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로보, 모회사 주주 동의 필수…‘자회사 먼저 상장’ 한화에너.....

[희비 엇갈린 대기업 중복상장]동의 필요 없는 저비중 자회사는정당성·성장비전 설득 중요해져룰 나왔는데 시장 되레 혼란 우려“예외·질적심사가 불확실성 키워”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올해 4월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중복상장 제도개선 의견수렴을 위한 공개 세미나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중복상장 가이드라인 확정으로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됨에 따라 기업공개(IPO) 시장이 다시금 분주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자회사가 먼저 상장된 상태에서 모회사를 상장하는 경우 예외가 적용돼 한화에너지와 소노인터내셔널은 즉각 IPO를 추진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일반 자회사의 경우 주주 동의가 없으면 한국거래소로부터 엄격한 개별 심사를 받아야 해 당분간 시장에 혼란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6일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중복상장 원칙 금지, 예외 허용을 위한 거래소 규정과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모회사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한화에너지와 소노인터내셔널은 심사 기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자회사가 먼저 상장돼 있는 만큼 모회사의 증시 입성에 따른 자회사의 기업가치 저평가(디스카운트) 우려가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위한 예비 심사를 청구했다.이에 반해 자회사 상장은 상당히 깐깐해졌다. 대표적으로 물적 분할한 자회사는 3%룰을 적용해 주주 동의를 필수로 받아야 한다. HD현대로보틱스, SK플라즈마, LS MnM, DN솔루션즈, GS엔텍 등의 기업이 해당된다.2020년 지주사인 HD현대(당시 현대중공업지주)로부터 물적 분할돼 설립된 HD현대로보틱스는 상장을 추진하려면 모회사의 주주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안건 찬성 기준은 의결 참여 주식의 과반,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 찬성이다. HD현대의 발행주식 수가 7899만 3085주인데 3%룰을 적용할 때는 3% 초과 주식이 발행주식 총수에 미산입된다. 지난해 말 기준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과 특수관계인은 2937만 4637주(37.19%)를 보유했으나 약 237만 주만 인정받을 수 있다. 전체 주식의 40.07%(3165만 977주)를 보유한 HD현대 소액주주 8만 2060명 상당수가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해야 찬성 조건을 맞출 수 있다. 고영호 금융위 자본시장과장은 “3%룰을 적용해서 일반 주주를 참석시키는 것 자체가 설득의 노력”이라고 설명했다.‘저비중 자회사(자회사의 매출·영업이익·자산이 모회사 대비 모두 10% 미만인 경우)’로 분류되는 SK에코플랜트와 LS에코첨단소재 등은 주주 동의 면제 대상이다. 물적 분할도 저비중 자회사도 아닌 일반 자회사들은 주주 동의를 받을 경우 주주 보호 노력 기준을 충족했다고 본다. 만약 주주 동의를 실시하지 않았다면 거래소가 주주 보호 노력을 엄격하게 개별 심사한다.이에 업계에서는 ‘중복상장 정당성 기준’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거래소는 첨단산업의 경우 상대적으로 독자적인 자금 조달의 필요성이 크고 자회사 기업가치 증가에 따라 모회사 주주 이익 훼손이 상쇄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상장 시 정당성이 보다 인정될 수 있다는 점을 예시로 제시했다. 아울러 지배주주 지배력 보호를 위해 중복상장하는 경우, 재무적 투자자(FI)와의 상장 조건부 계약 이행이나 투자 회수 목적으로만 중복상장을 시도하는 경우 등은 주주 보호 필요성이 보다 높다고 판단한다. 개별 기업의 상장 정당성 확보를 위해 에쿼티 스토리(성장 비전)를 설득력 있게 풀어낼 수 있는 증권사의 역량이 한층 중요해졌다.일각에서는 이미 암묵적으로 통용되던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이 명문화됐음에도 되레 시장 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다양한 예외 규칙과 ‘질적 심사’ 부분이 남아 있는 점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이에 금융위와 거래소는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에 대한 구체적인 심사 사례를 지속적으로 공유해 예측 가능성을 제고할 방침이다. 투자은행(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이 확정되면 예심을 청구하겠다는 기업들이 많은 분위기”라면서도 “주주 동의를 얻지 못하면 심사 청구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옥석 가리기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코스닥 시장도 상장 심사가 지연되던 기업들을 중심으로 절차가 다시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거래소에 예비 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기업들 중 중복상장 규제를 준수해야 하는 곳은 디티에스·덕산넵코어스·씨엠디엘 등 3곳이다. 디티에스와 덕산넵코어스의 심사 승인 가능성은 높게 점쳐지고 있다. 양 사 모두 규제 가이드라인이 나오기 전부터 모회사 주주 동의를 넉넉하게 확보했기 때문이다. 덕산넵코어스의 경우 모회사 덕산하이메탈 주주들로부터 의결권 행사 주식 수 기준 92.7%, 발행주식 총수 기준 72.8%의 찬성률을 확보했다. 이후 다산네트웍스도 각각 90.3%, 46.5%의 동의율로 자회사 디티에스 상장 추진의 건을 통과시켰다.반면 시장에서는 스팩 합병 상장을 추진 중인 씨엠디엘은 철회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씨엠디엘의 최대주주는 지분 73.4%를 보유한 나우IB14호펀드지만 코스닥 상장사인 솔브레인홀딩스가 최대 출자자(LP)다. 솔브레인홀딩스의 연결 종속회사로 기재돼 있는 만큼 씨엠디엘이 상장하려면 솔브레인홀딩스 주주들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그러나 내부 사정상 주주 동의를 받는 절차를 추진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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