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오션, 캐나다 수주 놓쳤지만…'K-잠수함 레퍼런스' 남겼다
한화 필리조선소 전경 /사진 제공=한화오션 한화오션이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에서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에 밀렸다. 다만 최종 후보군까지 오르며 K-잠수함의 기술력과 납기 경쟁력을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받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는 CPSP 우선협상대상자로 TKMS를 선정했다. CPSP는 캐나다 해군의 노후 빅토리아급 잠수함을 대체하기 위해 최대 12척의 신형 잠수함을 도입하는 대형 국방 조달 사업이다. 한화오션은 한국 해군의 3000t급 잠수함인 장보고-III 배치-II 기반 모델을 앞세워 TKMS와 경쟁했지만 최종 선택을 받지는 못했다. 글로벌 경쟁력 확인…북미 전략 지속 캐나다의 최종 선택은 NATO 회원국 간 상호 운용성과 독일·노르웨이 협력 모델에 무게를 둔 결과로 풀이된다. TKMS는 Type 212CD 계열을 앞세우며 독일·노르웨이 공동 조달 경험과 유럽 안보협력 구도를 강조했다. 캐나다가 잠수함 자체의 성능뿐 아니라 장기 운용체계, 정비·훈련, 동맹국 간 운용 연계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비록 한화오션이 수주를 따내지는 못했지만 의미 있는 경쟁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글로벌 대형 해군 조달 시장에서 요구하는 현지 산업협력, 기술 이전, 정비 기반, 장기 운용지원 조건 등을 직접 증명했다. 글로벌 잠수함 강자와 마지막까지 경쟁한 경험은 향후 해외 잠수함·수상함 사업에서 레퍼런스로 활용될 수 있다. 한화오션의 북미 해양방산 전략은 CPSP에서 끝나지 않는다. 한화오션은 필리조선소 인수를 통해 미국 내 조선 생산거점을 확보했다. 향후 미국 필리조선소와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이 핵심축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상선 건조 거점을 넘어 북미 조선·정비·특수선 사업의 교두보로 평가된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한국 조선사 최초로 미 해군 군수지원함 MRO 사업을 수주하며 미국 해군 함정 정비 시장에 발을 들였다. 미 해군 MRO 사업은 단기 매출보다 장기 신뢰 확보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미국 해군의 기준을 충족하는 정비 실적을 쌓을수록 향후 함정 정비, 개조, 특수선 건조 사업으로 확장할 여지가 커진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오션은 유럽 외 업체로 나토 회원국 잠수함 사업에서 독일과 대등한 승부를 펼치며 성능·납기·가격 경쟁력을 국제적으로 검증했다”며 “폴란드 오르카 후속, 중동, 동남아 등 잠수함·함정 수출과 북미 MRO 협력 등 후속 파이프라인에서 유효한 레퍼런스로 작용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오션이 건조한 장보고 III Batch-2 잠수함 /사진 제공=한화오션 필리조선소 앞세워 방산 역량 강화 한화오션은 잠수함과 수상함, 무인체계, 함정 MRO를 묶어 해양방산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형 구축함과 잠수함 건조 경험을 쌓았고, 해외 시장에서는 수출형 잠수함과 차세대 수상함 모델을 앞세워 수주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다만 남은 과제도 분명하다. 캐나다 CPSP는 서방권 해군 조달 시장에서 기술력과 납기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을 보여줬다. NATO 내 상호 운용성, 동맹국 간 전략 협력, 현지 산업 기여, 장기 운용지원 체계가 수주 경쟁력의 핵심 변수로 작용했다. 한화오션이 향후 북미와 유럽 해양방산 시장에서 성과를 내려면 현지 기반을 더 강화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비·훈련·부품 공급망을 포함한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현지 기업과의 산업협력 패키지도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 필리조선소는 이를 위한 핵심 자산이 될 수 있다. 필리조선소의 생산능력 확대도 주목할 대목이다. 한화그룹은 필리조선소에 대규모 투자를 통해 도크와 안벽을 확충하고 연간 건조 역량을 키우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장기적으로는 LNG운반선, 해군 모듈·블록, 함정 건조까지 사업 범위를 넓히는 방안이 거론된다. 한화오션의 기술력과 미국 내 생산 기반이 결합하면 북미 방산 조달 시장에서 접근성이 높아질 수 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우리 잠수함의 뛰어난 성능, 해군의 성공적인 잠수함 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수주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NATO 동맹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며 “한화오션은 이번 수주 경쟁을 통해 확인된 과제들을 면밀히 분석해 확실한 대안을 강구하고 ‘K-해양방산’이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도약할 수 있는 길을 반드시 찾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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