상 기다려야 하고, 유럽도 자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수준이다.오 청장은 “미국을 제외하면 해외에도 마땅한 발사체를 가진 나라가 없다”며 “중국은 지정학적으로 완전히 다른 시장인 만큼 한국에 기회는 열려 있다”고 봤다. 현재 국내 발사체 개발 스타트업은 이노스페이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우나스텔라 등이 있는데, 오 청장은 “2030년대에는 발사체 기업이 더 많아질 거고, 더 많아져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이를 위해 우주항공청은 내년 7월 민간 전용 발사장을 구축하고, 2028년에는 제2우주센터 사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발사 인프라를 구축하고 발사 횟수를 늘려 시장성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오는 29일에 민간 발사장 활용 가이드라인이 발표될 예정이고, 제2우주센터는 현재 건립 후보지 공모가 진행 중이다.오 청장은 이날 한국의 주도적인 우주 전략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국제 협력은 당연히 중요하지만, 해외에서 한다고 해서 우리가 다 따라갈 필요는 없다”며 “반도체, 통신 장비 등 비우주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우주 시장에 들어오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우주 산업 공급망에서 핵심 병목 기술을 차지하겠다는 전략이다.최근 주목받는 우주 데이터센터에 대해서도 오 청장은 “한국이 굳이 우주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만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대신 우주 반도체, 태양전지 같은 데이터센터 핵심 기술을 빠르게 개발하고 실증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오 청장은 “우리가 직접 데이터센터를 만들 게 아니라 어디서 강점을 발휘할지를 잘 찾아야 한다”고 했다.미국 아르테미스 협력도 강점에 기반한 역할을 찾는 중이다. 오는 7월 말 우주항공청은 미 항공우주국(NASA)와 아르테미스 워크숍을 개최한다. 오 청장은 “NASA도 최근 달기지를 중심으로 정책 우선순위가 바뀌고 있는데, 현재 구체적인 협력 아이템 논의를 하고 있다”며 “우리 경쟁력을 우주에 접목한다면 분명 기여할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통신, 모빌리티 등을 예로 들었다.[사천 최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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