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공사비 34조…압구정·성수 품은 ‘빅3’가 20조 쓸어담았다

[상반기 정비사업 결산]현대, 최대어 압구정3 ‘무혈 입성’GS, 성수1 등 전국 알짜 8곳 확보삼성, 강남·서초권역 ‘선택과 집중’두산, 소규모·지방 틈새시장 공략공사비 리스크 탓 경쟁 입찰 실종수익성 검증된 사업장 쏠림 심화올해 상반기 건설사들이 수주한 주요 정비사업장의 조감도·투시도. 현대건설 압구정3구역(왼쪽부터), GS건설 성수1지구, 삼성물산 압구정4구역, 대우건설 부산 사직4구역, 롯데건설 금호21구역.약 80조 원 규모로 추산되는 올해 도시정비사업 레이스가 반환점을 돈 가운데 현대건설과 GS건설·삼성물산이 3강 구도를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70여 곳의 정비사업장에서 약 34조 원 규모의 공사비를 놓고 시공권 확보 경쟁이 펼쳐진 가운데 이중 58.5%에 해당하는 19조 8804억 원을 ‘빅3’가 쓸어담았다. 올해 정비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압여목성(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에서 대형 사업장을 수주한 것이 큰 몫을 차지했다. 압구정3·5구역을 품은 현대건설과 성수전략정비구역 1지구를 따낸 GS건설이 상반기 수주액 1·2위에 나란히 올랐고, 압구정4구역을 확보한 삼성물산은 3위를 차지했다. 하반기 역시 ‘압여목성’의 남은 구역을 누가 차지하느냐가 정비사업 판도를 흔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압구정’ 집중한 현대, 전국서 고루 수주한 GS, 강남 알짜 잡은 삼성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약 34조 원의 수주물량이 쏟아졌던 상반기 도시정비시장에서 누적 수주액 기준 1위는 현대건설이었다. 현대건설은 상반기 4건, 총 7조 6947억 원의 수주를 기록했는데 올해 최대 규모 재건축 사업장으로 기록된 압구정3구역(5조 5610억 원)에 단독 입찰로 ‘무혈 입성’하며 단숨에 1위 자리를 꿰찼다. 또 한화 건설부문과 컨소시엄을 꾸려 DL이앤씨와의 치열한 경쟁 끝에 압구정5구역까지 확보하면서 ‘압구정 벨트’를 선점했다.GS건설은 수주 건수와 금액, 모든 측면에서 의미 있는 성적을 거뒀다. 부산 광안5구역(9709억 원), 서초진흥아파트(6738억 원), 송파한양2차(6856억 원) 등 입지와 규모 모두에서 알짜로 불릴 만한 전국 사업장 8곳을 고루 확보했다. GS건설은 총 공사비 2조 원을 넘나드는 성수1지구와 경기 성남 상대원2구역에 깃발을 꽂으며 상반기 누적 수주액이 7조 4694억 원을 기록했다. 1위인 현대건설과 격차는 2253억 원에 불과하다.삼성물산은 강남권 중심의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눈길을 끌었다. 1분기까지 수주가 한 건도 없었던 삼성물산은 2분기에만 5곳, 4조 7163억 원의 수주 잔고를 확보했다. 총공사비 2조 1154억 원의 압구정4구역을 단독 입찰로 수주했으며 개포우성4차, 대치쌍용1차, 방배신삼호 등 강남구·서초구 재건축 단지에 차례차례 깃발을 꽂았다. 신반포19·25차의 경우 포스코이앤씨와 치열한 수주전을 벌인 끝에 확보한 단지로 주목받기도 했다. 삼성물산은 성수3지구 재개발 사업 수주도 노리고 있다.틈새 노린 중견사…두산건설 2.6조 원으로 5위 차지서울 한강변 사업장을 중심으로 대형 건설사들이 격전을 벌이는 가운데 중견사들은 틈새시장을 공략해성과를 거뒀다. 대형사들이 공사비 상승 등으로 사업성 낮은 소규모·지방 재건축·재개발 사업장 입성을 기피하는 동안 중견사들이 공백을 파고들어 수주 잔고와 시공 경험을 확보한 것이다.두산건설이 대표적이다. 두산건설은 올 상반기 10개 사업장에서 총 2조 6426억 원을 수주하며 대형 건설사들을 제치고 5위를 차지했다. 1분기에 마곡동 신안빌라 재건축과 신림동 가로주택정비사업 등의 시공권을 확보해 기반을 다졌고, 2분기에는 부산 망미5구역(7334억 원), 의정부 가능3구역(4831억 원) 등을 잇따라 수주하며 규모를 키웠다. 두산건설은 올해 수주 목표액을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6조 원으로 잡고 하반기에도 알짜 사업장 중심의 수주 확대에 힘을 쏟겠다는 계획이다.한화 건설부문도 올해 수주실적 1조 865억 원을 달성해 지난해 연간 실적(약 7500억 원)을 넘어섰다. 한화 건설부문은 신대방역세권 재개발과 압구정5구역에서 각각 대우건설·현대건설과 컨소시엄을 결성하는 전략으로 대형 사업장 입성에 성공했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인 석관1의7구역과 석관1의1구역에서는 두 구역을 연계해 시공권을 확보하는 전략으로 수익성을 높였다.이밖에도 호반건설, 동부건설, 코오롱글로벌, HJ중공업 등이 서울 가로주택정비사업장에 공을 들이며 일대 소규모 사업장을 동시다발적으로 수주하는 등의 전략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경쟁 입찰 실종·쏠림현상 심화…대형사도 명암 엇갈려상반기 수주전은 공사비 34조 중 80%에 해당하는 27조 3441억 원이 10대 건설사 몫이었을 정도로 쏠림현상이 심했다. 10대 건설사 내에서도 명암은 엇갈렸는데 ‘빅3’ 수주금액이 20조 원에 육박한 반면 나머지 7곳의 합산 수주액은 37% 수준인 7조 4637억 원에 그쳤다.대우건설(2조 9153억 원)이 2조 원을 넘기고, 롯데건설(1조 5049억 원)과 포스코이앤씨(1조 3471억 원)이 1조 원을 넘어서며 체면 치례를 한 반면 IPARK현대산업개발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상반기 확정 수주 실적이 전무했다. DL이앤씨 역시 공사비 1조 2868억 원의 목동6단지 재건축 1건을 6월 수의계약으로 따내며 올해 마수걸이에 성공했다. 다만 롯데건설은 하반기 들어 1조3628억 원 규모의 성수4지구를 수주하며 올해 누적 수주액이 2조5000억 원을 넘어섰고, 포스코이앤씨와 IPARK현대산업개발은 하반기에 목동과 용산 등지에서 적극적인 수주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경쟁입찰이 사실상 실종됐다는 점도 상반기 수주전의 특징이다. 대형사들이 입찰에 참여한 32곳이 사업장 중에서 건설사들의 경쟁이 벌어진 곳은 압구정5구역과 신반포19·25차 등 2곳에 불과했다. 가로주택정비사업 등 소규모 사업장에서도 대부분 계약은 건설사 한 곳이 단독 입찰해 수의계약을 하는 수순으로 시공사가 선정됐다. 원자재값 급등으로 인한 공사비 리스크가 커지면서 건설사들이 출혈 경쟁을 피하는 한편 수익성이 검증된 사업장에만 선별적으로 뛰어든 결과다.건설업계는 하반기에도 ‘경쟁 실종·무혈 입성’ 현상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상징성과 수익성이 크게 의미 있는 입지가 아니고서야 굳이 출혈 경쟁에 나설 건설사는 많지 않을 것”이라며 “하반기도 조 단위 사업장이 다수 대기 중인 만큼 압여목성 확보에 따라 수주 실적 역시 크게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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