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값 1500원대 고착에…은행 환위험부담 8.3조 '쑥'

6대銀 거래상대방신용위험 분석기업, 달러 환헤지 거래 늘리자기업 부도시 안는 은행 리스크2년만에 18조에서 26조로 급증6일부터 24시간 외환거래 개시새벽시간 변동성 커질 우려도 6일 외환 시장 24시간 전면 개장 첫날을 맞아 하나은행 딜링룸을 찾은 문지성 재정경제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 권민수 한국은행 부총재보, 구윤철 부총리,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이호성 하나은행장(왼쪽부터). 김호영 기자원화가치가 끝없이 추락하면서 은행이 부담해야 하는 외환 관련 위험도 확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새 원화값이 167원이나 하락하면서 환율에 대한 불안감에 환율을 고정해두는 파생 계약을 맺은 기업이 급증했는데, 은행이 그만큼 더 많은 리스크를 떠안게 된 것이다. 달러당 원화값 1500원대가 고착화되는 상황에서 기업과 은행의 외환 거래를 둘러싼 눈치게임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6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 등 6대 은행에 따르면 위험가중자산(RWA) 기준 거래상대방신용위험(CCR)은 2024년 1분기 18조3061억원에서 2026년 1분기 26조6164억원으로 45%가량 증가했다.CCR은 파생상품이나 환매조건부채권 같은 증권금융 거래를 맺은 상대방이 결제 전 부도날 경우 은행이 떠안는 손실 위험을 뜻한다. 대출을 못 갚는 위험과 달리 계약이 살아 있는 상태에서 상대방이 무너지는 위험을 다룬다. CCR에는 금리 파생상품 등도 포함되지만, 최근 증가세는 환율 변동성 확대에 따른 환헤지 거래 증가가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환헤지 거래는 앞으로 환율이 어떻게 바뀌든 미리 정해둔 값으로 달러를 사고팔기로 약속해두는 계약이다. 원화값이 지속적으로 밀릴 때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나중에 달러를 살 때 더 비싼 값을 치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수입 기업은 현시점에서 환율을 정해두는 선물환 계약을 맺어 나중에 환율이 더 올라도 정해둔 값에 달러를 살 수 있도록 대비한다. 반대로 수출 기업도 환율이 오르내리는 폭 자체가 커지면 실적을 예측하기 어려워지니 받을 달러를 미리 원화로 바꿔두는 계약을 맺어 손익 불확실성을 줄인다. 이 같은 헤지 계약은 모두 은행과 맺는 파생 거래이기 때문에 계약이 늘어날수록 은행이 짊어지는 CCR이 함께 커진다.CCR이 계속 불어나면 은행의 위험도 그만큼 커진다. 환율 변동성이 커질수록 환헤지 계약의 가치가 크게 흔들릴 수 있고, 이에 따라 거래 상대방이 무너지면 은행이 그 손실을 그대로 떠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은행의 손실이 되풀이되면 파생 거래 한도를 조일 수 있고, 정작 헤지가 필요한 기업들이 활용하는 안전판이 얇아질 수 있다.문제는 환율이 여전히 불안정하다는 것이다. 더구나 6일부터는 외환시장이 24시간 거래 체제로 전환돼 심야시간 변동성에 대한 우려도 계속 나온다. 24시간 개장 첫날인 이날 달러당 원화값은 1527.6원으로 출발했지만, 오후 3시 30분 기준 1530.3원에 거래되며 하락했다.관건은 야간 시간대에도 거래량이 충분히 늘어나느냐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24시간 시장이 열렸다는 것보다 실제로 야간 거래가 얼마나 이뤄지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야간에도 거래가 활발하게 이어진다면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거래가 점차 역내 시장으로 흡수되면서 변동성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시장 참여자가 많지 않으면 일부 호가만으로도 원화값이 크게 움직이는 등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구윤철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오전 하나은행 딜링룸을 찾아 외환 시장 24시간 체제 첫 거래 상황을 점검하며 "24시간 개장은 단순한 거래 시간 연장을 넘어 원화의 글로벌 도약과 자본 시장 선진화를 위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정부는 24시간 공백 없는 모니터링으로 시장 안정과 원활한 거래를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환율을 안정시키기 위한 정부의 다양한 조치에도 달러 강세는 한동안 이어지리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국내 금융사가 자본 적정성 관리에 촉각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창영 기자 / 김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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