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 보강' SKC, 신용등급 지키고 반등 채비
SKC가 대규모 자본확충을 발판으로 신용등급을 유지했다. 화학과 이차전지 소재 부문의 업황 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 여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동시에 반도체 소재와 글라스 기판을 중심으로 미래 성장동력도 강화하고 있다. 앞으로의 핵심은 이 같은 체질전환이 실제 이익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반도체·글라스 기판 중심 포트폴리오 재편한국신용평가는 SKC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안정적', 기업어음 등급을 'A2'로 각각 유지했다고 21일 밝혔다. 주력 사업의 실적 부진에도 등급이 유지된 것은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와 SK그룹 계열사와의 긴밀한 사업 관계, 그룹 차원의 재무적 지원 가능성, 유상증자에 따른 재무안정성 개선 전망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다.이번 평가에서 주목되는 건 SKC가 미래 사업 전환을 위한 재무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앞서 SKC는 신주 1173만주를 주당 9만9500원에 발행해 총 1조2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조달 자금 중 약 6000억원은 미국 자회사 앱솔릭스에 출자해 반도체 글라스 기판 고객 인증과 양산체제 구축에 투입하고, 나머지는 채무상환에 활용할 계획이다.유상증자는 SKC의 재무구조에 의미 있는 완충력을 제공할 전망이다. 자본 확충과 차입금 축소가 동시에 이뤄지면서 부채비율, 차입금의존도, 이중레버리지 비율 등 주요 재무안정성 지표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대규모 투자와 업황 부진이 맞물리며 재무부담이 커졌지만 이번 자본 조달로 신사업 투자와 재무 안정화를 병행할 수 있는 여지가 확대됐다.사업 측면에서도 방향성은 분명하다. SKC는 △화학 △반도체 소재 △이차전지 소재 △친환경 소재로 이어지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화학과 이차전지 소재의 업황 변동성이 부담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반도체와 이차전지 중심의 고부가 소재 기업으로 재편되는 과정에 있다.각 사업은 SK지오센트릭, SK하이닉스, SK온 등 그룹 내 주요 계열사와 원재료 조달 및 매출 거래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는 사업 안정성과 생산 효율성을 뒷받침하는 기반이다.우선 화학 부문은 올해 들어 반등 실마리를 보이고 있다. 중국발 공급 부담과 경기 둔화로 지난해까지 부진이 이어졌지만 올해 1분기에는 영업흑자로 돌아섰다. 2022년 3분기 이후 13개 분기 만이다. 일부 중국 업체의 생산 차질과 중동지역 정기보수, 유가 상승에 따른 제품 판매단가 개선이 맞물린 결과다. 상반기 실적 개선 흐름은 SKC의 손실 축소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이차전지 소재 부문은 산업 전반의 어려움 속에서도 회복 기반을 다지고 있다. 핵심 자회사 SK넥실리스는 전지용 동박 분야에서 세계 최초로 4.0㎛ 동박 개발과 생산에 성공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SK온뿐 아니라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파나소닉 등 글로벌 배터리셀 업체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가동률 저하와 고정비 부담이 수익성을 압박하고 있지만, 고객 기반과 기술 경쟁력은 여전히 유효한 자산이다.가장 주목되는 축은 반도체 소재다. SKC는 과거 SK엔펄스의 일부 사업을 매각하며 반도체 소재 포트폴리오를 선별적으로 정리했다. 현재는 ISC의 반도체 테스트소켓 사업을 중심으로 수익성 높은 구조를 강화하고 있다. ISC는 AI 데이터센터향 고부가 테스트소켓 수요 증가에 힘입어 매출 성장세와 높은 수익성을 동시에 보이고 있다. 화학과 이차전지 소재 부문의 부진을 완충하는 역할도 커지고 있다.특히 글라스 기판 사업은 SKC의 중장기 성장성을 가를 핵심 승부처다. SKC는 미국 조지아에 앱솔릭스 1공장을 완공하고 시제품 생산에 들어갔다. 글라스 기판은 AI 반도체 고성능화와 패키징 기술 고도화 흐름 속에서 성장 잠재력이 큰 차세대 소재로 꼽힌다. 경쟁사보다 앞서 생산설비를 구축했다는 점은 향후 시장 선점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차입 부담 속 자본확충 효과 주목과제도 남아 있다. SKC는 연결 기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3월 말 연결 기준 SKC의 부채비율은 236.3%, 차입금의존도는 58.1%로 각각 집계됐다. 연결 순차입금도 2023년 말 2조8817억원에서 올 3월 말 3조857억원으로 증가했다. 약화된 이익창출력에 비해 차입 부담이 큰 구조다.한신평은 SKC의 등급 상향 조건으로 연결 기준 EBITDA/매출액 10% 이상, 순차입금/EBITDA 4배 미만의 안정적 유지를 제시했다. 석유화학과 이차전지 업황 부진이 심화되거나 영업적자 기조가 장기화되고 재무구조가 추가로 저하될 경우 등급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다만 이번 신용평가에서 등급 전망이 '안정적'으로 유지됐다는 점은 SKC가 보유한 사업 기반과 그룹 지원 가능성, 자본확충 효과가 재무 부담을 일정 부분 흡수할 수 있다는 평가로 해석된다. SKC 관계자는 "사업재편은 비핵심 사업 매각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고 확보한 재원을 성장성이 높은 반도체 소재와 글라스 기판에 배분하는 구조로 진행되고 있다"며 "유상증자를 통해 신사업 투자 여력을 보강한 만큼 중장기적으로 고부가 소재 중심의 사업 체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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