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사후 약방문식 인프라 관리와 보안 불감증, 선제적 투자로 ...
![[ET단상] 사후 약방문식 인프라 관리와 보안 불감증, 선제적 투자로 ...](https://imgnews.pstatic.net/image/030/2026/07/06/0003444901_001_20260706160151577.jpg?type=w800)
박종호 이앤비정보통신 무선보안사업본부 전무(전 KT 네트워크 관제본부장)우리는 건강을 이야기할 때 심장과, 폐, 혈압과 혈당을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정작 우리 몸 전체를 평생 지탱하는 발의 중요성을 잊고 살아가기 일쑤다. 발은 몸에서 차지하는 면적은 단 2%에 불과하다. 또 평소에는 신발 속에 감춰져 존재조차 잊히기 일쑤다. 하지만 건물의 기초가 무너지면 건물이 흔들리듯, 왜 발이 제2의 심장이라 불리는지, 왜 무릎 통증과 허리 통증의 원인이 발 일 수 있는지, 왜 평발과 족저근막염, 무지외반증이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지 등 발목을 삐끗하거나 극심한 통증이 찾아와야 비로소 깨닫는다. 단, 2%의 무너짐이 온몸의 균형을 깨뜨리고 일상을 마비시킨다는 것을 말이다. 발 건강의 소중함은 역설적이게도 '아파야만' 증명된다.그렇기에 발 건강을 아는 이들은 신발 속 숨은 주역인 '인솔(깔창)'에 주목한다. 특히 수분을 빠르게 흡수하고 방출하는 '천연 소가죽 3D 인솔'은 발의 아치를 안정적으로 받쳐주고, 환경을 쾌적하게 유지해 족저근막염 같은 치명적인 질환을 사전에 막아주는 든든한 방어막이 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신발 안쪽의 작은 투자가 발 전체, 나아가 신체 건강을 지키는 핵심 예방책인 셈이다.우리가 매일 공기처럼 누리는 디지털 세상에도 이 인솔과 똑 닮은 존재가 있다. 바로 국제표준 통신 프로토콜(OSI 7 Layer)의 최하단에 위치한 '계층 1(물리 계층·Physical Layer)'이다.인공지능(AI)과 데이터 센터, 클라우드가 화려한 겉모습이라면, 계층 1은 전기 신호와 광케이블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바닥에서 묵묵히 데이터를 나르는 통신망의 '인솔'이자 '발'이다. 아무리 화려한 디지털 서비스도 물리적인 선로가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단 한 걸음도 뗄 수 없다.그러나 계층 1은 늘 대중의 시선 밖에 머문다. 아무런 문제가 없을 때는 누구도 주목하지 않다가, 공사장 광케이블 절단이나 데이터센터 화재로 통신이 먹통이 되는 대형 장애가 터지고 나서야 사회는 비명을 지른다. 눈에 보이지 않는 기초 인프라 관리를 소홀히 했다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으로, 사고의 순간에만 반짝 중요성을 체감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여기서 우리는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천연 소가죽 3D 인솔'이 발 질환을 예방하듯 완벽한 물리적 선로(계층 1)를 구축했다 해도, 디지털 생태계를 완성하는 최종 종착지는 결국 인간이기 때문이다. 이를 정보통신(IT) 업계에서는 '계층 8(Layer 8:사용자/인간 계층)'이라 부른다. 인간이 걸어갈 방향을 결정하듯, 통신망을 제어하는 최상위 주체는 결국 '사람'이며, 이 계층 8에서 가장 치명적으로 다뤄야 할 가치가 바로 '보안'이다.아무리 굳건한 광케이블을 깔고 첨단 시스템을 구축해 두었더라도, 내부 직원의 사소한 부주의나 관리자의 보안 불감증이라는 '계층 8의 오류'가 발생하면 전체 시스템은 도미노처럼 무너진다. 최근 공공기관이나 기업을 무차별적으로 마비시킨 랜섬웨어 감염 사고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저변에는 기술적 결함보다 인간의 방심이 자리 잡고 있었다. 악성 이메일을 무심코 클릭하는 사소한 행동 하나가 철옹성 같던 네트워크를 내부로부터 통째로 붕괴시킨 것이다.또 기존의 인터넷 기반의 다양한 보안 솔루션뿐만 아니라 점점 위험이 증대되고 있는 무선백도어(Wireless Backdoor) 해킹에 대비도 피할 수 없다. 각종 제어시스템 하드웨어내에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려운 초소형 무선 스파이칩에 의한 해킹 방어도 꼭 필요로 한 Security 계층 8인 것이다.발이 아프고 나서야 걸음의 소중함을 알고, 통신망이 마비되고 나서야 케이블의 가치를 깨닫는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식 태도로는 거대한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지탱할 수 없다.발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신발 속에 좋은 '천연 소가죽 3D인솔' 을 깔듯, 기초 선로인 '계층 1'에 대한 선제적 투자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위에서 시스템을 움직이는 사령탑인 '계층 8'의 철저한 보안 의식과 보안솔루션이 지속적으로 결합할 때, 비로소 우리의 디지털 사회는 질병 없이 안전하게 앞으로 걸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아파야만 깨닫는 발 건강, 사고나야 돌아보는 디지털 인프라와 계층 8의 보안인식 강화 등 모든 사건사고는 보이지 않은 하단에서 시작한다.박종호 이앤비정보통신 무선보안사업본부 전무·전 KT 네트워크 관제본부장 jhpark1326@enbtele.co.kr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