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시 일반주주 보호" 의무공개매수제도 등 논의 본격화 [현장+]
황현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이 17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3층 불스홀에서 열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M&A 제도 개선 방향' 심포지엄에서 공정한 M&A를 통한 주주권익 보호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상장사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일반주주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제도 개선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세 차례 상법 개정으로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와 자사주 규율 등 지배구조 개선 장치가 마련된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합병가액 산정과 의무공개매수제도 등 M&A 단계의 주주권익 보호로 옮겨가는 모습이다.17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3층 불스홀에서는 자본시장연구원과 한국증권학회 공동 주최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M&A 제도 개선 방향' 심포지엄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공정한 M&A 절차와 일반주주 보호 장치,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 쟁점 등을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됐다.첫 번째 발표를 맡은 황현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공정한 M&A를 통한 주주권익 보호'를 주제로 자본시장법 개정의 주요 쟁점과 향후 과제를 짚었다. 황 연구위원은 최근 상법 개정과 자본시장법 및 시행령 정비로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권익 강화가 진전됐지만 M&A 과정에서는 여전히 일반주주 보호를 보완해야 할 부분이 남아 있다고 봤다.특히 합병가액 산정제도가 핵심 쟁점으로 제시됐다. 현행 제도는 투자자 보호와 시장 공정성 확보를 위해 상장법인의 합병가액 산정 방식을 규정하고 있지만 주가가 기업가치를 모두 반영한다고 보기 어렵고 합병 시점 결정에 지배주주 의견이 더 크게 반영될 수 있다는 한계가 지적됐다.황 연구위원은 두산 계열사 간 M&A 사례를 통해 "자본시장법을 정확히 따랐으나 도리어 주주가치 훼손이 문제됐다"고 설명했다. 당시 두산밥캣 주주는 자신의 1주 대신 두산로보틱스 0.63주를 받게 되는 구조였는데 시가를 제외한 매출액과 영업이익, 자본 등 주요 재무지표에서는 두산밥캣의 가치가 더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 문제로 제기됐다.정무위원회를 통과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에는 합병가액 산정 방식 변경과 외부평가 공시 의무화, 이사회 의견서 작성 및 공시 의무화, 합병 관련 특수관계인 등 이해관계 공시, 주식매수청구권 가격 결정 방식 자율화 등이 담겼다. 계열사 간 합병에서도 주식가격과 자산가치, 수익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공정한 가액 산정이 필요하다는 취지다.다만 합병 공정성은 단일한 공식만으로 해결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황 연구위원은 합병절차와 합병가액의 공정성에 대해 이사회가 적극적으로 소명하고 주주 설득을 위한 충분한 자료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합병이 주주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공정성을 담보할 추가 제도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상장폐지를 위한 M&A 역시 일반주주 보호가 필요한 영역으로 거론됐다. 공개매수나 주식의 포괄적 교환 등은 애초 자발적 상장폐지를 전제로 만든 제도는 아니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이를 활용한 상장폐지 사례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발적 상장폐지는 지배주주와 일반주주의 이해상충이 나타나는 대표적 사례인 만큼, 가격 산정과 절차적 공정성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김우찬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가 M&A 과정에서 일반주주 보호를 위한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두 번째 발표에서는 김우찬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가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 취지와 입법 쟁점을 다뤘다. 의무공개매수제도는 지배권 변동이 발생할 때 일반주주에게도 동일한 매도 기회와 가격을 보장해 지배권 프리미엄을 공유하도록 하는 장치다. 주주 평등대우 원칙을 구현하고, 지배권 거래 과정에서 일반주주가 배제되는 문제를 줄이자는 취지다.김 교수는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이 기업인수 시장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반론을 제시했다. 그는 지배권 프리미엄이 고정돼 있다는 전제 자체가 현실과 다르며 거래 성사 의지가 있다면 인수자와 기존 지배주주 모두 프리미엄을 낮출 유인이 있다고 봤다. 또 의무공개매수제도가 도입된 국가에서 발동 지분율 이상의 지배권 거래가 위축된다는 증거도 없다고 설명했다.최근 국내에서도 일반주주에게 동일한 프리미엄을 제시하는 인수 사례가 늘고 있는 점도 언급됐다. 오스템임플란트, 루트로직, 제이시스메디칼, 비올, SK디앤디, 에코마케팅, 더존비즈온 등에서 지배주주와 일반주주에게 같은 가격을 제시한 사례가 제시됐다.이날 논의는 상법 개정 이후 주주권익 보호의 초점이 이사회 책임과 지배구조 개선을 넘어 M&A 절차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제도 개선의 관건은 기업 재편의 효율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일반주주가 합병과 지배권 거래 과정에서 정당한 정보와 가격을 받을 수 있도록 균형점을 찾는 데 달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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