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 ‘국내 첫 개발’ 무인기 항공엔진 2종 공개

창원1사업장서 기자간담회장수명 항공엔진 국과연과 첫 개발…지상시험 착수미래 무인 체계 위한 기술적 초석 평가2030년 상용화 목표…“글로벌 독점 시장 넘을 것”후속 개발 이미 착수…첨단엔진 수요 30년간 1500대 전망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에서 직원들이 국내 기술로 개발한 중고도무인기용 1400마력 터보프롭엔진을 생산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헤럴드경제(창원)=박혜원 기자] “전투기 시장 개척은 한국이 엔진을 얼마나 개발하느냐에 달렸습니다. 소재부터 부품까지 모든 기술을 새로 만들었습니다.”지난 6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에서 진행된 무인기 엔진 최초 공개 행사 기자간담회에서 김종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사업부 첨단엔진사업팀장은 이같이 말했다.단수명 아닌 수천 시간 이상 쓰이는 항공엔진 첫 개발 지난 6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에서 김종호 첨단엔진사업팀장이 국산 항공엔진 개발 현황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이날 한화에어로스는 국방과학연구소(국과연) 주도 연구 과제로 공동 개발한 국내 최초의 ‘장수명 항공엔진’ 2종을 공개했다. 공격용 미사일에 장착하는 사실상의 일회용 단수명 엔진이 아닌, 수천 시간 이상 쓰이는 항공엔진 개발은 이번이 처음이다.50여년간 1만대의 엔진을 생산해온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게도 항공엔진 개발은 쉽지 않은 과제였다. 비행 중 1500℃까지 올라가는 항공기 내부 온도를 견디고 이를 다시 냉각시키기 위한 소재와 부품 모두 기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사용한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그럼에도 항공엔진 국산화에 민관이 뜻을 모은 건 K-방산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특히 외국산 엔진을 사용할 경우 수출 때 해당 국가 허락을 받아야 하는 국제 규제 때문이다.글로벌 방산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외산 엔진으로 인해 수출이 가로막히는 사례는 실제 비일비재해지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제너럴일렉트릭(GE) 엔진이 장착된 스웨덴산 전투기 수출에 제동을 걸었다. 표면적으론 콜롬비아의 전투기 구매 절차를 문제 삼았지만, 당시 업계에선 미국산 전투기를 수출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대다수였다. 항공엔진 국산화가 이뤄질 경우 이런 ‘타국 승인’이라는 번거로운 절차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 있다.앞으로 국산 전투기 성능이 고도화될 것을 대비해서도 엔진 개발은 필수적이다. 김 팀장은 “현재 KF-21에는 미국 GE사 엔진을 장착하고 있는데, 앞으로 KF-21 성능이 더 개량될 때에도 엔진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며 “미래의 한국형 전투기 엔진을 확보하기 위해선 독자 개발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항공엔진 국산화, 미래 무인 전투체계 구현 첫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이날 최초 공개한 국산 장수명 항공엔진인 5500파운드 엔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국과연은 이날 중고도 무인기용 1400마력 터보프롭 엔진, 저피탐 무인편대기용 5500파운드 터보팬 엔진을 공개했다. 각각 감시와 전투 목적으로 쓰이는 무인기다. 두 엔진 모두 올해 지상시험에 착수해 2030년 이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특히 5500파운드급 터보팬 엔진은 무인기 개발에 필수 요소다. 김 팀장은 “이 엔진 개발이 성공하지 못하면 사실상 무인기 개발도 성공할 수 없다”며 “유무인 복합 체계, 인공지능(AI) 등 미래 무인 체계로 가기 위한 기술적 초석”이라고 강조했다.이번 개발 성과를 바탕으로 한 차세대 첨단엔진 개발 준비도 이미 착수했다. 첨단엔진이란 현재 개발된 항공엔진보다 최소 15% 이상 향상된 성능을 필요로 하는 제품을 이른다. 현재는 국산 전투기 KF-21에 장착할 수 있는 2만4000파운드급 추력 엔진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김 팀장은 “방위사업청, 산업통상자원부, 우주항공청이 참여하는 다부처 과제로 사업 기획을 완료해 현재 사업 추진 심사 중”이라고 설명했다.미래 수요에 대비한 자체 제품 개발도 이어나갈 예정이다. “이번 항공엔진 개발은 국가 주관 사업이지만, 앞으로 다양한 파생용 엔진 개발도 준비하고 있다”며 “3만~4만파운드급 중형 수송기에 장착할 수 있는 엔진, 6세대 전투기용 엔진, 해군 함정용 엔진 등으로 다양하게 파생시키면 2060년까지 최소 1500대 정도의 엔진 수량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10년간 항공엔진 2조원 투자…스마트공장 구축도 지난 6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직원이 제조 공정 디지털화 시스템을 소개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 항공엔진 신공장은 항공엔진 개발을 위한 대표적인 투자 사례다. 작년 4월 본격 가동된 항공엔진 신공장은 조립 공간만 약 2400평에 달한다. 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보관창고도 약 2500평 규모다. 이를 포함,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 10년간 항공엔진 분야에 투자한 자금은 약 2조원에 달한다.항공엔진 신공장의 가장 큰 특징은 ‘디지털화’다. 이날 찾은 신공장에서 김승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 생산기술팀장은 “공장 설계 단계부터 디지털화에 초점을 맞췄다”며 “엔진 자재 입고부터 출고까지 전 과정을 가시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 사람이 직접 입력해야 했던 1700여종의 토크렌치(볼트·너트를 조이는 공구) 강도를 기계가 입력하도록 하는 시스템 등이 이 공장에 도입됐다.대량 생산이 필요한 주력 엔진 부품 4종에 대해선 별도로 자동 생산 라인을 설치했다. 박민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 엔진생산팀 차장은 ”생산 기계 1대당 인력 1명만 배치해, 직원이 퇴근한 뒤에도 24시간 동안 가동되고, 직원은 완성된 부품을 창고에 적재하는 작업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제조 역량 및 인력 확보 등에 앞으로도 대규모 투자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김 팀장은 “엔진 소재는 대부분 해외에서 조달하는데, 이 밸류체인을 어떻게 확보하는지가 엔진 국산화 관건”이라며 “올해 다수 소재·부품 업체들과 업무협약(MOU)을 연이어 체결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최신 제조 기술을 확보해 엔진 개발에 활용하고 양산에도 적용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인력 확보 방안에 대해선 “엔진 사업에 굉장히 많은 인력이 필요한데 조사에 따르면 터보팬 관련 전공 인력이 연 30~40명에 불과하다”며 “국내 5개 대학과 협력해 2년 전 150명 수준이던 항공 R&D 인력을 410명까지 늘리는 등 연구 R&D 활성화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k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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