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는 불붙고 원화는 밀렸다…환율 대책 무력화에 주가·환율 괴리

코스피 5.42% 오른 8930.30 마감마이크론 깜짝 실적과 높은 전망치에삼전 5.29% 하이닉스 13.06% 랠리환율은 2거래일 연속 1540원 선 마감구두개입에도 상승… RIA 효과도 미미"하반기 환율 1410~1560원 오갈 듯"21일 서울 중구 명동의 환전소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환전을 하고 있다. 뉴스1인공지능(AI) 스타트업 대표 곽모(58)씨에게 코스피 불장은 그야말로 남의 잔치다.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일 년에도 몇 차례씩 해외 박람회장을 찾아야 하는 곽씨 숨통을 죄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550원에 육박했다. 환율 우대율이 낮은 인천공항 환전소에선 달러 가격이 1,600원 선을 돌파한 지 오래다. 2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찾은 곽씨는 "환율이 오르는 수준에 비례해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일이 바쁘다 보니 주식은 시작할 엄두도 나지 않아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가 불기둥을 세우고 있지만, 코스피 내 비반도체 업종은 물론 코스닥과 원화값까지 일제히 추락하면서 시장 내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코스피 매수 사이드카… 코스닥·원화는 싸늘그래픽=신동준 기자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59.28포인트(5.42%) 오른 8,930.30에 거래를 마쳤다. 간밤 미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과 전망치를 내놓으면서 반도체주 투자 심리가 달아올랐다. 장 초반 올해 15번째 매수 사이드카(프로그램매매 호가 효력 정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5.29% 오른 35만8,500원에, SK하이닉스는 13.06% 급등한 291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증시 훈풍은 두 반도체 대장주를 비롯한 일부 기업에 제한됐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832개 종목 중 71.5%는 하락하거나 보합에 머물렀다. 코스닥도 21.50포인트(2.36%) 하락한 887.81에 마감했다. 외환시장 분위기는 싸늘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9원 오른 1,542.7원에 마감했다. 전날에 이어 2거래일 연속 1,540원대 마감이다. 장중엔 1,547원 선까지 오르며 1,550원에 바짝 다가서기도 했다. 강달러 기조에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8,760억 원어치를 팔아치운 영향으로 풀이된다. 통상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 환율은 하락하지만,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환율 공식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주식·환율 괴리 심화… 하반기 1560원 전망도문제는 주가는 치솟고 원화값은 곤두박질치는 양극화 현상이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선 구두개입과 미세조정 등 시장 안정화 조치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외환당국은 8일 "펀더멘털 대비 과도한 변동성과 쏠림을 결코 용인하지 않고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구두개입에 나섰다. 그러나 강도 높은 메시지에도 원·달러 환율은 28거래일 연속 1,500원 선을 웃돌았다. 외환 위기(49일) 이후 가장 긴 흐름이다. 정부가 고환율 대책으로 내놨던 국내시장복귀계좌(RIA)의 환율 안정 효과도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학개미가 RIA 계좌에서 해외 주식을 일부 매도했지만 일반 계좌 등을 통해 다시 매수하면서 환율 인하 효과가 상쇄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도 환율 안정은커녕 증시 변동성만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해외 반도체 레버리지 투자 수요를 흡수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미국 증시에 상장된 반도체 3배 레버리지 ETF 수요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이후 되레 늘었다. 외환당국의 환율 대책이 사실상 무력화됐다는 진단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진정될 경우 하반기 평균 환율이 1,470원을 기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예상 등락 범위는 1,410~1,560원으로 제시했다.연관기사• 복귀하면 양도세 면제에 해외주식 팔았지만...RIA 환율 방어 효과 '미미'(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60213240005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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