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종전] HD건설기계, 통합 시너지 '중동 재건' 기대감
HD건설기계의 현대 차세대 신모델 /사진 제공=HD건설기계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로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국내 건설기계 업계에도 기대감이 번지고 있다. 전쟁과 물류 차질로 억눌렸던 중동 지역 건설장비 수요가 재건 국면에서 회복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올해 통합법인 원년을 맞은 HD건설기계는 중동·아프리카를 핵심 수출 권역으로 삼고 시장 기반을 넓혀온 만큼 향후 이란 등 중동 재건 수요가 본격화될 경우 수혜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달 1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이란과 종전 양해각서(MOU)에 전자 서명하면서 60일간의 협상 기간이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당초 양측은 19일 스위스에서 공식 합의 서명식을 개최할 계획이었으나 호르무즈 해협을 보다 일찍 개방하기 위해 시점을 앞당긴 것으로 풀이된다. 중동 재건 기대감…건설장비 수요 회복 가능성미국과 이란 간 종전 합의는 단순한 군사적 긴장 완화를 넘어 중동 인프라 시장의 회복 기대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쟁 장기화 과정에서 이란을 비롯한 중동 일부 지역은 산업시설과 도로, 항만, 전력망 등 생활·산업 인프라 피해를 입었다. 향후 복구 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굴착기와 휠로더, 대형 장비 등 건설기계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건설기계 업계에서 중동은 중요한 수출 시장으로 꼽힌다.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와 산유국 중심의 개발 수요가 꾸준했고 원자재 가격 상승기에는 자원 개발과 토목 공사 수요가 맞물려 장비 판매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여왔다. 중동은 건설기계 수출의 약 10%를 차지하는 지역으로 전후 재건 수요까지 더해질 경우 중동 지역의 장비 구매가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HD건설기계는 이미 중동·아프리카 시장에서 일정 수준의 레퍼런스를 쌓아온 업체다. 현대와 디벨론(DEVELON) 두 브랜드를 기반으로 현지 판매망과 서비스 네트워크를 확장해왔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주요 중동 국가에서 장비 공급 경험을 축적했다. 전후 재건 시장에서는 단순 장비 판매뿐 아니라 부품 공급, 정비, 사후관리 역량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기존 네트워크가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1분기 중동·아프리카 매출 3313억…점유율도 상승HD건설기계의 신흥시장 전략은 이미 1분기 실적에서도 일정 부분 확인됐다. 올해 1분기 중동·아프리카 영업본부 매출은 33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동·아프리카 시장 점유율은 13.9%로 전년 대비 2%p 상승했다.다만 현재까지 중동·아프리카 지역 성장세는 중동보다 아프리카 판매 호조가 주도하고 있어 실제 수혜가 실적으로 이어지기까지는 발주 환경과 제재 완화, 현지 금융·물류 여건 등을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HD건설기계 측은 1분기 중동·아프리카 지역의 매출 확대가 주로 아프리카 판매 호조에 힘입은 결과라고 설명해왔다.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영향으로 인해 1분기 중동 지역에서는 매출이 이연되는 상황도 나타났다.이 때문에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는 HD건설기계 입장에서 단기적으로는 리스크 완화, 중장기적으로는 수요 회복 기대 요인으로 해석된다. 전쟁 장기화로 인한 물류비 상승과 부품 수급 차질, 현지 발주 지연 우려가 줄어들 경우 중동 시장에서의 영업 환경도 개선될 수 있다.통합법인 원년, 몸집 커진 HD건설기계HD건설기계의 중동 재건 기대감을 높이는 배경에는 올해 출범한 통합법인 효과도 있다.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는 올해 1월 통합법인 HD건설기계로 새롭게 출범했다. 통합 이후 회사는 현대와 디벨론의 듀얼 브랜드 체제를 유지하면서 영업·생산·구매·연구개발(R&D) 전반에서 시너지 확대에 나서고 있다.통합법인 출범 이후 첫 분기 실적도 양호했다. HD건설기계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조3049억원, 영업이익 190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2.1%, 영업이익은 88.3% 증가했다. 건설기계 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9275억원, 14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9%, 141.9% 늘었다.HD건설기계는 글로벌 영업 조직을 북미, 유럽, 인도, 중남미, 중동·아프리카, 중국, 아시아태평양(APAC)·독립국가연합(CIS), 한국 등 8개 권역 중심으로 재편했다. 권역별 시장 상황에 맞춰 현대와 디벨론 브랜드를 탄력적으로 운용하고 생산·물류·A/S 체계를 통합해 원가 경쟁력과 고객 대응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이 같은 구조는 향후 중동 재건 수요 대응에서도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재건 사업은 수요 발생 시점에 장비를 얼마나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지, 어려운 환경과 장시간 작업에 필요한 정비·부품 지원이 가능한지가 중요하다. 통합법인의 규모 확대와 글로벌 네트워크 정비는 HD건설기계가 대형 발주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넓혀주는 요소다.최태근 HD건설기계 영업본부장(전무)은 올 4월 열린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이란 전쟁으로 인해 이란과 일부 아랍에미리트(UAE) 그리고 레바논이 재건 후보군에 있다"며 "전쟁 이후에 HD건설기계가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강한 독립국가연합(CIS) 국가나 중동 지역의 전후 복구 수요에 적극 참여할 수 있으리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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