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대어 놓쳤지만…K-잠수함 경쟁력 입증한 한화오션

해군 도산안창호함이 지난 3일 한국-캐나다 연합협력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캐나다 서부 빅토리아에 있는 에스퀴몰트 기지에서 출항하고 있다. 해군 제공 한화오션이 특수선 경쟁력을 입증하고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이라는 특수한 이해관계에 발목 잡혀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CPSP) 최종 수주에 실패했다. 비록 총사업비 60조원에 이르는 대어는 놓쳤지만, 기술력과 생산 능력 등을 입증하며 추후 타국 잠수함 수주전에서 반전을 노릴 수 있게 됐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7일 캐나다 노바스코샤주 핼리팩스 해군기지에서 CPSP 우선협상대상자로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캐나다 정부가 추진 중인 CPSP는 사업비가 최대 60조 원에 이르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3000톤급 디젤 잠수함을 최대 12척 건조하는 게 핵심이다. 30년간 유지·보수·운영(MRO)도 포함돼 있어 총 사업비가 최대 60조원에 이른다.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과 ‘원팀’을 이뤄 독일 TKMS와 최종 경쟁을 펼쳐왔다. 최신 리튬이온 배터리 등 뛰어난 기술력과 납기 경쟁력 등을 앞세워 총력전을 펼쳤으나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업계에선 캐나다 정부가 NATO 중심의 안보 정책에 더 무게를 둔 것이 승패를 가른 결정적 요인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니 총리는 이번 결정에 대해 “캐나다의 ‘전략적 안보’ 및 경제적 이익을 모두 충족할 최상의 플랫폼과 파트너십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언급한 전략적 안보는 나토 회원국인 캐나다가 같은 나토 동맹국인 독일과 방산 협력을 확대하는 게 안보 측면에서 더 유리하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구체적으로 카니 총리는 “TKMS 플랫폼이 북극 해역에 최적화돼 있고, 나토와 완벽한 상호 운용성을 갖고 있어 원활한 통신과 정보 공유, 합동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캐나다 정부는 별도의 설명 자료에서 이번 사업에 대해 “캐나다의 주권 수호와 대륙 방위, 나토 및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를 포함한 동맹국들과의 집단안보에 대한 캐나다의 보다 광범위한 약속을 진전시키는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외신들도 이번 결정이 단순한 성능 경쟁이 아니라 미국 의존도를 줄이고 유럽과 안보 협력을 강화하려는 캐나다의 전략적 판단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한화오션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우리 잠수함의 뛰어난 성능, 해군의 성공적인 잠수함 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수주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NATO 동맹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최종 수주에는 실패했지만 소기의 성과는 거뒀다. 이번 입찰을 통해 대형 디젤 잠수함 설계 및 건조 역량을 국제 시장에서 검증받았다. 수주전 과정에서 국산 3000t급 잠수함인 도산안창호함이 태평양을 횡단하며 장거리 항해능력, 작전 지속성·안정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한화오션은 이번 사업에서 프랑스 나발 그룹(Naval Group), 스페인 나반티아(Navantia), 스웨덴 사브(Saab) 등 유럽 주요 방산업체들을 제치고 최종 후보에 올랐다. 카니 총리도 “(한국의) 입찰 경쟁력이 매우 강했기 때문에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했다. 유럽 주요 방산업체들과 경쟁해 최종 단계까지 진입한 경험과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은 기술력 및 건조 역량은 사우디아라비아, 태국, 그리스 등 차기 잠수함 사업 수주전에서 큰 자산이 될 전망이다. 방위사업청은 이날 “과거 독일로부터 잠수함 기술을 도입했던 대한민국이 잠수함 원조국과 성능과 납기 등 모든 기술능력 면에서 대등하게 경쟁했다는 점은 우리 방산 기술력의 비약적인 성장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성과”라며 "획기적인 현지화 전략을 통해 주요 방산시장에 확실히 진입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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