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벽 없는 협업이 만든 ‘해법’… 글로벌 PE가 태평양 찾는 이유

윤성조 법무법인 태평양 기업법무그룹장 인터뷰“고객이 원하는 건 법 조문 아닌 의사결정 같이할 파트너”“신중하되 과감한 인재 영입… 글로벌 탑티어 로펌 차별성 강화”IMF·토종 PE 거쳐 ‘3막’ 진입… 규제 늘어도 카브아웃 활발 전망 등록 2026-07-07 오전 9:21:04 수정 2026-07-07 오전 9:21:04 가 가 페이스북 트위터 메일 프린트 KAKAO URL [이데일리 마켓in 송승현 허지은 기자] "글로벌 사모펀드(PE)나 대기업들이 가장 복잡한 딜을 들고 태평양을 찾는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법 조문 몇 줄이 아니라 '진짜 해법(결론)'을 원하기 때문이죠. 저희가 그 결론을 내릴 수 있는 비결은 단 하나, 내부 협업에 장벽이 하나도 없기 때문입니다."윤성조 법무법인 태평양 기업법무그룹장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태평양 M&A의 위상을 이같이 자평했다. 지난 2001년 태평양에서 변호사 생활을 시작해 20년 넘게 M&A·PE 자문 분야에서 한 길을 걸어온 윤 변호사는 이마트의 이베이코리아 인수, HD현대의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대우조선해양 매각 등 굵직한 딜을 이끌어온 태평양 M&A의 얼굴이다.윤성조 법무법인 태평양 기업법무그룹장. (사진=김태형 기자)어피너티와 카카오, 함께 성장한 20년윤 변호사가 M&A 변호사의 길을 택한 건 "라이선스에 안주하지 않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원해서였다. 그는 "운도 좋았다"며 "M&A 분야가 계속 성장했고, 회계·재무·실사 등 다양한 자문사들로부터 배울 기회가 정말 많았다"고 돌아봤다.20년을 돌아보며 그가 꼽은 건 특정 딜보다 '함께 성장한 고객'이었다. 대표적인 곳이 글로벌 PE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다. 그중에서도 로엔엔터테인먼트 딜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SK플래닛이 보유한 로엔 지분을 어피너티가 인수할 때부터 카카오에 매각할 때까지 전 사이클을 자문했다. 매각 당시 약 1조원은 현금으로 받고 나머지 지분은 카카오에 현물출자해 신주를 받는 구조를 짰다. 윤 변호사는 "올 캐시 딜만 하던 국내 시장에서 주식을 대가로 받는 딜의 시초 격이었다"며 "카브아웃(사업부 분리 매각) 딜의 원형을 배운 거래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카카오와의 인연도 각별하다. 그는 "2010년 카카오가 정말 작았을 때 1차 투자, 텐센트의 1000억원 투자부터 다음-카카오 합병까지 지켜봤다"며 "기업이 성장해 상장사가 되는 전 과정을 함께한 경험이었다"고 했다. 전략적 투자자(SI) 딜 중에서는 HD현대의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와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꼽았다.윤성조 법무법인 태평양 기업법무그룹장. (사진=김태형 기자)"결론을 주는 팀…협업에 장벽이 존재하지 않는다"태평양 M&A팀은 '고객에게 결론을 주는 팀'을 표방한다. 윤 변호사는 "고객들은 질문에 대한 답변이 아니라 진짜 해법을 원한다"며 "근거를 제시하면서 의사결정을 같이 하는 게 결론을 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협업은 태평양의 최대 강점이기도 하다. 윤 변호사는 "다른 로펌에서 오신 분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태평양은 팀을 꾸리고 인력을 배치하는 데 장벽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라며 "매달 기업법무그룹 전체 회의에 다른 그룹 전문가를 초청해 방산·수출통제·중복상장 같은 최신 규제 이슈를 함께 공부한다"고 소개했다. 지역·산업 특화도 병행한다. 아시아·중국·일본 유닛을 두고 인바운드·아웃바운드 딜에 대응하고, 바이오·가상자산 등 산업별 TF에 M&A 변호사가 반드시 들어가는 구조다. 최근 크로스보더 및 헬스케어 M&A에 강점이 있는 이진욱 변호사와 강형석 외국변호사 등을 영입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그는 "좋은 분이 있으면 인재 영입에 주저하지 않는다"며 "신중하되 과감하게 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협업과 결론을 도출하는 딜 수행 역량이 글로벌 PE와 기업들이 가장 어려운 딜에서 태평양을 가장 먼저 떠올리는 배경이 아닌가 싶다"며 "앞으로도 M&A를 추진하는 고객들에게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로펌이라는 차별성을 더욱 강화해 나가려 한다"고 덧붙였다."1막 영미 로펌, 2막 토종 PE…이제 3막이 열렸다"윤 변호사는 한국 M&A 시장의 20년을 3막으로 정리했다. 1막은 IMF 직후다. 그는 "좋은 매물이 쏟아지자 영미계 로펌들이 밀물처럼 들어와 영미식 계약서와 M&A를 가르쳐준 시기"라고 했다. 2막은 2000년대 중반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자본시장법 전신) 제정이다. 국내 PE가 제도화되면서 토종 펀드들이 성장할 기반이 마련됐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이 3막이다. 그는 "상법 개정과 지배구조 개혁이 맞물리면서 M&A가 단순히 회사를 사고파는 것을 넘어 훨씬 깊은 고려가 필요한 단계로 성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규제가 늘었지만 시장은 오히려 커질 것으로 봤다. 윤 변호사는 "규제에도 불구하고 M&A는 점점 더 많아질 것"이라며 "구조조정에서 펀드의 역할이 커지고 있고, 일본처럼 지배구조 개선 압력이 커지면 기업들이 비핵심 자회사를 파는 카브아웃 딜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후배들에게는 세 가지를 당부했다. 그는 "첫째는 스스로 잘 모른다는 걸 인식하는 것"이라며 "다양한 분야에 대한 호기심과 배우려는 욕구가 M&A 변호사의 필수 덕목"이라고 말했다. 이어 "M&A 변호사라는 틀에 갇히지 말고 글로벌 IB나 컨설팅펌 1년차와 경쟁한다는 생각으로 틀을 깨려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마지막은 AI 시대의 변호사상이다. 윤 변호사는 "단순한 법률 질문은 이제 AI가 답할 것"이라며 "결국 고객이 원하는 건 근거를 가지고 의사결정을 같이 내릴 수 있는 전력적 파트너로서의 변호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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