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못 잡았다…다음 카드 더 세지나

6·27 대출 규제 1년…주택 시장 ‘트리플 강세’지난해 6월 27일 정부가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묶은 지 1년이 지났다. 당시 정부는 가계대출을 조이고 갭투자를 차단해 서울·수도권 집값 과열을 진정시키겠다고 했다. 대책 발표 직후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은 일시적으로 둔화했다. 그러나 효과는 길지 않았다. 서울 주택 시장은 다시 매매·전세·월세가 함께 오르는 ‘트리플 강세’로 돌아섰다.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해 6월 넷째 주 0.3% 올랐다. 6월 첫째 주 0.25%에서 둘째·셋째 주 0.27%, 넷째 주 0.3%로 오름폭이 커졌다. 전셋값은 같은 주 0.35% 올라 2013년 10월 이후 12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해 1~5월 서울 주택 전세 상승률은 2.86%, 월세 상승률은 2.83%였다. 월세 상승률은 통계 작성 이후 1~5월 기준 가장 높았다. 서울 주택 월세 비중도 지난해 하반기 62%에서 올해 1~5월 66%로 높아졌다.이 때문에 지난해 발표된 대출 규제가 주택 수요 일부를 잠시 눌렀지만, 공급 부족과 현금 수요, 전세 불안까지 동시에 해소하지는 못했다는 비판이 많았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해 하반기 둔화했지만 올해 들어 다시 늘었다.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되자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늘어나는 풍선효과도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2월 첫째 주 상승 전환한 후 올해 6월 다섯째 주까지 73주 연속 올랐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장에서는 정부가 다음 단계로 세제·전세대출·규제지역·공급을 한꺼번에 손볼 가능성이 거론된다. 당장 오는 7월 중순에는 세제·공급·금융을 논의하는 국민 대토론회가 검토되고 있다. 7월 말쯤 세제 개편과 주택 공급을 포괄하는 종합대책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직 확정된 내용은 없다. 다만 대통령과 청와대 정책실장, 국세청장이 잇따라 부동산 과세와 주택 공급을 언급하면서 시장은 보유세와 양도세, 비거주 1주택자 혜택, 등록임대사업자 세제, 전세대출 규제의 조합을 주시하고 있다. 최근 집값이 큰 폭으로 상승한 화성시 동탄구를 비롯해 경기권 비규제지역 3곳이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추가 지정됐다. 사진은 지난 6월 30일 경기도 화성시 동탄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대출로 못 막은 집값규제지역은 더 넓어졌다6·27 대책 핵심은 주택담보대출 한도 6억원 제한, 은행권 가계대출 총량 관리, 신용대출 한도 연소득 이내 제한이었다. 발표 다음 날부터 바로 시행해 시장에 충격을 줬다. 대책 초기에는 효과가 나타났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폭은 32조7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3조5000억원 줄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폭도 52조2000억원에서 32조4000억원으로 19조8000억원 줄었다.하지만 대출 증가세는 올 들어 다시 커졌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1월 1조원, 2월 3000억원 감소하다가 3월 5000억원 증가로 돌아섰다. 4월 2조1000억원, 5월 6조9000억원으로 증가폭이 커졌다. 5월 기타대출 증가액은 3조7000억원이었다. 4월 기타대출이 6000억원 줄었던 것과 비교하면 한 달 새 4조3000억원 늘어난 셈이다. 주택담보대출을 조이자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제2금융권 대출 수요가 커졌다는 해석이 나왔다.주택 시장 역시 대출 규제만으로는 안정되지 않았다. KB부동산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6·27 대책 이후 1년간 14억1519만원에서 15억8284만원으로 11.8% 올랐다. 서울 아파트값은 강남권뿐 아니라 비규제지역과 직주근접 수요가 몰린 수도권으로도 번졌다.정부는 지난해 10월 15일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는 추가 대책을 내놨다. 이후 비규제지역으로 매수세가 이동하자 지난 6월 30일 화성시 동탄구,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를 규제지역으로 추가 지정했다. 규제지역 효력은 7월 1일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 효력은 7월 5일부터 시작됐다.이번 지정으로 경기권 규제 대상은 기존 12곳에서 15곳으로 늘었다. 기존 경기 대상 지역은 과천시, 광명시, 성남시 분당구·수정구·중원구, 수원시 영통구·장안구·팔달구, 안양시 동안구, 용인시 수지구, 의왕시, 하남시다.동탄구·기흥구·구리는 반도체 업황 회복과 교통 호재, 서울 접근성 등이 맞물린 지역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넷째 주까지 올해 누적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동탄구 11.38%, 구리시 7.87%, 기흥구 6.21%였다. 동탄구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규제지역에서는 처분조건부 1주택자를 포함한 무주택자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상한이 70%에서 40%로 낮아진다. 이미 집을 가진 사람은 추가 주택 구입용 주담대를 받을 수 없다. 수도권과 규제지역의 주담대 한도는 시가 15억원 이하 6억원,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 4억원, 25억원 초과 2억원으로 차등 적용된다. 분양권 전매 제한, 청약 재당첨 제한, 다주택자 취득세·양도세 중과, 정비사업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도 뒤따른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주택을 취득한 날부터 2년간 실거주 의무가 생긴다. 갭투자는 사실상 막힌다. 김용범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이 지난 6월 2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다음은 보유세·양도세 카드?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 거론여기에 정부가 다음 카드로 세제를 검토할 가능성은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제시돼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6월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의 보유세가 대체로 낮다”며 세제·금융·규제·공급 대책을 함께 정리하겠다고 했다. “여러 채를 가지고 있는 것은 상관없다”면서도 “그에 상응하는 부담은 하게 하자”고도 말했다.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역시 지난 6월 2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부동산 과세를 정상화해야 한다. 보유세와 양도세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필요하고 옳은 방향”이라고 썼다. 이어 같은 달 24일 관훈토론회에서는 “거주와 보유를 달리 봐야 한다”며 “다주택자와 1주택자도 봐야 하고, 초고가 주택도 어떻게 볼 것인지 여러 기준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부동산 시장에서는 이들 발언을 세제 개편의 세 갈래 신호로 읽는다. 다주택자의 보유·처분 부담을 높이는 방안, 실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의 세제 혜택을 손보는 방안, 초고가 1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을 조정하는 방안이다. 다만 정부가 구체적인 과표·세율·적용 기준을 공개하지 않은 만큼 검토 단계다.가장 먼저 거론되는 수단은 공정시장가액비율이다. 종합부동산세 과세표준을 산정할 때 공시가격에 곱하는 비율이다. 문재인정부 때인 2021년 95%까지 올랐다가 윤석열정부 출범 후 60%로 낮아졌다. 시행령에 규정돼 있어 법 개정 없이 조정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세제 개편의 유력한 수단으로 꼽힌다.공정시장가액비율이 오르면 종부세 과세표준도 함께 높아진다. 공시가격이 30억~40억원대인 고가 1주택자의 경우 세 부담 변화폭은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 수준, 종부세 과표·세율, 세 부담 상한, 고령자·장기보유 공제 유지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종부세 폭탄’이라는 표현보다 고가 1주택자의 세 부담이 얼마나 늘어날지를 따져보는 것이 정확하다. 실제 개편안이 나오기 전에는 세액을 단정하기 어렵다.세율과 과표를 조정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종부세법을 손대야 하지만 여당이 국회 다수를 차지한 상황에서 선택지로 남아 있다. 초고가 주택에 별도 과세 구간을 만들거나, 다주택자와 1주택자의 부담 구조를 더 세밀하게 나누는 방안도 시장에서 거론된다. 다만 고가 1주택자 가운데 고령·장기보유 실거주자가 적지 않은 만큼 현금흐름 부담을 어떻게 조정할지가 쟁점이다.일부 전문가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올리면 보유세 부담은 커지지만, 고가 1주택 보유자가 세금만으로 매도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고가 주택은 한 채나 일시적 2주택인 경우가 많아 보유세 부담이 커져도 매도 유인이 제한적일 수 있고, 오히려 저가 다주택자나 임대차 시장에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는 얘기다.장기보유특별공제도 손질 대상이다. 현행 제도는 1가구 1주택자의 경우 보유 기간과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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