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이 키운 대형 마트 위기론…"발목 잡는 규제 완화해야"

대형마트 규제 완화, 당정 2월 공감 후 무소식주요 법안 국회 계류된 사이…대형마트 매출 ↓국회 정무위, 홈플러스 사태 청문회 추진키로 서울의 한 홈플러스 점포 앞에 마트노조의 벽보가 걸려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폐지를 계기로 ‘대형마트 규제 완화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일각에서 대형마트 규제가 홈플러스의 경쟁력 약화를 가속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당정은 앞서 대형마트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관련 논의는 여전히 제자리다.7일 정치권과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 규제 완화를 다룬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지난 5월 상임위에 상정된 뒤 본격적인 논의를 거치기 전 6·3 지방선거,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논의 시기를 놓쳤다.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 정부도 올해 2월 대형마트 규제 완화의 필요성에 공감했지만 이후 5개월간 진전이 없었다.현행 유통산업발전법은 대형마트와 준대규모점포에 월 2회 의무휴업과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을 제한하는 등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영업 제한 시간 동안 새벽배송도 허용되지 않는다. 지난 2012년 전통시장 보호를 위해 도입됐지만, 의도와 달리 쿠팡 등 이커머스가 반사이익을 봤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국회 계류된 개정안에는 심야 영업을 제한한 규정에 ‘예외 조항’을 둬 온라인 배송의 숨통을 틔우는 내용 등이 담겼다.논의가 지연되는 사이 전체 유통업체 매출에서 대형마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5월 8.1%까지 떨어졌다. 2021년까지만 해도 15.1%였으나 반토막이 났다. 같은 달 유통업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늘었다. 하지만 대형마트 매출은 5% 줄었다.업계는 홈플러스의 경쟁력 약화 원인으로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경영 전략과 함께 정부의 산업 규제를 꼽는다. 대형마트 규제 이후 생긴 공백을 이커머스가 파고들면서, 마트 산업의 악순환을 키웠다는 주장이 나온다. 국내 유통 대기업이 운영하는 롯데마트·이마트와 달리 사모펀드 손에 놓인 홈플러스 의 위태로운 처지에 기름을 부었다는 비난도 제기된다. 서울의 한 홈플러스 점포 모습. [연합]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을 주말에서 평일로 바꿔도 전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연구 결과도 속속 등장했다. 2023년 2월 대구를 시작으로 서울·부산·경기·청주 등은 의무휴업일을 주말에서 평일로 전환한 상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대형마트 매출 증가가 생활·식품·잡화 및 농축수산·전통유통 업계의 매출 하락으로 직결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5월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 1인당 온라인 지출이 1% 증가할 때 대형마트 매출은 0.264%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유통학회가 전국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4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의무휴업 규제를 폐지하거나 완화해야 한다’는 응답이 59.5%로 현행 유지(30.4%)를 웃돌았다. 새벽배송 허용에도 65.1%가 찬성했다.이진국 KDI 선임연구위원은 “소비자 편의 측면에서 새벽배송을 허용하면 온라인·오프라인·대형마트 간 경쟁이 활성화해 소비자 후생이 올라간다”면서 “실제 전통시장에 악영향이 있을지는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한편 국회에서는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민주당 주도로 정무위원회 차원의 청문회를 여는 방안이 추진된다. 청문회 대상은 MBK파트너스 및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 등이다. 다만 국민의힘이 민주당 주도의 후반기 원 구성에 반발하는 보이콧을 진행하면서, 청문회 일정 및 증인 합의에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민병덕 민주당 의원은 전날 열린 회의에서 “이번 사태는 고액의 차입금으로 기업을 인수한 뒤 껍데기만 남기고 먹튀하는 약탈적 사모펀드가 불러온 전형적인 민생 참사”라며 “10만 노동자와 그 가족들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홈플러스 사태 청문회 추진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인 민병덕 의원과 마트노조 홈플러스 지부, 입점업체 관계자들이 지난 1일 서울 서초동 서울회생법원 앞에서 홈플러스 회생기한 연장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soho09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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