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원 빌려도 역부족"...홈플러스 1년 만에 빚 6000억원 ...

청산가치가 존속가치보다 1조원 이상 높아...M&A 카드도 어려워져작년 손실 1조원 넘어...업계 "우발채무 규모 상당할 것" 법원이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내리면서 홈플러스가 파산 절차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5일 서울 송파구 홈플러스 잠실점 내 매장의 모습. 5월부터 영업을 중단해 물품 매대가 모두 비어있다. 2026.7.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법원이 폐기한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을 이어갈 '마지막 기회'인 2000억원 긴급운영자금(DIP) 실효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회사 최대 주주 MBK파트너스(이하 MBK)가 최대 채권자 메리츠금융그룹(이하 메리츠)과 극적으로 합의해서 자금을 수혈해도 회사 경영 정상화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 1년여간 홈플러스의 채무액이 6000억원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6일 홈플러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회계연도(2025년 3월 1일~2026년 2월 28일) 기준 매입채무, 미지급금, 미지급비용 등 채무액은 1조6065억원으로 1조291억원이었던 전년 대비 5774억원 증가했다.물품 공급업체에 지급할 매입채무는 5565억원에서 5234억원으로 331억원 줄었을 뿐 나머지 비용이 급증했다. 임직원 급여와 소득세, 법인세를 비롯한 각종 공과금 및 판매수수료 등을 포괄한 미지급금이 5665억원, 선순위담보 등 향후 지급해야 할 미지급비용은 5165억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2242억원, 3864억원 늘어났다. 특히 임직원 급여와 세금 등은 가장 먼저 갚아야 할 '공익채권'으로 DIP 2000억원이 홈플러스에 들어와도 금세 소진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홈플러스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수정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회생신청 직전 126개였던 대형마트 점포를 67개로 줄이고, 기업형슈퍼마켓(SSM)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매각해 각종 비용이 약 1조2000억원 감소했다. 이에 따라 납품과 영업만 정상화되면 바로 800억원대 영업이익을 낼 수 있고, 3년 내에 이익 규모가 15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하지만 2000억원 DIP 수혈만으로는 이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남은 기간 극적으로 새로운 인수자가 나타나 기존 채무를 갚고, 점포 매대에 비치할 물품 신규 공급 계약을 맺으려면 이보다 훨씬 큰 금액이 필요하단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홈플러스는 본사 점포 매대도 비어있고 PB(자체 브랜드) 상품만 있다"며 "2000억원은 밀린 직원 급여와 퇴직금을 충당하기에도 부족한 금액"이라고 했다.[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사기와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6.01.13. hwang@newsis.com /사진=황준선홈플러스의 '우발채무' 규모가 상당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홈플러스 매출은 전년(6조9919억원) 대비 17.1% 감소했고, 당기순손실은 1조10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3년 간 2조원 이상 손실을 낸 만큼 재무제표에 드러나지 않은 숨겨진 부채 규모도 적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의 평가다.지난해 6월 삼일회계법인은 홈플러스의 계속기업가치가 2조5058억원, 청산가치는 3조6816억원이란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 결과만 보면 청산(파산) 결정이 합리적이었다. 하지만 법원은 홈플러스 청산 결정 시 1만5000여명의 직원이 일자리를 잃는 '예외 사유'에 해당하고 MBK가 '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를 성사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힌 점을 고려해 지난 1년 4개월 간 회생안을 연장하면서 기회를 줬다. 하지만 잇단 M&A 실패와 자금난 심화로 더 이상 정상적인 경영이 어렵다고 보고 지난 3일 회생계획안 폐지를 결정했다.홈플러스가 지난해 말 법원에 제출한 회생계획안의 실효성이 더 떨어진 이유는 기업형슈퍼마켓(SSM)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판매 대금도 예상치를 크게 밑돈 것도 영향을 줬다. 하림그룹 계열사 NS홈쇼핑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1206억원에 인수했는데, 이는 당초 홈플러스가 법원에 제출한 예상 매각대금 3000억원을 크게 밑돌았다. 자금난 심화로 궁지에 몰리자 예상보다 1800억원 낮은 급매로 SSM 사업부를 처분하면서 필요한 DIP 규모가 대폭 늘어났단 것이다.업계에선 홈플러스 경영 정상화가 어려워진 현실을 고려해 최대주주가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확산한다. 업계 관계자는 "김병주 MBK 회장이 홈플러스 경영 실패를 인정하고, 속죄의 마음으로 사재를 출연해 그동안 밀린 직원 급여와 퇴직금이라도 책임지는 게 이번 사태 해결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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