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없이 뇌를 제어한다"…'나노의학' 개척한 천진우 교수, 대한민국 최고과학기...

"수술 없이 뇌를 제어한다"…'나노의학' 개척한 천진우 교수, 대한민국 최고과학기... 머스크 뉴럴링크 한계 뛰어넘는 '자기유전학(MAGIC)' 개발수술 없이 뇌 신경회로 정밀 제어"AI 시대 핵심은 인간 뇌 이해"뇌질환 치료부터 차세대 BCI까지 새 패러다임 제시 등록 2026-07-06 오후 3:56:04 수정 2026-07-06 오후 3:56:04 가 가 페이스북 트위터 메일 프린트 KAKAO URL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Neuralink)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는 뇌컴퓨터인터페이스(BCI) 기술을 활용해 뇌 신호를 읽거나 자극해 컴퓨터와 외부 기기를 제어하려는 연구가 활발하다. 다만 기존 BCI 기술은 뇌에 칩을 삽입하거나 전기 자극을 가해야 하는 등 침습적 수술이 필요하다는 한계를 안고 있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자기장만으로 뇌 신경을 원격 제어하는 혁신 기술을 개발해 뇌질환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자가 국내 최고 권위의 과학기술상을 수상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올해 ‘대한민국최고과학기술인상’ 수상자로 천진우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천 교수는 세계적인 나노의학 권위자로, 나노 소재를 활용해 질병 진단과 약물 전달, 세포 치료 기술을 혁신하는 연구를 선도해 왔다. 특히 자기장을 이용해 뇌 신경을 비침습적으로 제어하는 ‘나노-자기유전학(Magnetogenetics)’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며 차세대 BCI와 난치성 뇌질환 치료 분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정진호은 “과학기술 관련 기관과 단체의 추천을 받은 후보자 20명을 대상으로 엄정한 심사와 검증을 거쳐 수상자를 선정했다”며 “천 교수는 나노과학과 생명공학을 융합해 질병 진단, 세포 치료, 뇌 회로 교정 등 기존 의학의 한계를 뛰어넘는 연구 성과를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천진우 연세대 언더우드 특훈교수가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 수상 소감을 전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강민구 기자)나노·자기유전학 연구로 新 치료 패러다임 제시 천진우 연세대 교수는 자기장을 이용해 뇌 신경회로를 비침습적으로 제어하는 ‘자기유전학(Magnetogenetics·MAGIC)’ 기술을 개발하며 차세대 뇌컴퓨터인터페이스(BCI) 기술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천 교수는 나노기술과 자기유전학을 결합해 자기장만으로 살아있는 동물의 뉴런 활성을 무선·원격 제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뇌를 열거나 전극을 삽입하는 수술 없이도 특정 신경회로를 안전하고 정밀하게 조절하는 연구 성과는 2021년과 2024년 각각 국제학술지 네이처 머티리얼스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에 게재됐다. 현재 BCI 기술은 뇌에 전극이나 칩을 삽입해 신경 신호를 읽고, 이를 AI가 분석해 로봇팔이나 컴퓨터 같은 외부 기기를 제어하는 방식이 주류다. 환자의 의도를 해석해 기기를 움직이는 데는 뛰어나지만, 뇌를 직접 자극해 기능을 구현하는 ‘쓰기(writing)’ 영역에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무엇보다 전극 삽입을 위한 수술이 필수라는 점도 큰 제약이다. 천 교수가 제안한 해법은 나노입자와 자기장을 이용하는 비침습적 방식이다. 특정 나노입자를 체내에 주입한 뒤 외부에서 자기장을 가하면 나노입자가 반응해 뇌세포에 전기적 자극을 전달한다. 전선이나 칩을 뇌에 삽입하지 않고도 뇌 내부에서 전기 신호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핵심이다. 천 교수는 “기존 BCI가 디바이스를 뇌에 ‘심는’ 방식이라면 자기유전학은 ‘약을 주사하는 것’에 가까운 개념”이라며 “침습성을 크게 낮추면서도 원하는 뉴런만 선택적으로 자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은 특히 뇌를 직접 자극하는 ‘쓰기’ 기능에서 강점을 갖는다. 운동 기능 회복과 감각 재현, 파킨슨병 등 신경질환 치료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인간의 의도를 정밀하게 읽어내는 기술은 여전히 기존 전기 기반 BCI가 우위를 갖고 있어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천 교수는 앞으로의 BCI 기술이 ‘전기 기반 읽기’와 ‘자기장 기반 쓰기’가 결합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두 기술은 경쟁 관계가 아니라 서로의 장점을 살리는 상호보완적 기술”이라며 “정밀한 뇌 신호 해독과 안전한 뇌 자극 기술이 결합될 때 진정한 차세대 BCI가 구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뇌 이해하고, 다양한 인체 장기 조절도 기대 이번 연구는 자연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점에서도 주목받는다. 철새와 연어가 지구 자기장을 감지해 수천㎞를 이동하는 원리에서 착안해, 자기장이 생체, 특히 뇌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설을 나노기술로 구현한 것이다. 천진우 교수는 “인공지능(AI)도 결국 인간의 지능을 모방한 기술”이라며 “AI 시대일수록 인간의 뇌를 이해하는 것이 더욱 근본적인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궁극적인 목표는 뇌를 정밀하게 이해하고 자유롭게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도구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쥐 모델에서 기술의 효과를 확인했으며, 현재 영장류 실험과 임상 적용을 목표로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나노입자의 생체 독성 문제와 인간 뇌에서 동일한 효과를 재현할 수 있는지 여부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동물실험의 성과가 사람에게 그대로 이어지지 않는 사례가 많은 만큼 신중하게 연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천 교수는 지난해 출범한 막스플랑크·연세 IBS센터를 기반으로 향후 10년간 장기 연구를 추진한다. 목표는 뇌를 넘어 인체 깊숙한 장기까지 나노 수준에서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차세대 치료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그는 “인간이 아직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한 기관은 뇌가 거의 유일하며, 미래 과학의 중심에도 결국 뇌가 있다”며 “AI와 공존하는 시대에 인간의 뇌를 이해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한 연구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자기유전학은 자기장을 이용해 뇌를 이해하고 제어하는 기술”이라며 “앞으로 뉴런 간 연결망을 정밀하게 규명해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뇌 회로 지도’를 완성하는 것이 연구의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천진우 연세대 언더우드 특훈교수는 △연세대 화학과 학·석사 △미국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 캠퍼스 화학과 박사 △현 연세대 화학과 언더우드 특훈교수 △현 연세 IBS 나노의학 연구단장 △현 막스플랑크·연세 IBS 센터장 △KAIST 화학과 교수 △UCLA 화학과 스탭연구원 △대한민국 젊은과학자상(2003년) △호암상(2015년) △훔볼트상(2023년) △대한민국학술원상(202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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