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 엔진 개발 '전투기 수출 자립' 이룰까
KF-21 전투기 /사진 제공=KAI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항공엔진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한국산 전투기의 수출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현재 KF-21과 FA-50 계열 전투기는 미국 GE 에어로스페이스 엔진을 기반으로 운용되는 만큼 제3국 수출 과정에서 미국의 승인과 기술통제라는 변수를 안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국방과학연구소는 7일 경남 창원1사업장에서 '국산 장수명 항공엔진 초도시제 지상시험 착수식'을 열고 5500파운드 터보팬 엔진과 1400마력 터보프롭 엔진 등 무인기용 항공엔진 시제 2종을 공개했다. 이번 무인기용 항공엔진 개발은 더 까다로운 운용환경을 가진 항공엔진 개발로 나아가는 과정이며 궁극적으로 차세대 전투기용 첨단항공엔진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무인기용 장수명 항공엔진 개발을 통해 첨단항공엔진 기술을 축적하면 장기적으로는 한국산 전투기의 수출 자율성을 높이는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KF-21에 탑재되는 F414 엔진은 미국 GE 에어로스페이스 기술을 기반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국내에서 라이선스 생산한다. 이 때문에 KF-21을 제3국에 수출할 때 엔진 등 핵심 구성품에 대한 미국 정부의 수출 승인 절차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항공엔진은 전투기의 성능과 작전 범위를 결정하는 핵심 구성품이기 때문에 국가 안보와 첨단 기술 유출 방지를 이유로 미사일 기술통제체제(MTCR)와 국제무기거래규정(ITAR), 수출관리규정(EAR) 등 각종 규제가 엄격하게 적용된다. 글로벌 항공엔진 생태계 /자료=한화에어로스페이스 국산 전투기에 국산 항공엔진을 탑재하면 타국의 제재 없이 자유롭게 수출 시장을 확장할 수 있다. 또 항공기-엔진-항전장비-무장 등이 수직계열화되면 가격·성능·정비 등의 조건을 유연하게 조정해 글로벌 수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항공기 판매 이후에도 엔진 정비, 부품 교체, 성능 개량 등 MRO를 통해 장기적 부가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우선 무인기용 항공엔진을 개발한 뒤 스케일업을 통해 KF-21 등 차세대 전투기에 탑재할 첨단항공엔진까지 나아갈 계획이다. 2015~2024년까지 항공엔진 개발에 개발·시설투자 1조3300억원, 사업인수 4800억원 등 총 1조8100억원을 투자했으며 단수명 유도무기용 엔진, APU, 장수명 왕복, 터보프롭·샤프트·터보팬 등 총 12종의 항공엔진을 개발완료 또는 진행 중이다. 무인기용 항공엔진 개발 이후 집중할 분야는 1만파운드 터보팬 엔진과 2만4000파운드 터보팬 엔진이다. 1만파운드 터보팬 엔진은 저피탐 정찰용 무인기 등에 적용 예정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선행기술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첨단항공엔진으로 분류되는 2만4000파운드 터보팬 엔진은 KF-21 장착 호환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시장에 있는 미드 사이즈 엔진 중 가장 추력과 효율이 우수한 5세대급 엔진으로 개발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에서 개발 중인 5500파운드엔진. 향후 저피탐무인편대기에 탑재될 예정이다. /사진 제공=한화에어로스페이스 KF-21이 스텔스형 성능개량, 유무인 복합체계, 차세대 전투기 방향으로 진화하려면 기존 해외 항공엔진 도입을 넘어 독자 항공엔진을 개발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김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사업부장은 "KF-21이 향후 스텔스형으로 개량되면 내부 무장창을 장착하게 되고 유무인 복합 체계에서 많은 전자 장치를 추가로 장착하게 된다"며 "첨단항공엔진을 장착하지 않고 기존 사양을 그대로 쓰면 기체 성능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국방과학연구소는 차세대 전투기부터 국산 항공엔진을 적용하기 위해 2041년까지 첨단항공엔진을 개발할 계획이다. 항공엔진 개발의 핵심은 고온·고압의 환경을 견딜 수 있는 내열 소재와 부품 등 소재·부품·장비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엔진 국산화율 85%를 달성하기 위해 여러 과제를 기획하고 있다. 항공엔진 원가의 대부분은 소재와 구성품 제작에서 발생한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50년까지 항공엔진 생태계에서 약 68조원의 생산유발효과와 10만명 이상의 고용유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첨단항공엔진 개발사업은 2021년 KF-21 시제 출고식에서 항공엔진 국산화 방안이 검토된 뒤 2025년 1월 첨단엔진 개발 기본계획 승인, 8월 첨단엔진 개발 국정과제 반영 등으로 구체화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올 3월 KF-21 양산기 출고식에서 "첨단항공엔진과 소재, 부품 개발 등에 신속하게 착수해 방위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이미 세계에서 인정받은 지상무기체계와 미사일 분야에 더불어 공중무기체계의 핵심 기술까지 국산화한다면 K-방산은 진정한 종합 안보 솔루션 제공자로 한층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