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MBK 홈플러스 공방에 시간만 간다…"이러다 파산할라"

2000억원 추가 자금 조달 두고 책임 공방30일까지 조달 계획 제시 못 하면 파산 가능성폐점 절차를 밟고 있는 서울 송파구 홈플러스 잠실점 모습. 사진=연합뉴스홈플러스 회생 절차의 남은 시간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서울회생법원이 이달 말까지 2000억원 규모의 추가 자금 조달 계획을 제시하라고 요구한 가운데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 간 책임 공방만 이어지면서 청산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25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와 MBK파트너스, 메리츠금융그룹은 최근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 대출을 두고 연일 입장문을 주고받으며 대립각을 세웠다. 홈플러스는 회생을 위해 최소 2000억원의 운영자금이 필요하다는 입장. 법원은 오는 30일까지 자금 조달 계획을 제출하라고 요구한 상태다.문제는 돈을 댈 '주체'를 둘러싼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홈플러스와 MBK는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가 즉시 2000억원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MBK가 절반에 해당하는 1000억원에 대한 연대보증 의사를 밝힌 만큼 메리츠가 회생을 위한 자금 집행에 나서야 한다는 논리다.홈플러스와 노조는 공동성명을 통해 "30일까지 긴급운영자금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파산을 피하기 어렵다"며 정부 개입도 요청했다. 이들은 홈플러스가 청산될 경우 직영·협력·외주 노동자, 입점업체, 납품업체 등으로 피해가 확산할 것이라 강조하고 있다.상품 공급이 끊긴 홈플러스 매장 진열대를 PB(자체 브랜드) 상품이 채우고 있다. 사진=오세성 기자반면 메리츠는 홈플러스 위기의 책임은 채권자가 아닌 대주주 MBK와 김병주 회장에게 있다는 입장이다. 메리츠는 이미 1000억원 규모 대출을 의결하고 에스크로 계좌에 입금했으며, MBK와 김 회장이 보증하면 즉시 인출할 수 있다고 맞섰다. 메리츠는 "대주주로서 최소한의 책임을 다하라"며 김 회장의 개인 보증을 요구했다.양측 공방은 감정싸움으로도 번지고 있다. MBK는 메리츠가 홈플러스 청산 시 담보 부동산을 통해 대출 원리금과 연체이자를 회수할 수 있다며 '청산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 아니냐'는 취지로 압박하고 있다. 홈플러스도 메리츠가 청산 시 1조8000억원 이상을 회수하고 5000억원 넘는 추가 이익을 얻을 것이라 주장했다.이에 메리츠는 "연체이자까지 포함한 메리츠의 수익률이 20%라는 것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계산한 개념상 수치"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연체이자가 붙는다는 것은 채권 미회수 위험이 커졌다는 의미이며 연체이자를 통해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금융기관은 없다"고 강조했다.또 "14조원 자산가인 김병주 회장과 50조원 펀드를 운용하는 MBK가 왜 1000억원 보증을 못 하는지 밝혀야 한다"며 "사모펀드라는 제도적 허점 뒤에 숨어 채권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행태를 중단하라"고 압박했다.양측이 책임 소재를 두고 맞서는 사이 법원이 제시한 시한은 다가오고 있다.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는 지난 23일 홈플러스와 MBK파트너스, 홈플러스 노조 등에 회생절차 폐지 여부에 대한 의견조회 공문을 보냈다. 법원은 7월3일로 연장된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을 열흘 앞둔 시점까지도 관리인이 2000억원 규모의 추가 자금 조달 계획에 관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소명자료를 제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홈플러스 강서점 모습. 사진=오세성 기자법원은 지난해 12월29일 제출된 회생계획안에 대해 수행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회생절차를 폐지하는 방안에 대한 의견을 오는 30일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사실상 이달 말까지 2000억원 조달 계획을 내놓으라는 최후통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홈플러스는 앞서 슈퍼마켓 부문인 홈플러스익스프레스를 NS쇼핑에 매각하는 데 성공했지만, 체불 상태였던 임금 지급에 사용하면서 본체 회생을 위한 운영자금은 여전히 부족한 상태다. 회사 측은 상품 대금 지급과 구조조정 비용 등을 감당하려면 2000억원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자금이 해결되지 않으면 앞서 제출한 회생계획안 이행도 물거품이 될 수밖에 없다.결국 쟁점은 책임 소재가 아니라 오는 30일까지 법원이 인정할 만한 자금 조달 계획을 제시할 수 있느냐다. 자금 조달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7월 3일 홈플러스의 회생절차가 그대로 폐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회생절차가 폐지될 경우 홈플러스에 남는 길은 파산뿐이라는 우려가 나온다.업계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 뚜렷한 해법을 마련할 수 있느냐가 홈플러스의 운명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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