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의 눈에 맺힌 하트·음표…오타쿠 문화로 희망 그린 日작가
미스터, 리만머핀 서울서 10년 만에 개인전…신작 회화·드로잉 등 선보여전시 전경[리만머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일본 오타쿠(특정 분야에 심취한 마니아) 문화의 시각언어를 현대미술로 끌어들인 작가 미스터(Mr.)의 개인전 '계절이 두고 간 것. 음? 날이 개었다.'가 서울 한남동 리만머핀 서울에서 열리고 있다.이번 전시는 작가가 최근 제작한 드로잉과 회화, 설치 작품을 중심으로 도시 환경과 일상 속 시각문화를 탐구한 작업을 소개한다. 미스터는 일본 출신으로 1990년대 후반 만화와 애니메이션, 비디오게임을 중심으로 형성된 오타쿠 문화의 시각언어를 자신만의 조형 언어로 발전시켜온 작가다. 그는 일본을 대표하는 팝아트 작가 무라카미 다카시의 조수로 활동을 시작했으며, 무라카미가 제시한 '슈퍼플랫'(Superflat) 흐름에서 활동했다. 슈퍼플랫은 고급문화와 하위문화, 과거와 현재, 독창성과 모방성의 경계를 허무는 개념이다. 일본 작가 미스터(Mr.)(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일본 작가 미스터가 지난 2일 서울 한남동 리만 머핀에서 열린 개인전에서 자기 작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2026.7.7. laecorp@yna.co.kr초기에는 오타쿠 팬 문화에 주목했다면 최근에는 정서적 취약성과 고립, 집단 트라우마, 동시대 사회에서 희미하게 남아 있는 낙관의 가능성 등을 작품의 주요 주제로 다룬다.이번 전시에선 미소녀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회화 작업을 선보인다. 만화 잡지 표지나 포스터를 연상시키는 구성으로 다양한 애니메이션풍 이미지가 펼쳐진다.지난 2일 전시장에서 만난 미스터는 무라카미의 작품이 '가와이'(kawaii·귀여운) 감성을 가진다면 자신은 '모에'(萌え·moe)의 이미지라며 "(모에는) 매력적인, 달콤하고 에로티시즘의 느낌도 담긴 신조어"라고 설명했다.미스터 작 '노도카 - 쪽빛보다 푸르게 물든'[리만머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노도카-쪽빛보다 푸르게 물든'은 두상 형태의 회화 연작이다. 크고 몽환적인 눈을 지닌 어린 캐릭터가 등장하고, 커다란 눈에는 토끼와 하트, 음표처럼 경쾌하고 환상적인 이미지가 한글 단어 '평화'와 뒤섞여 있다. 대중문화의 다양한 이미지와 상징이 파편처럼 배치돼 질서와 혼돈, 현실과 환상이 교차하는 심리적 풍경을 표현한다.미스터는 "눈동자 속 이미지는 소녀가 바라보는 것"이라며 "우리는 소녀의 눈을 통해 그가 바라보는 세계를 본다"고 말했다.미스터 작 '셀카 타임, 주머니 속 500엔'[리만머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셀카 타임, 주머니 속 500엔'은 핑크색 머리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아크릴 채색 종이 작품이다. 화면 중앙에는 분홍빛 긴 머리의 소녀가 자리하고, 그 주변을 그래피티 스타일의 글자, 일본어 문구, 만화 캐릭터, 픽셀 그래픽, 음식 일러스트, 광고와 간판을 연상시키는 이미지로 가득 채웠다. 일본의 도시 시각문화와 대중문화를 압축한 듯한 풍경을 만들어낸다.소녀의 상의에 붙은 '동북지원'(東北支援) 스티커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 폭주족들이 피해 지역의 부흥과 희생자를 애도하기 위해 오토바이에 부착한 스티커에서 착안했다. 언뜻 보기에 어울리지 않는 요소까지 한 화면에 병치해 동시대 일본 사회의 다양한 문화와 사회적 단면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미스터는 "활기차고 희망차며 긍정적인 느낌과 이미지를 추구하며 작품의 제목들도 소녀의 일상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표현하려 한다"며 "현재 일본은 전쟁이 없어 어느 정도 평화로워 보이지만 장기 불황으로 활기차고 밝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전시에서는 한국 관람객을 위해 한글로 '새로운 아침', '또 만나요', '귀여워' 등의 문구를 담은 작품도 선보인다.전시는 8월 14일까지. 전시 전경[리만머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laecorp@yna.co.kr(끝)[이 시각 많이 본 기사]☞ 검찰, 장윤기 아버지·경찰 유착 의혹 강제수사 착수☞ 16강에서 멈춘 호날두의 '라스트 댄스'…"나의 마지막 월드컵"☞ "이강인, 이적료 700억원에 AT 마드리드행 합의" 보도☞ 괴롭힘 호소하며 숨진 방사선사…전북청 광역수사대 직접 수사☞ 강남 피부과 출근 첫날 프로포폴 투약한 간호조무사 검거☞ [월드컵] 트럼프 개입에 美서 탄식…"벨기에 꺾어도 꼬리표"☞ 뇌물 받고 편의 봐준 혐의로 재판받던 대전 교도관 숨진 채 발견☞ '두 달 새 2명 사망' 한화오션에코텍·협력업체 대표 입건☞ 집에서 친구와 술 마시다 흉기 휘둘러 살해…20대 구속▶제보는 카카오톡 okjebo▶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