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한화 '상표권' 정조준…타 대기업 확산 촉각

연합뉴스공정거래위원회가 한화그룹 계열사 간 상표권 사용료 거래에 대한 현장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과거 무형자산인 상표권을 무상·저가로 제공해 제재를 받았던 대기업집단 사례가 재조명되며 감시망 확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25일 업계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23일부터 지주사 한화와 한화솔루션, 한화생명 등 복수의 계열사를 대상으로 상표권 사용료 산정 방식과 거래 심의 절차의 적정성을 점검하는 현장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상표권 사용료는 계열사가 그룹 명칭이나 로고를 사용하는 대가로 지주사 등에 지급하는 비용이다. 무형자산인 상표권은 정확한 가치 측정이 어려워 과다 수취를 통해 총수 일가 회사로 이익을 몰아주거나 반대로 헐값·무상으로 제공해 특정 계열사를 부당 지원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실제 공정위는 상표권 무상 제공을 부당 지원으로 보고 여러 차례 제재를 가한 바 있다. 2024년 셀트리온 사건의 경우 서정진 회장의 지분율이 높은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스킨큐어에 상표권을 무상으로 쓰게 한 행위가 적발됐다. 공정위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약 12억 1,000만 원의 부당 이익이 제공됐다고 판단해 4억3,5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앞서 2020년에는 SPC그룹이 SPC삼립에 상표권을 무상 제공한 행위 등을 적발해 총 647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경영진을 고발 조치했다. 다만 이 사건은 이후 법원에서 과징금 산정 방식의 오류를 이유로 취소 판결을 받기도 했다.대기업집단의 상표권 내부거래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공정위의 2025년 공시대상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 분석에 따르면 상표권 유상 거래 규모는 2020년 1조 3,500억 원에서 2024년 2조 1,500억 원으로 급증했다.특히 총수 일가와의 연관성이 짙은 것으로 나타났다. 총수 있는 집단 소속 수취 회사 중 총수 일가 지분율이 20% 이상인 회사가 거둬들인 상표권 사용료는 전체 수취액의 81.8%에 달했다. 한화그룹 역시 연간 1,000억 원 이상의 상표권 사용료가 발생하는 7개 대기업집단(LG, SK, 한화, CJ, 포스코, 롯데, GS) 중 하나로 꼽힌다.대기업집단 상당수가 지주회사에 상표권 사용료를 지급하는 유사한 구조를 가진 만큼 공정위가 이번 한화 조사에서 금융계열사의 매출 산정 기준 등 거래 절차상 문제를 확인할 경우 점검 범위가 재계 전반으로 넓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공정위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 확인해 주기 어렵다"면서도 "위법이 확인되면 엄중히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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