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실낱같은 홈플러스 운명…MBK에게 남은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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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5일 서울 홈플러스 월곡점 앞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가 붙인 현수막. [사진=왕진화 기자][디지털데일리 왕진화기자] “정부는 홈플러스 살리겠다는 약속 꼭! 지켜주세요.”지난 5일 찾은 서울 성북구 홈플러스 월곡점. 매장 앞에는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가 직접 손으로 쓴 현수막과 호소문이 곳곳에 붙어 있었다. “홈플러스 정상화, 직원 생계보장. 정부여당, 약속 지켜”라는 문구에는 회사의 회생보다도 삶의 터전을 잃게 될 노동자들의 절박함이 먼저 담겨 있었다.법원은 홈플러스 회생절차를 폐지하면서도 14일간의 즉시항고 기회를 남겼다. 오는 17일까지 약 2000억원의 운영자금을 확보한다면 회생절차를 다시 이어갈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실낱같지만 희망의 불씨가 아직 완전히 꺼지지는 않은 것이다.하지만 그 희망을 현실로 만들 주체는 누구인가. 현재 홈플러스에는 약 1만3000명의 직·간접 고용 인력이 일하고 있다. 거래 협력사만 4600여 곳, 연관 고용은 10만명에 달한다. 이미 직원들의 6월 임금은 체불됐고, 정부는 체불임금 대지급금과 협력업체 유동성 지원에 나섰다. 정부와 국회, 노동계가 각자의 자리에서 움직이는 사이 정작 회생의 열쇠를 쥔 곳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이처럼 법원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를 부여했지만 최대주주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은 결정문이 나온 이후에도 책임 공방만 이어가고 있다.MBK는 메리츠가 운영자금을 집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반면 메리츠는 김병주 회장의 실제 보증이 없었다며 반박한다. 서로의 입장은 평행선을 달린다. 그러나 시장이 궁금한 것은 누가 먼저 약속을 어겼는지가 아니다. 과연 누가 홈플러스를 살릴 것인지다.회생절차는 법률 논리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자금이 있어야 하고, 책임지는 주체가 있어야 한다. 법원 역시 회생계획의 수행 가능성을 판단했다. 즉시항고는 권리지만, 그 권리를 뒷받침할 자금과 실행 계획이 없다면 시장을 설득하기는 어렵다.더 우려되는 것은 시간이 갈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진다는 점이다. 홈플러스가 문을 닫는다면 가장 먼저 일자리를 잃는 것은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이다. 이어 협력사와 입점업체, 지역 상권까지 충격이 번질 가능성이 크다. 결국 회생 실패의 대가는 투자자가 아니라 현장의 노동자와 협력사가 떠안게 된다.MBK는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한 이후 점포와 자산을 꾸준히 매각하며 유동성을 확보해 왔다. 그러나 정작 기업이 생사의 갈림길에 선 지금 시장은 최대주주로서 어떤 책임을 질 것인지 묻고 있다. 법원이 남긴 14일은 홈플러스만을 위한 시간이 아니다. MBK가 최대주주로서 어떤 선택을 하는지 시장이 지켜보는 시간이기도 하다.지금 필요한 것은 서로를 향한 입장문이 아니다. 홈플러스를 살릴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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