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EV결산] '아이오닉5' 버틴 현대차, 기아에 주도권 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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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는 올 상반기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판매량은 전년 대비 증가했지만 기아와 비교했을 때 시장 장악력은 상대적으로 약했다. 기아가 올 상반기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7만2078대를 판매한 반면 현대차는 3만9575대에 그쳤다. 가성비 전기차로 자리매김해야 할 캐스퍼 일렉트릭의 판매 부진과 아이오닉5의 '게임 체인저' 역할 약화 등이 복합적인 원인으로 지적된다.6일 현대차 실적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46.5% 증가한 3만9575대다. 아이오닉5는 73.2% 증가한 1만1894대가 팔렸고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이오닉9은 100.6% 증가한 7239대가 판매돼 뒤를 이었다. 아이오닉6는 전년 대비 68.4% 증가한 4975대가 판매됐다. 외형상 성장세는 분명했지만 기아와 비교하면 현대차의 상반기 전기차 판매량은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현대차의 베스트셀링 전기차인 아이오닉5의 상반기 판매량은 기아 EV3(1만8431대), EV5(1만5965대), PV5(1만5000대)에 미치지 못했다. 기아는 EV3·EV5·PV5 등 신차 3종이 모두 1만5000대 이상 판매됐지만 현대차는 아이오닉5 1개 차종만 1만대를 넘겼다. 기아가 신차 라인업 전반에서 고른 판매 성과를 낸 것과 달리 현대차는 아이오닉5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던 셈이다.현대차는 3월 아이오닉9의 '올해의 차' 수상을 기념해 아이오닉5, 아이오닉6, 아이오닉9 등에 100만원 할인 혜택을 제공했다. 이어 6월에는 '2027 아이오닉5'를 출시하며 모던 트림 가격을 기존 대비 160만원 낮춘 5290만원으로 책정했다. 하지만 이 같은 가격 전략에도 기아 주요 전기차를 압도할 만한 판매 성과는 내지 못했다.주행 중인 현대차 아이오닉9/사진 제공=현대차현대차가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한 배경에는 신차 효과 부족이다. 특히 현대차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가 아직 국내 판매 전기차에 적용되지 못했다는 점과 주행보조 기술에 대한 기대감 약화도 부진의 원인으로 손꼽힌다. 현대차는 올 상반기 유럽 전략형 전기차 '아이오닉3'에 16:9 비율의 플레오스 커넥트를 우선 적용했다. 반면 국내에서는 그랜저와 아반떼 등 내연기관차 중심으로 플레오스 커넥트를 먼저 탑재했다. 국내 전기차 소비자 입장에서는 현대차 전기차 라인업에서 체감할 수 있는 인포테인먼트 변화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던 셈이다.현대차는 6일 현재 2세대 아이오닉5와 소형 전기차 XV1(프로젝트명)을 개발 중이다. 해당 차량들은 플레오스 커넥트를 탑재할 가능성이 높지만 실제 양산 시기는 2027년 이후로 예상된다. 결국 현대차 입장에서는 올해 하반기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기아를 단숨에 압도할 만한 신차 카드가 부족한 상황이다.현대차는 올 하반기부터 광주광역시에 아이오닉5 기반 자율주행 테스트카 200여대를 투입한다. 이를 통해 완전 자율주행 시대를 앞당긴다는 계획이지만 현재까지 국내 판매된 아이오닉5의 주행보조(ADAS) 기능 강화 소식은 없다. 현대차는 올해 도심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내비게이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2(NSCC 2)' 기능을 새롭게 선보였다. 그러나 해당 기능은 8세대 아반떼에 최초 적용됐다. 전기차 라인업의 상품성 강화로 이어지지 못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현대차 전기차 판매 증가에 핵심 역할을 해야 할 캐스퍼 일렉트릭의 부진도 부담이다. 실구매가 2000만원대 소형 전기차인 캐스퍼 일렉트릭은 올 상반기 전년 대비 2.0% 감소한 4431대 판매에 그쳤다. 현대차 전기차 중 유일하게 판매량이 감소한 모델이다. 캐스퍼 일렉트릭을 생산하는 광주글로벌모터스 공장 사정 등이 상반기 판매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현대차는 올해 국내에 새롭게 투입할 신형 전기차가 없는 상황이다. 대신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대형 전기 SUV GV90 공개를 앞두고 있다. GV90은 가격대가 높은 대형 SUV인 만큼 현대차그룹 전체 전기차 판매량을 크게 끌어올리기보다는 향후 전동화 기술력과 프리미엄 전기차 전략을 보여주는 상징적 모델이 될 가능성이 크다.결국 현대차의 올 상반기 전기차 성적표는 '성장했지만 주도하지 못한' 결과로 요약된다. 판매량 자체는 늘었지만 기아의 신차 공세와 비교하면 시장 내 존재감은 약했다. 하반기에도 뚜렷한 신형 전기차 투입 계획이 없는 만큼 현대차가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다시 주도권을 회복하려면 아이오닉 라인업의 상품성 강화와 차세대 전기차 출시 시점을 앞당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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