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조 손 벌린 에코프로비엠 …'투자냐 주주가치냐' 시험대 올랐다
증권 금감원 심사 강화 속 유상증자 강행…소액주주 반발 변수 CB도 영구채도 한계…결국 1.2조 주주배정 선택 인니 제련소·헝가리 공장 투자…"성장 위한 불가피한 결정" 남영재 기자 smart@ebn.co.kr 기자페이지 입력 2026.07.07 07:32 댓글 0 에코프로비엠이 투자 확대 추진하는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BNSI 제련소 현장 전경 [사진제공=에코프로비엠]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에코프로비엠이 금융당국의 강화된 심사와 소액주주 반발이라는 두 개의 시험대에 올랐다. 회사는 인도네시아 제련소와 유럽 생산거점 확대를 위한 투자 재원 확보라고 설명하지만,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 부담이 불가피해 증자의 정당성을 둘러싼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달 30일 에코프로비엠은 이사회를 열고 1조2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금융감독원은 오는 15일까지 증권신고서를 심사하며, 정정 요구가 내려질 경우 일정은 늦춰질 수 있다. ◆ '빚 갚기' 아닌 성장 투자…그래도 주주는 반발 회사가 제시한 자금 사용처는 비교적 명확하다. 7650억원은 인도네시아 BNSI 제련소 지분 취득에, 1500억원은 헝가리 법인 운영자금, 1500억원은 국내 양극재 설비 투자, 1350억원은 원재료 매입에 투입할 계획이다. 최근 논란이 된 일부 기업처럼 차입금 상환을 위한 증자가 아니라 미래 생산능력 확보를 위한 투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의 시선은 다르다. 기존 발행주식의 약 10% 규모 신주가 발행되면서 주당 가치 희석이 불가피하고, 증자 발표 이후 주가도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ACT)'에서는 금감원에 중점심사를 요청하는 탄원 추진 여부를 놓고 주주 의견을 수렴하는 등 반발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 CB도 영구채도 사실상 막혀…남은 선택은 증자 회사가 증자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추가 차입 여력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말 에코프로비엠의 부채비율은 147.3%로 관리 가능한 수준이지만, 영업이익 대비 이자 부담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은 1.4배에 그쳤다. 1분기 영업이익 209억원으로 이자비용 151억원을 가까스로 감당한 수준이어서 추가 차입은 재무건전성을 크게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전환사채(CB) 역시 현실적인 대안이 되기 어렵다. 회사는 지난 2023년 4400억원 규모 CB를 발행하면서 정관상 발행 한도를 대부분 사용했고, 남은 한도는 약 600억원에 불과하다. 더 큰 문제는 기존 CB의 조기상환(풋옵션)이다. 이달 24일부터 투자자들이 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데, 현재 주가가 전환가(27만5000원)의 절반 이하인 12만원대에 머물고 있어 조기상환 가능성이 적지 않다. 신종자본증권도 부담스럽다. 지난해 발행한 3360억원 규모 영구채 금리는 6%대로, 지난해에만 이자비용 214억원이 발생했다. 재무제표상 자본으로 인정받는 장점은 있지만, 높은 금리 부담을 감안하면 추가 발행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 한화솔루션 이후 달라진 금감원…증자의 명분이 관건 시장에서는 이번 심사의 핵심이 자금조달 자체보다 '증자의 필요성과 불가피성' 입증 여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한화솔루션 유상증자를 계기로 금융감독원이 대규모 증자 심사를 강화하면서 투자 목적과 자금 사용계획, 기존 주주 보호 방안 등을 이전보다 엄격하게 들여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융당국은 단순히 증자 규모만 보는 것이 아니라 왜 지금 증자가 필요한지, 다른 조달 수단은 충분히 검토했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있다"며 "소액주주 반발이 커질수록 심사 기준도 한층 엄격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에코프로비엠으로서는 공격적인 글로벌 투자와 재무 건전성 유지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결국 이번 유상증자가 시장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성장 투자라는 명분뿐 아니라 기존 주주들의 희석 부담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설명하느냐가 최대 과제가 될 전망이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43조원 ADR 상장하는 SK하이닉스…'마이크론 몸값' 넘볼까 AI 허위정보와의 전쟁 시작…개정 정보통신망법 시행 위치신호 끄고 '풀액셀'…전쟁 한복판서 1800억원 번 장금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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